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이를 부탁해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인플레 잡겠다던 트럼프가 조용한 이유 - 트럼프가 관세 협박으로 얻은 것 - 미중 관계 첫 시험대는 '틱톡'? - 기술안보주의 시대, 한국이 찍히면 안 되는 이유 지금은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합쳐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됐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리고 'AI의 시대'로 넘어왔잖아요? 지금 이걸 주도하는 국가가 미국, 타이완, 그리고 일본이 하나의 그룹으로 흐름이 가고 있어요. 한국은 거기서 약간 동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한국이 '중국으로 기술이 새는 나라’라고 찍힌다면, ‘구멍이 될 수 있다’라는 우려를 트럼프가 갖게 되면 한국은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트럼프 하면 미국 우선주의, 아메리카 퍼스트 아니겠습니까? 트럼프가 취임식 날을 통해서 보여준 바, 그다음에 그가 선거를 통해서 했던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그것에 대한 강조가 역시 제일 눈에 띈다고 하겠습니다. 트럼프는 그냥 미국 우선주의도 아니고 미국 '최우선주의'를 정말 열심히 추구하겠다는 것이고요. 미국에 대해서 그동안 '세계의 경찰'이라는 표현이 있지 않았습니까? 물론 이제 미국이 어느 시점부터는 '우리는 경찰 안 할 거야'라고 했지만, 어쨌든 세계는 미국에 대해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기대해 온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제는 세계의 일진이 되겠다고 트럼프가 선언한 거예요. 우리가 경찰과 일진의 차이를 한번 생각해 볼까요? 경찰은 그들이 지키려고 하는 어떤 질서가 있고 사회의 가치가 있는 거잖아요. 일진은 그게 아니죠. '내가 힘이 세니까 내 거 내놔' 이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걸 볼 수가 있는 게, 트럼프의 공식 취임사에도 '파나마 운하를 우리가 갖고 오겠다'라는 얘기가 상당한 분량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행정명령 서명할 때 나온 얘기인데,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갖고 오겠다는 얘기를 또 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운하를 파나마에 준 것이지, 중국에 준 것이 아닙니다. 돌려받을 것입니다.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군사적 경제적 강압을 가하진 않을 것인가요?) 그건 약속 못 합니다. 다만 경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단 건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미국이 파나마 운하나 그린란드를 갖고 오기 위해서 어떤 무력적인 수단을 동원하기라도 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거 하고 본질적으로 뭐가 그렇게 다를까요? 그동안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면 그걸 말리고 제재하는 나라였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센 존재가 없는 세상이 펼쳐질 수가 있는 겁니다. 그전에는 어떤 국제 기구라든가 합의된 국제 질서 같은 것들이 존재했습니다. 이제는 그게 점점 무력화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세다는 미국의 대통령부터 나서서 '미국이 그런 것에 제약당하는 게 싫다. 우리가 제일 세니까 우리한테 할 말 있으면 1대1로 해' 이렇게 나오고 있는 세상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세상은 '블록화'가 점점 더 진행이 될 겁니다. '내가 중간에서 양쪽의 이익을 다 취하고 싶다' 하고 싶다고 안 되는 세상이 '블록화'되는 세상이에요. 근데 지금 세계가 점차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얘기를 할 수가 있고요. 또, 트럼프는 선출된 권력이지만 그 결과로 자기가 갖게 된 권력을 제약당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트럼프가 그동안에 보면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해외 권력자들한테, 그 개인에 대해서는 상당히 존중하고 좋게 생각하는 표현들을 많이 쓰잖아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자기도 그들처럼 권력을 행사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 심리가 이른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습격 폭동의 관련자 1천500명 이상을 사면한 것에서 나타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이 사람들은 인질들입니다. 1천500명 정도 되는데, 완전히 사면합니다. 그리고 취임식 직후에 공식 취임식이 끝나고 나서 의사당 건물 밑 방문자 센터에는 공식 취임식에 들어오지 못한 지지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거기 내려가서 취임사 원고에 없는 즉흥 연설을 해요. 거기서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오늘 날씨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서 이런 날씨라면 4년마다 이런 데서 취임식 해도 괜찮지 않을까?' 자기가 그렇게 생각을 했대요. 그랬더니 지지자들이 '와' 하면서 좋아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오늘 날씨가 아름다워서 '이런 날씨면 4년마다 이런 곳에서 (취임식을)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미국 헌법상 '대통령은 두 번 이상 연임하지 못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이었고 이번에 47대예요. 연달아 두 번 한 게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럼 48대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얘기들을 이미 슬금슬금 흘리고 다녔습니다. 트럼프는 그것을 슬쩍 언급한 거예요. 물론 지금은 이제 47대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시리어스한 논란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트럼프가 권력에 대해서 갖고 있는 어떤 태도랄까, 그런 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 잡겠다던 트럼프가 조용한 이유 Q.