- GAM 컨설팅 소장 - 한국심리학회 산업및조직심리분과 정회원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Q.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싶은 마음에 자꾸 예민해집니다. 뭔가를 시작하면 제가 만족할 만큼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고, 기대하는 수준이 미치지 않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고 죄책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프로젝트나 어려운 일을 시작할 때 시작이 늦다는 피드백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일의 중요도나 우선순위에 따라 더 큰 노력을 쏟아야 하는데, 계속 진이 빠지고 힘듭니다. 아예 신경을 끄기는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높은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사람을 완벽주의자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완벽주의자는 과거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Curran, T., & Hill, A. P. (2019). Perfectionism is increasing over time: A meta-analysis of birth cohort differences from 1989 to 2016. Psychological bulletin, 145(4), 410.). 경쟁이 심해지는 세상에서 더 완벽해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비교와 경쟁을 심화시키는 SNS의 발달도 완벽주의자의 증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완벽주의의 건설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완벽주의는 성취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게 만듭니다. 우리 주변의 완벽주의자들을 떠올려보세요.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하는 일 중독자(workaholic)가 연상될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착각이 생깁니다. '일을 완벽하게 해서 완벽한 성취를 만드는 게 뭐가 나쁜 거지?' '개인적 삶엔 지장이 있을 수 있지만, 조직 내 완벽주의자나 일 중독자가 많으면 성과에 더 좋은 게 아닐까?' 하지만, 조직 내 완벽주의에 관한 메타 연구(한 주제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와 성과와의 평균 상관관계는 0입니다(Harari, D., Swider, B. W., Steed, L. B., & Breidenthal, A. P. (2018). Is perfect good? A meta-analysis of perfectionism in the workplac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3(10), 1121.).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것과 성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완벽주의자가 성과를 내는 분야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미 정형화돼 있고, 숙련된 문제 해결 장면에서입니다. 그런데 실제 세상은 훨씬 모호합니다. 하나의 완벽한 정답을 찾는 것보다는 하나의 답을 찾고 실행 후 보완하는 애자일(agile) 방식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모호한 문제를 대할 때, 완벽주의자들은 세 가지 실수를 범합니다. 첫째, 중요하지 않은 세부 사항에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둘째, 실패로 이어질지 모르는 과제를 회피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나 역량을 개발하지 않습니다. 셋째, 그렇기 때문에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완벽주의자에게 실패나 실수는 배움의 기회가 아니라, 남들로부터 비난이나 자책의 빌미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완벽주의자의 직무 동기는 대개 외재적 동기에 머무는 경향이 강합니다. 타인으로부터 평가나 외부에서 주어지는 보상에는 관심이 쏠리지만, 일을 통해 느끼는 자율성, 유능감, 유대감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일을 통한 재미나 의미, 가치를 경험할 가능성도 낮습니다(Stoeber, J., Damian, L. E., & Madigan, D. J. (2017). Perfectionism: A motivational perspective. In The psychology of perfectionism (pp. 20-44). Routledge.). 전통적으로 심리학은 완벽주의를 3가지로 구분합니다. 자신에 대한 완벽주의, 타인에 대한 완벽주의,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입니다. 이 세 가지가 다 높을 수도 있고 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처방전 고민 주신 분의 사연을 보면 자신에 대한 완벽주의가 높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완벽주의가 높은 사람은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을 과도하게 걱정해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실제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일을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잘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 착수하지 못합니다. 뇌과학 연구를 참고하자면, 우리 뇌에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영역인 편도체(amygdala)가 클수록 일을 미루는 경향이 강합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두려움, 걱정 때문에 일을 미룬다는 의미입니다. 일을 미루는 뇌의 또 다른 특성은 배측 전대상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의 반응 수준이 낮다는 것입니다. 배측 전대상피질은 편도체로부터 전달되는 감정을 조절하고 필요한 반응을 선택하는 역할을 합니다. 완벽주의자가 생각이 막히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불안한 감정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데 비해, 상황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 2분 명상을 하자 뇌과학적으로 일을 미루는 습관을 없애려면 편도체의 활성화 수준을 낮추고 배측 전대상피질의 반응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편도체의 활성화 수준은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으로도 감정의 요동을 낮출 수 있습니다.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명상 연구자인 차드 멍 탄(Chad-Meng Tan)은 2분 호흡법을 개발해 구글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향상했습니다.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2분간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주의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면 다시 호흡에 원위치시키면 됩니다. 단 2분이면 족합니다. SNS를 멀리하고 명상에 쓰는 시간을 조금만 늘려보길 바랍니다. 2. 할 일 목록(to-do list)을 세부적으로 작성하자 미루는 습관 없애기 두 번째는 배측 전대상피질 반응 높이기입니다. 배측 전대상피질이 일하도록 속이려면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매일 할 일 목록을 세부화, 구체화해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 놓으세요.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떼서 찢어 버리면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이 강화됩니다. 3. 구체적인 목표와 마감 기한(dead-line)을 스스로 정하자 완벽주의자들에게 하는 흔한 조언 중 하나는 "최고가 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받은 사람들이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에 무작위로 배정된 사람들에 비해 수행 결과도 나쁘고 수행 과정에서 배움도 적습니다(Locke, E. A., & Latham, G. P. (2002). Building a practically useful theory of goal setting and task motivation: A 35-year odyssey. American psychologist, 57(9), 705.). 최선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정밀한 목표에 집중하고 자신이 정한 마감 기한에 마무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완벽주의 기질을 활용해 성과를 높이려면, 현재보다 조금 높은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가 필요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정해준 마감 기한은 통제감을 떨어뜨리지만, 스스로 정한 마감 기한은 통제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4.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해 보자. 앞서 전통적으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3가지 완벽주의를 소개했지만, 조직심리학에서는 다른 완벽주의 진단 도구를 주로 활용합니다. 완벽주의는 완벽주의적 노력(perfectionistic strivings)과 완벽주의적 우려(perfectionistic concerns)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적 노력은 높은 목표 달성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완벽주의적 우려는 실수, 실패, 기대와 성과 간의 불일치가 자존감과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있습니다. 완벽주의 자가 진단 -출처 : Frost, R. O., Martin, P., Lahart, C., Rosenblate, R., Fischer, J., & Corcoran, J. (1994). Frost Multidimensional Perfectionism Scale (FMPS). Measures for Clinical Practice: A Sourcebook, 232-235. 완벽주의적 노력(PS) 진단 문항 스스로 매우 높은 기준을 설정합니까?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해야 만족감을 느낍니까? 일이나 학업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동기가 있습니까?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즐깁니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까? 완벽주의적 우려(PC) 진단 문항 일이나 일상생활에서 실수할까 자주 걱정합니까? 자신의 일이 완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비판하거나 판단할까 두렵습니까?