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는 팩트(fact)라는 종교의 광신도. 사실과 진실을 찾는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올렸습니다. 0.25%p 인상, 이른바 '베이비 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 상단이 5.0%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전례 없는 속도로 끌어올리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왜 그랬는데? 미국 중앙은행이 신경 쓰는 건 첫째도 물가, 둘째도 물가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시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 풀리면서, 물가가 치솟았고 부랴부랴 뒷수습을 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멀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0%를 기록하면서 이번에 원래는 0.5%p 인상까지 점쳐졌는데,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과 크레디트 스위스 위기설로 변수가 생기며 속도 조절을 하긴 했습니다. 아기 걸음이라고는 해도 또 한 걸음 올린 겁니다.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스위스연방은행, 'UBS'가 크레디트 스위스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32억 달러. 한 때, 세계 9대 투자 은행 가운데 하나였지만 4조 1천억 원 정도에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위태롭단 이야기가 퍼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위기의 조짐은 2년 전부터 감지됐습니다. 헤지펀드 아케고스 사태로 불리는 투자 실패로 무려 7조 원을 날렸고, 다른 투자은행보다 대처가 미숙했단 지적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돈을 빼는 '뱅크런'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순손실은 10조 원까지 치솟았고, 주가는 1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나면서 사실상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최근엔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중대한 약점이 드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최대 투자자였던 사우디국립은행마저 발을 뺐습니다. 이렇게 되니, 유럽에선 전운이 감돌았습니다. 제2의 리먼사태가 유럽에서 시작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왜 중요한데? 금융시장에도 '대마불사'란 말이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큰 국가나 금융회사의 경우 망하도록 두게 되면 시장 자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살릴 수밖에 없단 의미입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상황이 딱 이렇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총자산은 750조 원 정도였는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먼의 파산 당시 규모가 700조 원이었습니다. 물론, 리먼 사태의 경우 세계 최대 보험사나 신용평가사, 다른 은행 등이 엮여 있어 파장이 컸지만, 크레디트 스위스가 문을 닫으면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UBS도 내키진 않았지만 이런 이유로 지갑을 열었고,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했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위스 재무장관 역시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면서, 다급했던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에 있는 실리콘밸리 은행, SVB가 문을 닫았습니다. 총 자산 2,090억 달러, 미국 내 16위 규모 은행이 불과 44시간 만에 파산한 겁니다. 이어서 미국 시그니처 은행 파산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SVB 파산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인데, 첫 번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무너진 워싱턴뮤추얼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흔히 '리먼 사태'라고 부르는 과거 금융위기가 소환됐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실로 금융회사가 쓰러진 건 맞지만 원인은 아예 다릅니다. 뭐가 다른 건데? 2008년 금융위기가 촉발된 건 부실한 부동산 담보대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다 보니, 개인, 미국 내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은 '무증빙 대출'이 판을 쳤고 '소득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문구의 대출 상품이 팔리기까지 했습니다. 여기서 끝났다면 다행이었겠지만, 이런 대출을 묶어 만든 증권 상품이 시장에 팔렸고, 이 증권 상품이 손실을 보면 무조건 보상해 주겠다는 보험회사(AIG)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거품이 낄 대로 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파티'는 끝났고, 금융회사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리먼 사태가 촉발됐습니다. '부실' 자산이 전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이 무너진 이유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은행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과 그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사에게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문제는 예금으로 받은 돈을 투자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게 미국 국채였습니다. 이자는 1% 정도지만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손해를 불 일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미국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수를 친 건 하이브였습니다. 공개 매수를 통해 SM엔터 주식을 한 주당 12만 원, 전체 지분의 25%를 모으겠단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이브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전체 지분의 0.98%를 확보하는 데 그쳤고, 개인투자자가 내놓은 물량은 4주에 불과했습니다. 기회를 엿보던 카카오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하이브보다 3만 원을 높여 한 주당 15만 원에 지분 35%를 사들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 인수에 '진심'이란 사실이 드러나자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방침이 나오자 SM엔터 주가는 종가 기준 15만 원 부근까지 올랐고, 그다음 날엔 15만 원을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어떤 상황인데? - 1조 원대 '쩐의 전쟁'…승자는 카카오의 발표대로라면 1조 2천억 원 넘는 돈이 필요합니다. 