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거는 사실 경제 문제가 굉장히 컸다고 생각이 드는데, 막상 취임식 때는 경제 문제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물가에 대해서 언급이 좀 있었는데요. 선거에서 물가를 굉장히 강조했던 것에 비해서는 '내가 물가를 꼭 잡아서 여러분들을 잘살게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취임사의 중요 내용으로 그렇게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아요. 왜 그랬을까 생각을 해보면, 그동안에는 물가 문제를 거론하면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거고 공격하는 거니까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부터는 물가를 자꾸 얘기했는데 안 잡히면 자기 책임이거든요. 유리하지 않은 거예요. '트럼프가 정말 물가를 내릴 수 있다고 믿습니까?'라는 여론조사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매우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20%, '상당히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20%. 그 정도밖에 안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쉽지 않다는 것을 여론조사 응답자들도 알고는 있는 거고요. 한편으로는 물가는 일단은 너무 올랐으니까 내렸으면 좋겠지만, 물가가 내려온다는 것도 사실은 안 좋은 사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지금 그걸 제일 잘 보여주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이 물가 지수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현상을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사람이 저체온증에 빠지는 거랑 비슷해요. 경제가 식어요. 물건도 안 팔리고요, 사람을 고용할 수 없고 사람을 내보내야 돼요.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그런데 미국이 그렇게 되면 그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죠. 결국은 물가는 낮은 상승률로나마 계속 오르게 될 텐데, 그럼 '트럼프만 들어서면 생활 물가가 뚝뚝 떨어질 거'라고 기대했던 유권자는 실망을 하겠죠. '트럼프가 되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내가 생활비로 지출되는 돈은 줄지 않았어.' 그렇게 될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도 굳이 이 물가 문제를 힘주어 얘기하지 않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트럼프도 평생 기업인으로 산 사람인데 모르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 문제는 자세히 얘기해 봐야 별로 득이 안 된다고 보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들을 정말 진심으로 밀어붙이면 물가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경제학자들이 하는 얘기예요. 관세를 올리면 미국도 수많은 물자를 수입하는 나라인데 수입 물가가 오를 거 아닙니까? 그다음에 이민자들을 대거 검사해서 불법 이민자들을 내보내겠다고 하는데 미국의 많은 육체노동, 험한 일,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사실은 불법 이민자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쫓아낸다고 그 일을 미국 시민권자들이 할 상황이 아니에요. 그러면 결국은 많은 제조업 노동이나 기타 서비스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요. 그다음에 감세해 준다고 해요. 세금은 깎아주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이것도 물가 자극 요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로서는 물가를 잡기는 해야겠는데 자기가 약속해 놓은 공약들을 추구하면 물가를 잡기가 어려운 그런 딜레마에 사실은 빠져 있어요. 그런데 선거 때는 그런 거를 정교하게 따질 상황이 아니고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을 막 해야 되니까 그렇게 했는데 정권을 잡은 지금부터는 상당히 좀 골치가 아플 겁니다. 트럼프가 관세 협박으로 얻은 것 경제가 중요하니까 우리나라에서 경제 걱정하는 사람들이 제일 크게 걱정한 게 아마 관세였겠죠. '관세 얘기를 얼마나 강력하게 할 것이냐'였는데, 원래 트럼프가 공언했던 것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서 10%에서 20%의 이른바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였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60%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얘기를 했죠. 그러나 취임사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취임 얼마 전에 워싱턴포스트에서 이런 보도를 했어요. '그렇게 보편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매기지 않고 안보와 경제를 생각해서 일부 중요한 품목에만 매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트럼프가 그거 가짜 뉴스라고 또 부인하고 이랬거든요. 그 상황을 보면 트럼프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세력, 트럼프 2기 정부의 일을 해야 되는 세력들 사이에서 어떤 노선 다툼이랄까? 이런 게 좀 벌어지는 정황이 보입니다. 왜냐하면 앞서도 말씀을 드렸듯이 관세를 실제로 그렇게 시행을 하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제 실제 관세를 집행해야 되는 경제 관료 같은 사람들, 또 기업인들의 입장에서는 그 약속을 그대로 시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한 그룹이 있을 거고. 