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불안을 느낍니까?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스스로를 많이 비판합니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주 스트레스나 불쾌감을 느낍니까? 이 문항들은 개인이 완벽 추구 노력(PS)에 더 집중하는지, 아니면 평가나 실수에 대한 걱정(PC)에 더 집중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완벽주의 노력 점수가 우려 점수에 비해 높다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완벽주의적 우려(PC)가 높을 경우엔 스트레스와 자기비판을 관리하기 위한 대처 방법이 필요합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그 일에 숙련된 완벽주의자냐, 초심자인 완벽주의자냐에 따라 다른 관리 방안이 필요합니다. 초심자인 완벽주의자가 일을 미루는 이유는 게으르거나 느긋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하고 걱정이 큰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완벽주의자들에게 주어진 일은 결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목표를 세분화하고 구체화해 가급적 잦은 피드백이 효과적입니다. 어느 정도 숙련된 완벽주의자라면 스스로 목표와 마감 기한을 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 자체의 목표 외에도 일을 통한 학습과 성장 목표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꺼리는 것이 의지의 부족이나 반항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합니다. 실패에 대한 책임은 조직과 리더가 지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완벽주의자들이 학습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완벽주의적 우려가 큰 완벽주의자를 위한 직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및 상담 프로그램, 리더와 동료의 사회적 지지와 다양한 제도 등을 고려하길 바랍니다. 디자인 : 안준석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Q. 상사에게 말을 꺼내기 쉽지 않아요. 누구나 윗사람은 어렵잖아요. 정말 고민을 많이 하다가 어렵게 제 생각이나 개선 사항을 말씀드리는데요, 다시 한번 생각하시기보다는 당신의 생각이 옳다는 느낌으로 말씀하네요. 이런 일을 여러 번 겪다 보니 점점 말을 꺼내기 어려워집니다. 상사가 불편해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 나중에 제가 피해를 볼 것 같은 걱정도 듭니다. A. 상사에게 조언이나 피드백을 하는 것은 동료에게 하는 것보다 훨씬 조심스럽고 어렵습니다. 인사조직컨설팅업체 '윌리스 타워스 왓슨'은 상사 유형에 따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출처: 조선비즈). 명석한 두뇌형의 상사에겐 단도직입적으로 조목조목 핵심을 말하라고 하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겁쟁이형 상사에겐 말이나 전화보다 이메일 등 문서로 전달하라고 합니다. 좋은 게 좋다는 인간성 최고형 상사에겐 술자리에서 인간적으로 공략해야 실패 확률이 낮다고 하며, 자기주장이 강한 독불장군형 상사에겐 정면충돌을 피하고 반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갈대형 상사는 감정적으로 처리하기 쉬우니 상사의 기분이 좋을 때 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에디터인 에이미 갈로(Amy Gallo)는 <어떻게 상사에게 피드백을 하나? (How to give your boss feedback?)>이라는 글에서 상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론에 따르면, 상사가 부하 직원의 의견 듣기를 싫어하는 성격이거나 상사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애초에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어떤 얘기를 해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제가 생각이 있는데 말씀드려도 될까요?"와 같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상사의 입장'이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업무, 나의 관점에서 의견을 줘야 하고, 나의 의견은 전체 중 일부만 보기 때문에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상사의 행동이 크게 위험하지 않다면 피드백을 원하지 않은 상사에게 관계를 해쳐 가면서까지 조언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상사 유형에 따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한 것도 맞고, 상사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라는 조언도 맞습니다만, 조직심리학의 연구에 따르면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들이 있습니다. 이 요인들을 고려하면 어떤 유형의 상사를 만나더라도 상사와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피드백 수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처방전 1. 비공식적 리더십(informal leadership) 확보 조직심리학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상사를 설득하거나 조언과 피드백의 영향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비공식적 리더십 확보가 필요합니다. 비공식적 리더십은 조직 내 한 구성원이 다른 팀원에 미치는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공식 리더보다 비공식적 리더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고, 실제 조직 내 많은 문제는 비공식적 리더를 통해 해결됩니다. 비공식적 리더는 동료들과 강한 유대감(friendship ties)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비공식적 리더를 믿고 의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공식적 리더십을 평가하는 문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사람은 우리 팀에 영감과 동기를 부여했다. 2. 이 사람은 우리 팀에 방향을 제시했다. 3. 이 사람은 우리 팀이 아이디어를 내고 통합하도록 했다. 4. 이 사람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우리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5. 이 사람은 우리 팀에서 리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 문항들에 높은 평가를 받은 비공식적 리더는 상사에게 하는 조언과 피드백의 영향력이 높았습니다. 상사가 자신의 말을 수용하게 만들려면 먼저 동료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합니다. 동료들에게 효과적인 조언을 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며,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팀원의 말은 상사가 수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처: Peng, A. C., Schaubroeck, J. M., Kim, D., & Zeng, W. (2023). How is leadership maintained? A longitudinal mediation model linking informal leadership to upward voice through peer advice seeking.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8(5), 794.의 그래프를 일부 수정함. 2. 타이밍 선택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갈대형 상사에게 하는 조언은 모든 상사에게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바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을 피하고, 기분이 좋거나 차분한 상태일 때 말을 꺼내야 합니다. 3. 존중하는 태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에이미 갈로의 제안처럼 상사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고, 존중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건 꼭 고쳐야 해요"보다는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아이디어가 있습니다"처럼 제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사의 관점을 이해하는 태도를 먼저 보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기 생각을 전달하기 전에 "이 결정을 내리신 이유를 좀 더 알고 싶습니다"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면 부드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긍정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프레임 부정적인 비판보다는 개선을 위한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제안한 아이디어가 상사와 조직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지 설명하면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제안을 상사의 목표나 조직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표현해야 수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상사가 부하 직원의 조언과 피드백을 결례나 더 나아가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면 리더라는 지위에 대한 집착이 크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자신의 정체성을 조직 내 지위에만 둔다면, 부하 직원의 조언과 피드백을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리더의 정체성은 다양해야 합니다. 좋은 동료, 멘토, 친구, 코치, 상담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기를수록 타인의 조언에 대한 수용도가 높습니다. 상호 조언과 피드백이 자유로운 조직을 위해서 경직된 위계 구조보다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공식적이고 주기적인 서베이를 통해 리더에게 360도 피드백을 제공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리더의 정체감을 돌아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진 : 게티이미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비교적 마음에 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습니다. 그런데 연봉이 높은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기는 하니까요. 