자신 있게 공개매수를 선언했단 건 그만한 돈이 있단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카카오 측은 해외에서 1조 원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고, 부족한 돈은 자기 자산으로 메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이브도 마찬가집니다. 이미 발을 깊이 담갔기 때문에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업계에선 한 주당 18만 원까지 낼 수도 있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SM엔터 지분 상황을 보면, 창업주 이수만 씨와 이씨의 손을 잡은 하이브가 19% 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측은 5%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인수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1세대 아이돌 그룹인 H.O.T부터 S.E.S, 신화, 소녀시대, 동방신기 그리고 엑소까지.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역사에 가장 큰 획을 그은 회사가 바로 SM엔터테인먼트입니다. 창업자 이수만 씨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최근 그룹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려 하면서, 그동안 쉬쉬했던 숨겨진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무슨 일인데? 주식 시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수만 씨가 세운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SM 관련 업무를 하면서, 전체 매출의 6% 정도를 가져가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20년 넘게 1,600억 원 정도 받아 갔는데,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됐고, SM 주주들 입장에선 회사 이익이 이수만 씨에게 흘러가는 모양새이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죠. 그런데, 최근 갑자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얼라인은 SM 지분 1%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배 구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데요. 얼라인은 이수만 씨에게 SM의 돈이 흘러가는 것이 잘못됐다고 보고, 이사회 의사록과 회계장부 열람 등을 요구하면서 압박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상당수 임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고, 그 힘을 발판으로 이수만 씨의 퇴진을 공식화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또 올렸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인상입니다. 이제 우리 기준금리는 연 3.50%. 1년 반 만에 무려 3%p 올랐습니다. 왜 중요한데? 한국은행이 매번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개월 연속 5%를 웃돌고 있죠. 여기에다 전기, 가스, 지하철 등 공공요금이 줄지어 인상되면, 물가가 따라 오를 테니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단 생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서 돈 빌리신 분들 부담이 계속 늘어날 겁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3억 4천만 원을 빌린 직장인 A씨를 가정해보겠습니다. 2021년 10월 2%대 대출금리가 지난해 7월엔 4%, 얼마 전엔 6%대까지 올랐습니다. 70만 원 내던 이자를 이젠 170만 원 넘게 내야 합니다. 2배가 훨씬 넘죠.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1년 5개월 동안 가계 이자부담은 40조원, 기업은 24조 늘어난 걸로 추정됩니다.
최근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법안이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법을 만드는 데 '삼성생명' 이름이 왜 튀어나왔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왜 중요한데? 이 법이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걸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6백만 삼성전자 주주들은 물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보험사는 총자산의 3%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에선 주식 가격을 매기는 기준을 취득 원가가 아닌 현재가로 맞추자고 합니다. 현재 자산이 100만 원인 A 보험사가 10년 전 계열사 주식을 3만 원어치 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로선 계열사 주식 가격이 10만 원으로 뛰었어도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7만 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생명의 상황이 딱 이렇습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방을 가리지 않고 집값이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전국 기준 집값 3.5%, 아파트값은 5% 떨어지고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각각 9.5%, 13% 하락할 거란 분석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IMF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왜 중요한데? IMF의 분석은 한마디로 한국의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으니 오랜 기간에 걸쳐 떨어질 거란 내용입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 요인이 빠졌단 겁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습니다. 올해 기준으론 지금까지 2%p 넘게 오른 건데, 이렇게 되면 집값이 2% 가까이 더 떨어질 걸로 봤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 IMF의 분석대로라면 하락 폭이 더 클 겁니다.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 위믹스. 이젠 국내 거래소에서 더 이상 사고팔 수 없게 됐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결국, 법원이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왜 중요한데? 논란의 중심엔 가상화폐 유통량이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재단이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몰래 팔거나 맡기는 대가로 현금을 확보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재단은 "시장에 풀어놓지 않았으니 유통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투자자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법원이 재단의 손을 떠난 가상화폐는 모두 유통량으로 봐야 한단 해석을 내놓으면서 앞으론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어기면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