그다음에 보다 정치적으로 트럼프에 충실한 사람들은 '약속한 대로 지켜야지 유권자들에 대한 어떤 약속을 지키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그룹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제 그 사이에서 좀 갈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어쨌든 취임 첫날은 관세 얘기를 그렇게 하지 않았고, 대신에 취임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관세 얘기를 꺼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중국이 멕시코와 캐나다로 펜타닐을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펜타닐을 보내는 거를 알고 있다. 그래서 그걸 막기 위해서 10%의 관세를 일단 부과하는 거를 얘기하고 있고 부과하는 시점은 아마도 2월 1일이 될 것이다' 뭐 이런 얘기는 꺼내 놓았습니다. 트럼프가 지금까지 관세 얘기를 하는 걸 보면 관세를 어떤 그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쓰는 측면이 좀 보입니다. 그러니까 단지 무역 역조를 해결하고 정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용도, 뭐 그것도 있겠지만 그거 외에 다른 나라들을 겁박하는 그런, 뭐랄까 약간 흉기를 보여주는 것 같은 좀 그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12월 초에 대선 승리하고 얼마 뒤에 멕시코에 대해서 위협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년 11월) (멕시코 등이) 마약과 범죄의 공습을 막지 못한다면 즉시 25% 관세를 부과할 것입니다. 중국이 펜타닐을 제조할 수 있는 원료를 멕시코 등으로 보내고,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나라 아닙니까? '중국이 보내는 마약(펜타닐)의 원료를 단속 안 하면 엄청난 관세를 매기겠다' 이렇게 멕시코에게 겁을 줘요. 그러니까 멕시코가 12월 초에 갑자기 2천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펜타닐을 단속해서 압수를 합니다. 그다음에 미국으로 불법 국경을 넘어가려 했던 사람들을 갑자기 5천200명을 체포해요. 이제 트럼프 입장에서는 관세라는 카드를 흔들어서 원하는 바를 얻은 거예요. 관세를 부과해서 돈을 실제로 멕시코한테서 받아낸 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관세를 씁니다. 인도도 트럼프가 관세 폭탄 때린다고 하니까, 인도도 자국 시장에 대한 보호 조치가 굉장히 강한 나라거든요. 그런데 미국 상품 수입 관세를 인하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런 식이에요, 트럼프가. Q. 트럼프가 '중국은 무역 학대자지만 유럽연합은 아주 아주 나쁘다'라고 말하며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중국은 '무역 학대자'이지만 유럽연합도 매우 매우 나쁩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동차나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죠. 우리는 유럽연합에 대해 3천5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안고 있어요. 그들도 관세를 부과받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유럽에 대해서 왜 그런 말을 했을지 저도 생각해 봤는데, 일단은 무역만 갖고 한 얘기는 아닐 거고요. 방위비 지출을 늘리라는 압박을 하고 있는 것과 연장선상에 있는 얘기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럼프가 처음에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의 2% 이상 군사비를 써라'라고 얘기를 시작했는데 요새는 5%까지 쓰라고 하고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GDP 대비) 5%를 내야 합니다. 모두 감당할 수 있어요. 2%가 아니라 5%를 내야 합니다. 이제 거기에 더해서 트럼프의 취임식 사진을 보면 새로 장관이 될 사람들보다 앞에, 미국의 빅테크를 이끌고 있는 기업가들을 쭉 세워놨습니다. 메타, 구글, 아마존 이런 곳들의 창업자나 회장들을 쭉 세워놨거든요. 이 사람들이 아마 트럼프에게 그런 얘기를 했을 거예요. '유럽이 우리를 너무 괴롭혀요', '우리한테 각종 세금과 과징금을 너무 많이 뜯어가요.' 그 얘기를 트럼프가 많이 들었기 때문에 유럽에 대해서 '매우 매우 나쁘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공세를 예고했을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실제로 트럼프가 당선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던 미국 보수 진영 팟캐스트의 대표 격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Joe Rogan Experience)에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에 출연했습니다. 거기서도 이 얘기를 해요. 트럼프도 아마 그런 내용이 입력돼 있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마크 저커버그ㅣ메타 CEO (2025년 1월) 유럽연합이 지난 10년~20년 동안 기술 회사에 30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미중 관계 첫 시험대는 '틱톡'? Q.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나서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중국과 빚고 있는 갈등과 경쟁을 어떻게 풀어가려는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처음 제스처는 '시진핑과 대화하고 싶다', 굉장히 유화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좋은 지도자다' 이런 식의 얘기를 계속해 왔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크게 어떤 대중 압박의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사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국무장관, 우리로 치면 외교장관이 되는 마코 루비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도 중국 견제를 굉장히 소리 높여 부르짖어온 대중 강경파거든요. 이 사람의 첫 일정이 뭐였냐 하면 '쿼드'라고 있습니다. 일본, 호주, 인도가 미국과 함께 결성한 안보 협의체인데, 국가들을 보면 이게 결국은 중국을 크게 포위하는 포위망이거든요. 이 국가들의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하는 게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의 첫 일정이에요. 