그런데 이직을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는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료 제공 : 사람인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1,093명을 대상으로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봉 및 처우에 대한 불만족이 1위였습니다. 모든 직장인은 현재보다 더 나은 근무 환경을 꿈꿉니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6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57.3%는 올해 이직을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대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견기업 재직자는 대기업으로, 중소기업 재직자는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원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1) 사람들은 현재와 너무 다른 조건보다는 조금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기를 희망합니다. 1) 출처 : https://www.outsourci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70 예측한 대로 이직 후에 더 행복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예측하는 감정은 대부분 빗나가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에 젬병입니다. 정서 예측이란 미래에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길 경우를 상상하며 자신의 감정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미래의 자기 정서를 예측할 때, 감정의 강도(intensity)와 지속 기간(durability)을 크고 길게 예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영원히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행복의 강도와 기간은 그렇게 크거나 길지 않습니다. 이를 영향력 편향(impact bias)이라고 합니다.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꼭 들어가고 싶은 기숙사와 반드시 피하고 싶은 기숙사를 사전에 조사한 후,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면 어떨지 물어보면 대학 생활 내내 무척 불행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실제 배정된 후 시간이 지나 측정해 보면 가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피하고 싶은 기숙사에 배정되나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본래 기준 감정(baseline emotional state)으로 회귀합니다. 연봉과 처우만 보고 회사를 옮기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전 세계 20만 직장인들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급여나 복리후생은 직장인의 행복에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었고, 그다음이 동료와의 좋은 관계, 세 번째가 워라밸, 네 번째가 상사와 좋은 관계였습니다. 급여는 여덟 번째로, 복리후생은 스물네 번째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요인별로 묶어보면 일 자체의 만족감 및 기회, 직무 환경이 보상이나 회사의 평판보다 중요했습니다. 출처 :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연봉, 더 좋은 처우를 찾아 이직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직을 한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조직에 잘 정착하고 만족감도 높았을까요? 인크루트가 이직한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이직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꼽았습니다.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통해 일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없다면 이직 후 성공률이 높지 않습니다. 자료 제공 : 인크루트 처방전 현재 조직에서 일과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연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이직을 결정하지 말고 우선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해 보시길 권합니다. 직무 역량을 기르는 것은 현 조직의 성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 직장을 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부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입니다. 현재 내부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외부에서도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자질이 있는 분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하는 것은 이직을 위한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로널드 버트(Ronald Burt) 교수 등의 연구진은 조직 내에서 외부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런데, 외부 네트워크가 많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높으면서 외부 네트워크가 많은 사람들은 좋은 평판과 동시에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부 조직문화 적합도가 낮은데, 외부 네트워크에 집중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2) 2) Burt, R. S., Kilduff, M., & Tasselli, S. (2013). Social network analysis: Foundations and frontiers on advantag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4(1), 527-547. 쉽게 말해, 현 조직에 불만이 많은 상태에서 외부 네트워크는 자신의 평판과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내부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려 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의 험담이나 불평을 외부로 전달합니다. 신경과학자 제임스 오스틴(James Austin) 박사는 세상의 운은 네 가지 방식으로 찾아온다고 말합니다. 첫째(TypeⅠluck)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완전 무작위 방식의 눈먼 행운(blind luck)입니다. 두 번째(TypeⅡ luck)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활발히 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영역에서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Type Ⅲ luck)는 "기회는 오직 준비된 마음만을 선호한다"는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말처럼 우연과 노력의 조합이며 분별력에서 나옵니다. 똑같은 기회가 찾아와도 누군가는 흘려보내고 누군가는 그 기회를 잡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Type Ⅳ luck)는 개인의 행동과 준비가 개인 고유의 성향과 결합해 발생하는 운입니다. 개인의 독특한 취향, 생활 방식, 관심사, 지식 등이 원래 하던 일이 아니라 전혀 다른 영역에서 표출될 때 찾아오는 운입니다. 유명 유튜버들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조직심리학자들은 조직 내 제5의 행운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네트워크를 통한 행운입니다. 이 사람들은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며 긍정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확장합니다.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나쁜 사람의 뇌는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바로 억제(inhibiting) 능력입니다.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운이 나쁜 사람들은 실험에 참가해 아래 표의 글자가 아닌 색을 빠르게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운이 나쁜 사람들의 오류 확률이 높습니다.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글자를 먼저 읽으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색을 말해야 하는데, 운이 나쁜 사람들이 충동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연봉이나 복리후생이 부러워 회사를 옮기면 후회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보다는 좀 더 멀리 느긋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별화된 직무 역량을 기르고, 우리 조직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대하며, 외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등의 준비 과정을 갖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예기치 못한 행운이 찾아올 것입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이직률이 높은 조직은 문제가 많은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이직이 전혀 없다면 좋은 조직일까요? 순수혈통으로 똘똘 뭉친 조직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경력으로 들어온 직원들에게 위축감을 주거나 외부 네트워크를 무시, 또는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직률 제로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이직률을 관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블라인드, 잡 플래닛 등의 플랫폼으로 직원들이 다른 회사 직원들과 비교하는 일은 쉬워졌고 이직 충동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사의 비교 우위를 찾기보다는 우리 회사만이 가진 독특한 장점을 찾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게 이직률을 낮추는 데는 더 효과적입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디자인 : 안준석