그리고 거기서 나온 단어들을 보면 '민주적 가치를 지키겠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해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한다' 이런 표현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건 미국의 역대 정권이 중국을 압박하는 국제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해서 계속 써온 용어들을 다시 쓴 거예요.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전략적 압박의 기조는 달라질 일이 없다는 것을 미국 행정부가 보여준 거라고 볼 수가 있고요. 다만 트럼프는 군사력을 강조하지만 '중국과 정말로 전쟁을 한번 붙어보겠다' 이런 생각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취임사를 보면 '세계 최강의 군대를 건설하겠다. 우리가 끝낸 전쟁 또는 우리가 개입하지 않은 전쟁을 통해서 우리의 성공을 평가받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우리는 다시 한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구축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긴 전투뿐만 아니라 우리가 종식시킨 전쟁,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개입하지 않은 전쟁을 통해 우리의 성공을 측정할 것입니다. '우리가 끝낸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마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얘기하는 것 같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은 전쟁'이라는 표현은 타이완을 얘기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트럼프는 중국과 정말로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군사력으로 겁을 주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을 선호하지, 실제로 군대를 보내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그다지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보는 그런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중국에 관해서는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했어요. 앞으로 상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인데, 중국을 트럼프가 어떻게 다뤄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 틱톡 건이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습니다. 틱톡을 트럼프가 지금 협상 카드로 쓰려는 그런 뉘앙스를 보였거든요. 바이든 정부 때는 중국 측이 틱톡을 매각 못하겠다는 입장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틱톡 운영자들에게 콘텐츠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중국 정부가 수출하면 안 되는 굉장히 중요한 기술로 분류를 해놨어요. '우리가 중국 정부의 반대 때문에 알고리즘을 못 파는데 어떻게 이 회사를 매각하란 말입니까?'라는 게 그동안 틱톡 측이 늘 해왔던 어떤 항변이었거든요. 그런데 트럼프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중국이 마음을 바꿔서 틱톡을 미국 측이 인수할 수 있게 합의해 주면 관세를 좀 깎아줄 듯한 뉘앙스를 여기저기 풍기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머스크가 틱톡을 인수하는 것에 열려 있습니까?) 만약 그가 인수를 원한다면, 저는 열려 있습니다. 저도 사고 싶습니다. 저는 거래를 성사시킬 권한이 있습니다. 틱톡은 트럼프에게 정치적으로 꽤 호재예요. 왜냐하면 일단 미국 국민들이 너무 많이 쓰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앱인데, 그걸 지금 미국 의회가 법을 만들어서 금지해 놓은 거 아닙니까? 트럼프는 국민들한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저 정치인들이 당신들이 좋아하는 걸 뺏어갔어. 그런데 내가 되찾아 줄게.' 트럼프는 의회보다 위에 서고 싶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 틱톡 금지는 여당과 야당이 합의해서 법으로 만들어 놓은 거예요. 그걸 지금 행정명령으로 시행을 유예해 놓은 거거든요. 근데 거기다가 틱톡 금지의 조건이 '미국으로 그 회사가 매각되지 않으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건데, 매각을 성사시키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내가 미국에 굉장히 훌륭한 기업 하나를 당겨왔어' 이렇게 경제 살리는 대통령으로 자기를 홍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죠. 또 관세는 지금 중국에는 상당히 큰 문제입니다. 중국 경제가 안 좋은 건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인데, 트럼프가 처음 공언한 것만큼 60%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관세를 계속 올려가면 중국은 더더욱 경제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만약에 틱톡을 적당한 협상을 통해서 넘겨주고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면 중국으로서도 아주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닐 수 있죠. 그래서 이 문제가 어떻게 가는지를 한번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어쨌든 중국은 트럼프가 지금 처음에는 좀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는 있지만 중국을 포위 압박한다는 미국의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미국의 공세를 맞받아치기 위한 조치들을 또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이 반도체의 기술을 통제하니까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점점 더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미국이 미국 기업들의 제품을 만드는 공장들을 인도라든가 다른 나라로 옮기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이를테면 애플도 지금 아이폰 만드는 공장 중의 일부를 인도로 옮기는 중인데, 중국이 그런 데 쓰이는 정밀 제조 장비의 반출을 막아버렸어요. 그래서 지금 애플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 있는 제조 시설 일부를 인도로 옮기는 게 제동이 걸렸습니다. 또,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내리는 것도 중국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잖아요? 그런데 중국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관세가 올라간 걸 좀 상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카드를 중국이 검토하고 있어요. 그래서 홍콩의 한 신문이 트럼프의 초기 유화적인 태도에 대해서 '선우후적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썼어요. * 선우후적(先友後敵) : 먼저 친구 행세를 한 다음 적이 된다 선우후적. 처음에는 친구인 척하고 나중에는 적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낸다. 그래서 중국은 그냥 일단은 트럼프가 그러니까 처음에는 맞장구를 쳐주는 거죠. 그러나 속으로는 잔뜩 경계하고 어떻게 받아칠지를 지금 대비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기술안보주의 시대, 한국이 찍히면 안 되는 이유 Q. 트럼프 시대에 미국이랑 중국 사이에 한국이 난감하게 껴 있잖아요. 이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설 자리, 살아 나갈 방도에 대해서는 참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가능만 하다면 제일 좋은 것은 양다리 전략이겠죠. 우리가 미국과 중국에서 우리한테 필요한 것만 쏙 빼내서 양쪽으로 득을 보는 게 가능하면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런 시각을 반영한 전략이랄까, 용어로는 '안미경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안미경중 전략 :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그러니까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고 경제는 중국이라는 그런 표현이 있는데 그게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잘해서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게 가능한 시대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기술안보주의가 굉장히 강화되고 있어요. 그전에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테크놀로지는 테크놀로지고 국가 안보는 국가 안보였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들도 워싱턴에 있는 어떤 정책 담당자들이나 의원들이 '야, 그런 데 투자하면 미국의 안보에 좀 손해가 갈 수도 있는데? 그러면 귓등으로도 안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위기가 트럼프가 들어서면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가들이 일론 머스크라든가 또 몇 명이 이미 트럼프의 당선에 올인을 해서 베팅을 했고,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도 트럼프가 당선되니까 수백만 불씩 싸 들고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서 마라고를 찾아가고 그랬잖아요.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합치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됐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리고 AI의 시대로 넘어왔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걸 주도하는 국가가 미국, 타이완, 그리고 거기에 이제 일본이 그 흐름에 어떤 하나의 그룹으로 가고 있어요. 한국은 거기서 약간 지금 동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AI를 끌고 가는 어떤 그 기술의 흐름 거기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들이 미국, 타이완, 일본을 위주로 한 진영으로 짜여가고 있는 좀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한국은 여기서 잘못하면 좀 빗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AI와 관련된 첨단 기술들을 중국으로 넘어가면 절대 안 되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기술로 분류하고 통제를 강화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이 만약에 중국으로 기술이 넘어가는 구멍이 될 수 있단 우려를 미국이 갖게 되면 한국은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그나마 한국이 노릴 수 있는 기회는 미국이 중국과 지금 공급망 분리를 열심히 추구를 하고 있으니까 예전에는 미국이 기술을 갖고 돈을 갖고 만들어야 되는 물건을 중국이 만들어줬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걸 중국에 못 맡기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거를 만들어줄 수 있는 나라가 필요해요.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그게 인도, 일본, 타이완, 한국 이런 나라들이 있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장점이 조금씩 달라요. 한국이 거기서 특장점을 많이 만들어내서 타이완이나 일본이 못 해내는 것들을 한국이 할 수 있어야 앞으로도 한국이 미국에 계속 수출을 하면서 우리 살 자리를 찾아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중국으로 기술이 새는 나라라고 찍히면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 수가 있어요. 그다음에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무섭게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은 기술로 붙어도 한국 기업들을 이기는 중국 기업들이 굉장히 많아요. 오히려 이제 중국으로부터 원부자재 공급이 문제가 생기면 우리 기업들이 물건을 못 만들고 수출을 못 하는 그런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트러블을 빚는 것은 우리도 감당하기는 힘들 거예요. 그러나 아무튼 어느 쪽이 더 우리가 살 수 있는 동아줄이냐? 