Q. 성과 관리 피드백,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팀원들의 강점과 개선점에 대해 생각하며 피드백하고 있는데, 잘 받아들이면서 변화를 노력하는 팀원이 있는 반면에 아닌 팀원들도 있습니다. 일은 힘들겠지만, 팀원들이 잘 이겨내고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요, 어떻게 하는 것이 피드백 잘하는 것일까요? A. 피드백은 성과 관리에 있어서 필수입니다. 팀장의 존재 가치는 피드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직 성과는 팀 리더의 피드백 스킬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팀장의 모든 피드백이 성과 개선이나 구성원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피드백에 관한 메타분석(관련 여러 연구를 하나로 통합한 분석 방법)에 따르면, 대략 1/3 정도의 피드백만 효과적이었고 2/3는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략 2/3의 리더는 피드백의 효과성을 높이는 방안을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피드백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드백에 관해 제대로 된 관점을 지니고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출처: Gorbatov, S., & Lane, A. (2019). Is HR missing the point on performance feedback?.).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성과 평가 피드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성과 평가 피드백에는 구성원의 노력과 성취에 관한 긍정적인 내용만이 아니라, 달성하지 못한 목표나 개선점 등의 부정성이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은 긍정보다는 부정성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negativity bias)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같은 양과 질의 피드백이라도 부정 한 번은 긍정 네 번에 맞먹습니다. 부정적 피드백은 긍정보다 네 배가량 힘이 셉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받게 되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떠나 자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는 확증 쇼핑(shopping for confirmation) 행동을 보입니다.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팀원들이 소속 팀장, 팀원들과 멀어지고 다른 팀에 있는 비슷한 처지의 팀원들과 친해지는 이유입니다(출처: Green, P., Gino, F., & Staats, B. R. (2017). Shopping for confirmation: How disconfirming feedback shapes social networks. Harvard Business School NOM Unit Working Paper, (18-028).). 리더 역시 이런 경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 피드백을 회피하거나, "박 책임은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이 부분만 개선하면 좋겠어"와 같은 부정인지 긍정인지 모호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곤 합니다. 구성원들이 성과 평가 피드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해 자신감과 효능감을 높이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감이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긍정적인 면을 자주 칭찬하는 것 역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드백 연구에 따르면, 피드백의 빈도와 성과 간에는 역 U자 관계가 나타납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너무 자주 피드백하는 것은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결과입니다. 특히, 초기 학습 단계에서 지나친 긍정 피드백은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피드백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피드백이 리더로서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스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리를 알고 꾸준히 연습이 필요한 스킬이기도 하지만, 피드백은 문화이고 조직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입니다. 의도적으로 만들고 가꾸고 개발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일례로 평가 척도조차 제대로 완비되지 못한 조직에서 리더의 피드백에 대한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반면, 공정한 평가 척도를 가진 조직에서는 리더의 피드백 스킬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구성원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피드백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앞서 언급한 요인들 외에 조직 공정성, 성과 평가 시스템, 구성원의 피드백 추구 성향 및 역량이나 성격적 특성, 리더의 전문성 및 성격적 특성, 리더와 구성원 간의 관계, 피드백 내용의 유용성, 구체성, 참신성, 난이도, 전달 방식 등 수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하지만, 다 언급드린다고 해서 피드백할 때마다 참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주 유용한 피드백 프레임워크 하나를 가지고 설명하겠습니다. 앞으로는 피드백하실 때, 이 프레임워크 하나만 염두에 두고 각 요인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점검하면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처방전: "피드백 수용도가 핵심" 효과적인 피드백은 결국 행동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피드백 수용도(feedback acceptance)가 핵심입니다. 피드백 수용도는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누군가는 수용적이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지적 반응과 정서적 반응을 통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출처: Quintelier, A., Vanhoof, J., & De Maeyer, S. (2018). Understanding the influence of teachers' cognitive and affective responses upon school inspection feedback acceptance. Educational Assessment, Evaluation and Accountability, 30(4), 399-431. 가장 중요한 것은 출처, 즉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람의 신뢰도(credibility of the source)입니다. 우리는 신뢰하지 않은 사람의 말은 아무리 바른말이라고 하더라도 수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같은 말을 다르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자연계에 폭풍이 필요하듯, 정치계에도 때로는 혁명적 활동이 필요하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라고 들은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은 90%가 '이 주장에 매우 동의한다'고 했고, 공산주의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연설이라고 들은 학생들의 90%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출처: Asch, S E. "Studies in the principles of judgments and attitudes II Determination of judgments by group and by ego standards". The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12 (1940): 433-465.). 피드백 원천의 신뢰도는 일관성과 역량이 핵심입니다. 체중계에 오를 때마다 수치가 달라진다면 우리는 그 체중계를 믿지 않습니다. 만일 여러분들 앞에 전문 건강 관리 업체에서 개발해 체중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측정해 주고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표를 함께 제공하는 뛰어난 기능의 체중계가 있다면 더 신뢰할 것입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리더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는 행동과 비생산적인 행동에 대한 지침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침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과 향상이라는 목표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서 피드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 발전보다 성과 향상에 우선 피드백하는 것이 구성원들을 보다 빠르게 열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며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피드백으로 성과 향상 결과를 경험한 구성원들은 리더에 대한 신뢰가 높아집니다. 리더의 역량 역시 신뢰도에 중요한 요인입니다. 특히, 젊은 직장인일수록 해당 분야에서 리더의 전문성이 높다고 믿을 때 피드백 수용도가 높습니다. 피드백에 대한 공정성 인식도 중요합니다. 자신이 성과 향상에 노력하고 기여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평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피드백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인격체이자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조직의 일원으로 스스로 인식될 때, 피드백 수용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피드백의 특성도 중요합니다. 피드백의 특성은 건설성, 관련성, 구체성이 핵심입니다. 사람들은 긍정적 피드백을 부정적 피드백보다 훨씬 더 잘 수용합니다만, 부정적 피드백의 경우라도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고, 피드백 내용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면 수용도가 높아집니다. 도움이 되는 피드백의 특징이 바로 건설성, 관련성, 구체성입니다. 사람들은 건설적이고 관련성이 높고 명확한 피드백을 좋아합니다. 건설적이라는 의미는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비판을 넘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와 개선을 꾀한다는 뜻입니다. 건설적 피드백에는 사실과 행동에 근거한 구성원의 강점과 한계에 대한 언급과 더불어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피드 포워드(개선 제안)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관련성과 구체성은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 목표와 직접 관련된,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말합니다. 