일단은 뭐 잘 되는 쪽에 서야 되는데, 지금 미국과 중국 중에서 어느 쪽 경제가 더 잘 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될 것인가는 그 양국의 경제·증시 상황을 보면 저는 미국 쪽이라고 보고, 일단은 거기서 떨려나지 않는 게 더욱 중요한 선택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럼프 2기에 미국은 어떻게 될지, 또 트럼프 2기에 국제 질서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긴 얘기를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국이 대응을 하려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달성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결국은 우리가 우리 능력으로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 또는 포기를 해야 될 것 협상을 할 것, 이런 것들을 정리해야 되겠죠. 그래서 그걸 관철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될 텐데 문제는 그걸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그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국내 정치가 완전히 망가져 있잖아요. 그래서 트럼프 위기의 세계는 급속하게 저렇게 바뀌어 나가는데 우리가 대응을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빨리 좀 정리가 되어서 우리도 늦게나마 우리 나름대로 미국의 변화를 대응할 수 있는 그런 태세를 갖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옥지수 인턴 : 강다현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굴기"... 슈퍼 트럼피즘이 기회인 이유 - "미국에서 번 돈은 미국에서 써"... 트럼프 취임식 후 우리에게 닥칠 일 - 자동차 시장에 불어닥칠 '퍼펙트 스톰' - 한국의 생존 골든타임은 '72시간' 이제 트럼프 시대에 적응하려면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걸 줘야겠죠. 근데 그걸 주는 게 '나의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최소한 나도 이익을 보는 쪽으로 결론을 내야 된다', 이게 우리가 아마 트럼프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가 될 텐데요.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기를 좀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라고 하는 게 뭐가 있냐면, 2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이거죠. 지금 중국은 여러 가지 경제 정책, 예를 들면 정부의 통상 정책, 기업들에게 주는 보조금 정책 등을 다 봤을 때 사실 WTO에 가입할 수가 없는 나라다. 그런데 중국이 어떻게 WTO에 가입할 수 있게 됐느냐? 원래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무역 최혜국 대우를 의회에서 매년 심사하고 그걸 갱신해 주는 구조였어요. 그런데 2000년대 초반에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중 관계법을 통과시킨 뒤에는 그 절차가 다 사라지고 미국이 그냥 일단 중국에 최혜국 대우를 부여해 줘요. 그걸 가지고 중국이 WTO에 가입을 해요. * 최혜국 대우 : 무역 협정 체결 시 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는 국가의 지위를 상대 국가에 동일하게 부여 미국이 그냥 최혜국 대우를 주니까 그걸 들고 WTO에 가입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그 후에 약간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전 세계에 흘러넘치면서 저가 중국 공산품을 쓰게 된 거죠. 사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보고 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어요. 저렴하게 점점 더 품질이 좋아지고 있는, 혹은 그냥 사서 쓰고 버리면 되는 것들을 많이 줬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나 독일이나 이런 수출 기반의 제조업 경제를 가진 나라들은 지난 20년에 걸쳐서 시름시름 중국 중심의 글로벌 제조업 분업 구조에서 조금씩 조금씩 종속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하는 거죠. 사실 애초에 중국이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를 전 세계에 공급하면서 만들어졌던 어떤 자유무역의 황금기.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값싼 중국산을 사서 쓸 수 있어서 좋았던, 소비 측면에서 윤택했던 그 기간. 그게 애초에 WTO에 중국이 가입 자격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었느냐? 중국이 어마어마하게 보조금을 줘가면서 경제를 키웠잖아요. 과연 되돌아보면 시작부터 편의를 봐줘 가면서 달리게 했다라고 하는 게 지금 이 트럼프 당선인이 들어온 뒤에 대중 제재를 강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 미국 내에서의 목소리예요.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이 여기까지 흔들어 줄 건가? 이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중국에게 지금 주고 있는 최혜국 대우까지 거론할 수도 있다. 미중 갈등과 대중 견제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충분히 얻어내고자 하면 이런 부분까지 건드릴 수도 있을 거고, 중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뺏는 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이 지금 하고 있는 여러 어떤 상황들, 자국 내에서의 정책들에 있어서 변화는 좀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와 독일 같은 제조업 기반의 수출 위주의 경제들, 특히 자원은 별로 없고 정말 인적 자원을 갈아 넣어서 세계 경제 속에서 굉장히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된 무역 대국들, 이런 나라들은 중국 중심의 세계 제조업 분업 구조가 공고하게 형성되면서 사실 장기적으로 계속 밀려오던 거와 마찬가지였거든요. SBS 8뉴스 (2025년 1월 16일) 최근 중국의 철강과 화학 업계가 싼값에 대량으로 제품을 쏟아내면서 국내 업체들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더 큰 걱정은 자동차나 가전 같은 소비재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인철ㅣ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 중국산 브랜드가 품질이 좋지 않다는 그런 부분에 오해가 많아서 그런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2기를 기회로 삼아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 아니면 이제 기회가 없을 수 있다, 정말 강력하게 이 중국 중심의 전 세계 제조업 분업 체제를 흔들 수 있는 기회로 우리가 삼아야 된다고 보는 거예요. Q. 