피드백 과정에서 구성원의 정서 역시 중요합니다. 피드백을 받을 당시 정서는 피드백 수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 성과 압박을 과도하게 받는 상황에서 부정적 피드백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분노 반응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적절한 시기와 비밀이 보장된 장소를 선택하고, 피드백을 시작하기 전에는 긍정적인 의도를 명확하게 하고, 피드백이 진행될 때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경청하며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피드백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단계에서는 지지와 지원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조직은 피드백에 대한 피드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의 피드백 환경은 투명하고 공정한지, 피드백 내용은 유용했는지, 피드백 시기나 환경, 절차는 적절했는지에 관한 구성원들의 피드백은 더 좋은 피드백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에 관한 리더십의 효과성을 높이고 편견을 줄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정(calibration) 시스템 도입은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 문화라면 덜 구조화된 리더 스스로 판단해서 운영하는 자율 시스템과 절차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전통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라면 반드시 공식적인 피드백 절차를 설계해 운영해야 합니다. 리더들은 제가 앞서 소개한 피드백 수용성에 관한 프레임워크를 체크리스트처럼 준비해서 피드백 세션마다 활용해 보길 바랍니다. 피드백 수용도는 피드백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인지적, 정서적 경로를 보완함으로써 충분히 높일 수 있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 디자인: 고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결코 무능한 팀장이 아닙니다. 진짜 무능한 팀장들은 자신의 능력이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자율성 부여를 통한 육성과 성장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고 사람마다 효과도 다릅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선생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수업받는 것에 비해, 자율학습은 학생에 따라 효과 차이가 매우 큽니다. 자율성은 관계성, 유능감과 더불어 인간의 기본 욕구에 속합니다. 유아들은 부모가 떠먹여 주는 밥을 수동적으로 먹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스스로 숟가락을 입에 넣으려고 고집합니다. 입가에 묻히고 흘린다고 이 단계를 부모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자, 이 지점에서 우리의 자율성에 관한 오해가 생겨납니다. "자율성의 반대는 통제고, 통제의 반대에는 자율성이 있다"라고 말이죠. 사실, 자율성과 통제는 양극단의 개념이 아닙니다.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자기 혼자 스스로 먹겠다고 여기저기 흘리고 사고 치고 다니는 아이 옆에서 부모는 열심히 치우고 아이 스스로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효과적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의 머릿속에 자율성과 통제를 반대 선상에 위치한 양극단의 개념으로 인식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자율성과 통제의 균형을 잡겠다는 발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자율성과 통제가 병립할 수 있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면 이 둘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이 바로 자율성-통제 상호의존 모형(the autonomy and control interdependence model)입니다. 자율성과 통제는 효과적 리더십을 위해 공존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합니다. 자율성-통제 상호의존 모형에 따르면 효과적인 리더십은 자율과 통제의 두 가지 옵션을 모두 최적화하여 구성원의 직무 몰입과 조직 성과를 높이는 능력입니다. 직접적이고 체계적인 통제는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관리 도구가 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들은 리더와 조직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최근 '개통령' 강형욱 대표의 보듬컴퍼니에서 벌어진 CCTV 논쟁은 이러한 통제 방식 사용에 대한 구성원과의 합의 부족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명확한 지침과 통제가 없으면 절대적인 자율성은 혼란과 혼돈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는 간접적인 통제를 통해 자율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간접 통제 방식을 잘 활용하면 구성원은 동기와 성취감을 느끼고 리더는 통제권을 갖는 윈윈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고민 처방전 드립니다 자율성이 구성원 개인의 성장과 조직 성과를 높인다는 획일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연구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리더십과 자율성에 관한 일관된 증거는 지나친 자율성은 효과적 리더십 발현에 독이 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들은 리더가 결정해야 할 사항까지 위임받을 때 효과적 리더십이라고 인식하지 않습니다. 높은 자율성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간접 통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연의 사례라면 기한이나 업무 처리 방식은 구성원이 정하되, 기획안의 퀄리티는 리더가 통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 자율성을 발휘할 영역 혹은 요인과 통제를 발휘할 영역을 구분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업무의 사안이나 경중에 따라 이 영역은 유동적이어야 합니다.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드라이브(Drive)>에서 업무 자율성 영역을 업무 자체, 시간, 방식(기술), 팀(팀원 구성과 업무 할당)으로 구분해 자율성 보장 영역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 역시 업무 성과와 구성원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법은 리더가 업무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영역을 명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율성을 보장하는 영역과 통제해야 할 영역을 구분해 구성원의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자율성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탠포드대학교 바바 시브(Baba Shiv) 교수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업무 기한을 스스로 선택하면 시간적 압박(time pressure)을 상대적으로 덜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업무 영역이 있다는 뜻입니다(Litt, A., Reich, T., Maymin, S., & Shiv, B. (2011). Pressure and perverse flights to familiarity. Psychological Science, 22(4), 523-531.). 그리고 중요한 일일수록, 역량과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율성의 범위는 더 넓어져야 합니다. 역량과 직급이 높아지는 것과 자율성을 늘리는 것의 관계는 쉽게 이해되지만,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자율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업무에 자율성이 더 요구되는 이유는 첫째, 학습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고, 둘째, 중요한 일에 자율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스트레스를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일은 업무 자율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일수록 보다 현명한 방식의 간접 통제가 필요합니다. 사연을 주신 리더께서 피드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공감 능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공감 능력이 큰 리더는 부정적 피드백 제공에 따른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부정적 피드백은 회피하고 긍정적 피드백만 선택적으로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공감 능력이 큰 리더라면 부정적 피드백을 한 후에 의도적으로 회복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적 피드백은 주말이나, 예정된 휴식 일정 등에 맞춰 그전에 제공해 바로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부정적 피드백을 중요도나 집중도가 낮은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은 공감 능력이 높은 리더일수록 부정적 피드백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복을 고려해 제공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Simon, L. S., Rosen, C. C., Gajendran, R. S., Ozgen, S., & Corwin, E. S. (2022). Pain or gain? Understanding how trait empathy impacts leader effectiveness following the provision of negative feedback.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7(2), 279.). 반대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리더는 부정적 피드백을 하면서 오히려 활력을 얻습니다. 이들에게는 회복 시간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하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모든 발전적 피드백은 인정(recognition)이 선행 조건입니다. 구성원 스스로 팀에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할 때만이 피드백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리더가 평소에 인정 스킬(recognition skill)을 통해 구성원의 존재를 인정하고 직간접으로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정을 받은 구성원은 높은 기준을 제시받을 때 동기부여되지만, 인정을 받지 못한 구성원들은 높은 기준에 더 큰 스트레스를 느낄 뿐입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피드백 스킬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팀장의 피드백 스킬이 조직 성과를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직은 모든 리더에게 똑같은 피드백 스킬을 제안할 것이 아니라, 리더의 특성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피드백 스킬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피드백은 조직 문화, 비즈니스 영역,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 리더와 구성원 각자의 특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 : 고결
맡은 일을 잘하고 싶은데, 유관부서 선배의 업무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고민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표면상으로는 업무 갈등이지만, 그 이면에는 관계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을 업무적으로만 접근해서 해결하려고 들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한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우선 업무적으로만 접근하는 갈등 해결 방식을 소개드리면, 구체적인 행동과 영향, 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배의 행동으로 인해, 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I-Message(나 전달법: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기법)로 전달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언제까지 자료를 취합하지 못하면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지 못해 전체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되고, 그 결과 나도 야단맞고 힘들겠지만, 선배도 이런 일로 비난받을 것이 염려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구체적 행동-영향-결과의 프레임워크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업무상 필요한 소통법은 맞습니다만, 이런 소통법으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설득 기법이 필요합니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는 그의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에서 설득의 6가지 법칙에 대해 언급합니다. 설득의 6가지 법칙은 제가 암기하기 쉽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상일동에 지하철 사호선을 연장하려고 했던 것을 아시나요? 이 문장으로 여러분은 설득의 6가지 법칙을 암기했습니다. 6가지 법칙은 <건(권)희, 상일, 사호>입니다. 첫 번째는 권위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은 권위와 지위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사람들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전문가의 말에 더 순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지위나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전문성이 높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희소성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은 희귀할수록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시간, 공간, 수량 등의 희소성을 만들어내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언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에게 호감을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애의 고수들은 밀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세 번째는 상호성의 법칙입니다. 상호성의 법칙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보답하고 싶어지는 경향을 말합니다. 소위 말해 빚진 감정을 유발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아주 작은 호의에도 보답하고 싶어 합니다. 상호성의 법칙을 활용한 마트의 시식 코너나 화장품 샘플 등의 마케팅은 이제는 보편적 기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네 번째는 일관성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은 한 번 어떤 행동을 취하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습니다. 병원 진료를 받고 후속 일정을 잡을 때, 병원 직원이 스케줄을 적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예약 시간을 적게 하면 예약 취소율이 감소합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일관성의 법칙이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행동이나 판단을 할 때,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유사한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을 따라 합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가짜 웃음소리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한 시청자들의 판단을 대신 담당해 줍니다. 사람들은 가짜 웃음소리가 나올 때 더 크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낯선 식당을 찾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그냥 안심이 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호감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외모가 훌륭한 사람에게 보다 큰 영향을 받습니다. 후광효과(halo effect) 때문인데요, 좋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 착하고 능력있고 정직하며 똑똑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호감이 외모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격, 출신, 취미 등이 유사한 사람을 만날 때, 심지어 단순히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은 형성됩니다. 우리는 이 여섯 가지 설득의 법칙을 활용해 다른 사람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여섯 가지가 모두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작동해도 상대를 내 편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고민 처방전 드립니다 유관부서 선배와의 관계에서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설득의 법칙은 상호성의 법칙입니다. 응용해볼 만한 실험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심리학자들은 한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미국의 레스토랑엔 팁 문화가 있는데요, 심리학자들은 서빙하는 종업원들을 섭외해 손님들이 계산하기 전에 사탕을 건네주는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실험은 4가지 조건이었는데요, 첫 번째는 사탕을 주지 않는 조건, 두 번째는 사탕을 하나 주는 조건, 세 번째는 사탕을 두 개 주는 조건, 마지막 네 번째는 하나를 건넨 후에, 다시 돌아가 하나를 더 건네는 조건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사탕을 주지 않는 조건에 비해 사탕을 하나 건넬 때 팁은 3% 증가했고, 사탕 두 개를 건넸을 때는 14%가 증가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똑같이 사탕 2개를 주는데 한 번에 주지 않고 하나를 건넨 뒤, 다시 돌아와서 하나를 더 건넸을 때 팁이 무려 23%나 증가한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특별한 호의를 받았다고 생각할 때, 가장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입니다(Strohmetz, D. B., Rind, B., Fisher, R., & Lynn, M. (2002). Sweetening the till: the use of candy to increase restaurant tipping 1.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32(2), 300-309.). 저는 업무적 소통에 앞서, 이렇게 호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우선 실천해 보시길 권합니다. 유관부서 선배에게 커피나 캔디바와 같은 작은 선물을 건네고 언제까지 꼭 부탁드린다고 얘기해 보는 것입니다. 커피를 하나 건네고 돌아서려다 다시 "커피에 이거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이 좋더라고요." 하면서 하나 더 건네는 겁니다. 그래도 안 통한다면 다음 설득의 법칙을 활용해 보시죠. 다음은 일관성의 법칙입니다. 일관성의 법칙은 한 번 태도가 형성되면 그대로 유지하려는 현상을 말합니다. 유관부서 선배가 제때 협조를 해서 잘된 사례를 먼저 언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번 A프로젝트 수행할 때, 선배님이 자료 조사와 업무 협조를 잘 진행해 주셔서 프로젝트를 원활히 잘 끝낼 수 있었어요. 덕분에 상무님께 칭찬도 받았고요,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이런 방식의 대화는 상대로부터 일관성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설득의 법칙이 작동되는 데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나에게 악의적 감정을 품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상대가 악의적이라면 설득의 법칙이 아니라 철저하게 거래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마치 외부 거래처와 거래를 맺듯이, 언제까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업무를 처리하기로 서로 합의하고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을 시, 페널티도 사전에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 방식입니다. "지난 미팅 때 합의한 대로 늦어도 6월 말까지는 첨부드린 엑셀 시트에 자료가 기입되어 넘어와야 합니다. 제때 자료가 넘어오지 않으면 다음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고 전체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은 선배님도 아실 겁니다. 이 경우 저도 늦어진 원인에 대해 저희 상무님께 보고드릴 수밖에 없어요. 꼭 늦지 않게 부탁드립니다." 물론 이 방식은 최악의 관계일 때 활용하는 것이고 이렇게 악화되기 전에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계가 원만해지면 업무가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득의 법칙을 우선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조직 내 협업 시스템을 갖추고 관리하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업무 자율권을 준다는 미명 아래 방치된다면 필연적으로 방만해집니다. 올바른 협업 시스템의 핵심은 역할 모호성(role ambiguity)을 줄이는 것입니다. 역할과 책임이 모호한 상태에서 부서 간 협업이 이뤄진다면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서 간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결과에 따른 보상도 이에 맞춰 이뤄져야 합니다. 개인이나 부서 내의 역할 모호성은 어느 정도는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부서 간의 역할 모호성은 갈등만 높인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 고결