트럼프가 판을 좀 흔들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거네요? 그렇죠.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좀 힘들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여기서 격차를 벌려놓고 우리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된다, 좀 더 시간을 벌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라는 거죠.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굴기"... 슈퍼 트럼피즘이 기회인 이유 '트럼프 1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대중 제재가 없었다고 하면 지금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을 것 같냐' 이걸 생각해 보면, 중국의 수출 규모, 무역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다시피 한 게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우리한테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우리는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었죠. 당연히 우리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 5년 지나서 보면 어떤가. '힘들기는 했는데 그동안 중국이 따라오는 걸 많이 효과적으로 눌러줬네?' 이렇게 된 거예요. 특히 반도체에서. Q.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중국이랑 시작할 때 적어도 첨단 산업인 반도체 영역에서는 우리가 좀 득을 본 게 있다는 거죠? 네, 결과적으로 그랬다고 봐요. 트럼프 당선인 1기로 시계를 다시 좀 돌려보면요, 사실 그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도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에 한 회사가 더 있었어요. 화웨이가 있었습니다. 화웨이가 2018~2019년만 해도 세계 통신설비 시장을 다 집어삼키는 거 아니냐? 이런 정말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던 회사고요. 스마트폰에 있어서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트럼프 정부 때 이 회사가 사정없이 코너에 몰렸죠. 정말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단시간에 이런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몰아가는 걸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여줬단 말이에요. 화웨이의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 4천만 대였습니다. 그런데 화웨이가 딱 2년 뒤인 2021년,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 원년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82%가 급감해요.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어떻게 해서 그때 화웨이를 이렇게 눌렀냐? 일단 수출과 수입을 다 막아요. 그러니까 미국 기술, 미국 소프트웨어, 너희들이 아직 따라 할 수 없는 미국 부품, 화웨이는 가져가지 못하게 해요.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막고요. 반대로 화웨이 스마트폰 같은 거 미국 군대 같은 데서 못 쓰게 한 건 당연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우방 국가들도 화웨이 장비는 쓰지 말아라. 그런데 그리고서 정권이 바뀐 거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화웨이가 조용히 부활을 합니다. 연간 휴대폰 출하량이 아너까지 합치면 지난해에 다시 1억 5천만 개까지 늘어나는 걸로 봐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장비, 네덜란드 ASML의 EUV 같은 것들, 이런 것들에 있어서는 중국이 분명히 제재를 당한 게 맞는데, 그 아랫단의 반도체나 그 아랫단의 스마트폰에 있어서는 분명히 트럼프 행정부 때 이렇게까지 틀어막았던 힘이 약해진 게 맞아요. 바이든 행정부는 생각한 게 그거니까요. '우리는 첨단 쪽을 틀어막는다. 기술 패권을 넘보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집중해서 중국의 힘을 뺀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그렇게 해가지고는 '봐라. 지난 4년 동안에 화웨이도 다시 돌아왔고, 중국에서 반도체 자국화도 다 했고, 이 상태로 그게 되겠느냐. 뭔가 더 큰 판으로 흔들어 줄 것이다'라고 하는 기대가 지금 있는 거죠. 제이크 설리번ㅣ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4년 12월) 첨단 기술 보호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에서도) 계속해서 지지해 나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창신반도체라고 들어보신 적 있을 거예요. 창신메모리라는 중국 회사가 있는데요, 2016년에 세워져서 아직 창립 10주년이 안 됐어요. 그런데 이 회사가 지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전 세계 D램 시장의 점유율 10%를 지난해에 돌파한 것 같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어요. 그야말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렇게 3개밖에 없는 것 같았던 그 메모리 반도체 시장, D램 시장에서 4강, 5강으로 막 너무 단시간에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거예요.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의 D램을 기준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가 안 됐거든요. 근데 연말에는 10%가 된다? 이거는 너무너무 무서운 속도인 거예요. 왜냐. 그동안 중국이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주면서 이 반도체 회사들을 키우고 있고요.