고민 글에서 '후배분'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을 읽으며, 고민주신 분의 후배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지위 불일치(status incongruence) 관계는 상호 존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데, 이렇게 표현하신 걸 보니 다행히 아주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직장인들은 대개 자신의 선배나 상사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력이 길며, 교육 수준도 높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수십만 년 동안 이러한 위계 구조 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나이, 경력,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을 조직심리학에선 지위 일치(status congruence) 조건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조직에 가장 일반적인 연공서열적 승진 체계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러나 현대 조직에서 직장인들은 과거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교육 수준도 낮으며, 자신보다 경력이 짧은 상사의 지시를 받는 지위 불일치(status incongruence)를 겪습니다. 지위 불일치가 확산되는 데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나이가 아닌 능력 기반의 승진 체계를 구축해야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직원들의 고령화에 따라 조직은 경직된 계층 구조를 타파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2022년 취업 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고민주신 분처럼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배나 부하 직원을 불편해합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나이 어린 상사를 모시는 스트레스는 훨씬 더 큽니다. 고민 주신 분에 비해서 후배의 고민이 더 심각할 수 있음을 먼저 인지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지위 불일치는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에, 지위 불일치가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마땅히 선배 대접을 받아야 할 사람이, 또 마땅히 승진해야 할 사람이 승진한다면 지위 불일치에 따른 불공정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선배 자격이 없는 사람이 선배 위치에 있거나, 승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승진해서 생기는 지위 불일치 경험은 당사자 간의 문제를 넘어서 조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고민 처방전 드립니다 지위 불일치를 수용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능력있는 사람이 윗사람이 될 때입니다. 나이와 경력이 자신보다 모자란데 능력도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면 참기 힘듭니다. 사람들은 불공정함을 느끼게 되면 우선 자신들이 투입한 노력과 시간을 줄이는데, 이는 곧 성과 저하로 이어집니다. 나이 어린 리더나 선배가 역량이 탁월하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리더가 역량에 문제를 보인다면 공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기 쉽다는 것은 굳이 조직심리학을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변수가 더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논문이 게재됐습니다. 그 변수는 바로 부하 직원의 역량입니다. 중국 내 40개 회사의 800명 부하 직원과 160명 리더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지위 일치와 불일치 그 자체는 공정성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리더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공정성의 문제를 가장 크게 느끼는 조건은 부하 직원의 역량이 낮은데 자신보다 나이도 어리고 능력도 부족한 사람이 리더가 된 경우였습니다. 부하 직원의 역량은 낮은데,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가 능력이 탁월하다면 공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무능한 사람이 나이와 경력이 많다고 리더가 된 경우엔 매우 공정하다고 느꼈다는 것입니다. 무능한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 것에 아무런 문제를 못 느끼는 까닭은 구성원 스스로 무능하고 무기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이들은 조직 내 승진에 있어 지위 일치와 지위 불일치 자체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나이나 성별, 경력을 떠나 능력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무능한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을 매우 불편하게 생각했습니다. 솔루션은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후배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후배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불편감을 줄어들고, 후배로부터 감사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둘째, 상호 존중을 중요시한다는 메시지를 주시기 바랍니다. 행여나 회사 밖에서는 형으로 부를 테니 회사 내에서는 상호 존중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사내와 사외 모두에서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언어적 태도도 중요합니다. 말로는 존대하지만 눈빛이나 몸짓은 그렇지 못하다면 존중을 느낄 수 없습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지위 불일치를 수용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리더와 구성원 모두의 역량 수준이 높을 때입니다. 나이 많고 경력 많은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무런 문제 없이 받아들여지는 조직은 조직 전반적인 역량 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준의 기술과 능력이 필요치 않은 조직일수록 연공서열을 중시 여기고, 연공서열에 어긋난 사람이 리더가 될 때 반발이 심합니다. 한편으로 무능한 리더가 계속 득세하려면 구성원들을 똑똑하게 만들면 안 됩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박탈하고 시키는 일만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만드는 것이 무능한 리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입니다. 무능한 리더일수록 구성원의 성장이 두려운 법입니다. 디자인 : 고결
친밀감의 심리학을 들어보셨나요?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는 몇 가지 심리학적 원리가 있습니다. 첫째는 신체적 매력입니다. 사람들은 잘생기고 예쁜 사람에게 호감을 더 느낍니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얼굴 특징은 깨끗한 피부, 대칭적 얼굴 그리고 평균 크기의 이목구비입니다. 사람들은 평균적인 이목구비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평균에 끌리는 이유는 이목구비가 평균적일수록 유전적 다양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병원체에 잘 대항할 수 있는 유전적 자질을 갖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평균적인 얼굴이 병원 신세를 덜 지고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둘째는 근접성 효과(propinquity effect)입니다. 사람들은 자주 교류하는 사람들과 친밀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메릴랜드 주 경찰 아카데미 신입생들을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강의실 좌석과 기숙사 방을 배정한 후에 시간이 흘러 절친이 된 관계를 분석해 보니 이름의 알파벳 순과 일치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주 보면 좋아합니다. 우리 눈에는 왼쪽의 해리슨 포드가 익숙하지만, 해리슨 포드가 두 사진 중 하나를 고른다면 오른쪽 사진을 더 좋아할 것입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더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이를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합니다. 셋째는 유사성-유인 효과(similarity-attraction effect)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고향, 학교, 취미, 성격, 종교, 사회적 배경 등이 같거나 유사하면 발전적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민 처방전 드립니다 띠동갑 차이가 나는 후배와 고민 주신 분이 상호 친밀감을 느끼려면 신체적 매력, 근접성, 유사성-유인이 잘 작동되어야 합니다. 얼굴을 대칭으로 만드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면 됩니다. 사람들은 미소를 지을 때 더 대칭적인 얼굴 모양이 됩니다. 같은 팀이니 근접성은 보장됐고, 유사성-유인은 서로 비슷한 점과 공통 관심사가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확인하면 됩니다. 얼마나 쉽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인간관계가 이와 같은 공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고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때로는 자주 보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단순 노출 효과가 작동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상에 대해 먼저 형성된 비호감이 없어야 합니다. 비호감이 형성되면 자주 보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유사성-유인 효과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유사성이 발견되면 사람들은 상대도 자신과 같다는 착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상대에 대해 실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저는 고민 주신 분이 심리적으로 매우 건강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모른다고 전제하고 상대를 알려고 하는 태도는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습니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어느 정도 상대를 알게 되면 다 알았다고 단정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을 관점 수용(perspective taking)이라고 합니다. 역지사지 같은 거죠.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의 니컬러스 에플리(Nicholas Epley) 교수 등의 연구진은 사람들이 친밀한 관계일수록 자신이 상대에 대해 실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과신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 수용 능력을 확신한 나머지 실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려하지 않고 속단함으로써 오히려 상대의 진짜 마음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에플리 교수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고 착각하지 말고 질문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질문은 공감이나 역지사지보다 상대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후배의 마음을 속단하지 마시고 일과 직장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장을 벗어나 다른 환경에서 대화를 나누면 더 잘 반응해 줄 것입니다. 조직과 리더에게 먼저 다가가야 할지, 다가오게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의 이면에는 조직 내에서 특별히 주고받을 무언가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았다면 이를 충족하거나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 후배의 성장을 위해 조직적 차원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더 효과적입니다. 직장 내 관계의 특성 중 하나는 말뿐인 친절로는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상대가 잘하는 것을 도움받을 수도 있어야 합니다. 도움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돕습니다. 그런데, 먼저 도움 행동을 보였다면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로 인해 더 좋아하게 됩니다. 그러니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무조건 유리한 게임입니다. 이처럼 상호의존성이 높은 조직이 실제 성과도 좋고 구성원들의 행복도도 높습니다. 물론, 공동의 목표를 설정, 공유하고 목표 진척 사항을 수시로 피드백하는 것은 기본 전제입니다. 일은 상호의존적으로 하는데, 목표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친밀도는 높아질지 모르나 성과에 도움 되지 않습니다. (출처 : Van der Vegt, G. S., Emans, B. J., & Van De Vliert, E. (2001). Patterns of interdependence in work teams: A two‐level investigation of the relations with job and team satisfaction. Personnel Psychology, 54(1), 51-69.).
짧지만 강렬한 사연입니다.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일과 사랑이 삶의 전부라고 말했던 것처럼 일은 우리에게 최고의 기쁨을 주기도 하고 최악의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는 누구나 겪지만,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별 문제 없이 살아가기도 하고, 사연자처럼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조직심리학자들은 직장 내 불안을, 스트레스 반응으로 성과에 대한 초조함, 불안감, 긴장감을 느끼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미국 내 직장인의 경우, 40%가 불안감을 느낀다고 보고했고, 불안 때문에 업무와 개인의 삶에 지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72%에 달했습니다(Anxiety and Depression Association of America).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2023년 국내 직장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전체의 절반가량(49%)은 불안 상태라고 보고했고, 심각한 불안에 시달리는 직장인도 12.4%에 달했습니다(직장인 1,000명 심층조사 "번아웃 됐다, 원인은 업무량이 아니고…", 2023년 2월 조선일보). 일터에서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직 의도가 높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성과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불안이 항상 성과에 해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는 경향이 있고, 환경 변화나 피드백에 민감하므로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심리학의 여키스-도슨 법칙(Yerkes-Dodson law)은 불안과 성과와의 관계가 종 모양의 패턴을 따른다는 사실을 입증한 이론입니다. 일터에서 큰 불안을 느끼는 것도 문제지만, 전혀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불안을 긍정 에너지로 활용하려면 그래서 저는 불안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과 일터에서 극심한 불안을 관리하는 방안, 이렇게 두 가지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불안을 긍정 에너지로 활용하려면 우선 불안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불안=나쁜 것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작은 불안감만 들어도 더 신경 쓰이고 더 큰 불안을 더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복싱 선수들은 경기 전에 느끼는 불안감을 흥분되고 들뜬 상태라고 묘사합니다. 이때, 선수들은 불안감이 운동 능력과 시합 결과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시합이 끝나고 인터뷰를 할 때 선수들의 불안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바뀝니다. 똑같은 불안감을 에너지의 원천이 아닌 스트레스라고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불안을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불안감에 대한 해석입니다. 불안에 대한 학생들의 믿음이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와 성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리스본대학교 1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불안이 해롭지 않고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학생들의 학업 집중도와 성적은 불안이 해롭다고 믿는 학생들에 비해 높았습니다. 회사에 들어설 때 두근두근한 마음을 '내가 일을 잘 해내라고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구나'라고 해석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제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무모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과 에너지를 무시하고 부당한 조건까지 무작정 수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일터에서 극심한 불안은 책임감은 높은데,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 높이기 현재 느끼는 불안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높임으로써 어느 정도 관리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오픈 커뮤니케이션(open communication);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표현할 수 있는 조직 문화, 공감(empathy);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상대의 의도를 선의로 해석하려는 태도, 신뢰(trust); 약속을 지키고 감사와 인정을 기반으로 한 관계입니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감정과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대화 시간과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조직 내 공감은 구성원들의 우려 사항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완성됩니다. 그저 경청만 하는 것은 적어도 조직 내 공감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신뢰는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형성됩니다. 조직, 리더, 구성원 모두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다양한 노력은 구성원들의 불안을 관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불안이 심하다고 느끼신다면,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일터 외에 다른 장소나 관계에서도 불안이 이어진다면 기질적 불안(dispositional anxiety)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이나 진료를 권합니다. 일터에서 특정 상황에서만 불안이 느껴지신다면 상황적 불안(situational anxiety)으로 생각되는데, 리더와 상담을 하거나 HR에 요청해 직무나 역할을 바꾸는 시도로 상황을 바꾸는 것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고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