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에게 중국산 메모리를 쓰면 메모리 금액의 15%를 보조금으로 주고 있어요. 그렇게 보조금을 대니까 중국의 중저가 폰들은 자기네 중국산 반도체를 안 쓸 이유가 없죠. 그야말로 자국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예요.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좁혀져 있는 상태라는 거죠.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들어와서 전반적으로 보편 관세든, 혹은 보편 관세를 벼랑 끝까지 가져가서 중국과 도달하는 모종의 어떤 합의나 타결이든, 우리 반도체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리 대신 시간을 벌어줄 거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지금 분명히 있다는 거죠. 중국 반도체들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거라는 기대가 지금 있는 거죠. 솔직히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한국의 반도체 같은 경우는 긍정적이지 않을까라고 많이 얘기가 나와요. * 보편 관세 : 모든 수입품에 대해 동일한 비율의 관세 부과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미국에서 번 돈은 미국에서 써"... 트럼프 취임식 후 우리에게 닥칠 일 이제 트럼프 시대에 적응을 하려면 '도대체 트럼프가 원하는 게 한마디로 말해서 뭔가?' 이걸 명확히 해야 되잖아요. 근데 사실 이 얘기를 본인이 늘 명확하게 얘기를 해왔어요. "기업들은 돈을 내든지 미국으로 와라." 이렇게 돌려서 다시 한번 얘기해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정치권은 사실 과거에는 '소비자로서의 유권자'에게 좀 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1기 때부터 대선을 보니까 소비자 유권자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지 않더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미국 남부에서도 가장 남부스러운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이런 보수적인 저소득 지역부터, 중서부 산업 지대 쇠락한 러스트벨트, 한때 세계 최고였던 미국 자동차·미국 철강들의 생산지. 이 동네 사람들이 결국 표심을, 대선 결과를 좌우하더라는 겁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 결국 '생산자 유권자'들에게 소구를 하는 거였고, 이 생산자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그러니까 보호무역을 내세워야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죠.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이 생각하는 건 이거예요. 'AI와 첨단 반도체에만 집중해 가지고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되돌릴 수가 있겠느냐. 그거 가지고 대중 견제가 되겠느냐. 그리고 한국 같은 우방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가고 있는데 그냥 놔두면 되겠냐. 미국에서 번 돈은 미국에 풀고 가도록 해야지.' 이게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리에게 닥칠 일이라고 보시면 돼요. 좀 더 자세하게 세 개로 나눠보자면 이겁니다. 관세를 내든지, 그게 싫으면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든지, 그것도 아니면 미국에서 돈을 버는 만큼 미국에서 뭘 사가든지. 이렇게 세 가지 얘기로 귀결되는 것이거든요.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소비도 계속해서 제일 윤택하게 할 건데 제조도 미국으로 다 가져가겠다는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거거든요. 동시에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하느냐?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가, 현대기아차가 한국에서 한국인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미국으로 가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면 이게 가능할 수도 있다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좀 흐르게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안에서 다 푼다. 미국 안에서 다 재투자를 한다고 하면요. Q. 결국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것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거네요? 그렇죠. 트럼프 당선인이 자기를 당선시켜준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게 뭘 약속했느냐. '내가 당선이 되면 당신들에게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돈을 많이 쓰겠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덜 걷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년 12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경제 장려책을 내놓을 겁니다. 여러분들 세금을 인하할 겁니다. 44%에서 21%로 내리겠습니다. 그럼 미국 정부가 쓰는 그 막대한 돈, 미국 정부가 져야 하는 그 막대한 나랏빚은 어디서 충당할 거냐. 그러니까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게 관세를 많이 매기고, 관세가 싫으면 미국에 와서 만들라고 하겠습니다.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오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도 이런 걸 했는데, 어떻게 했냐면 반도체나 친환경 에너지를 비롯한 한국의 첨단 산업들에게 대미 투자를 유도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하면서 당근을 같이 줬어요. 그게 IRA죠. 인플레이션 감축법이고 또 Chips Act, 반도체법 그런 게 다 이런 거예요. 근데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왜 돈을 주냐 이해가 안 간다는 거예요. 어차피 관세를 물린다고 하면 다 미국으로 오게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2024년 7월) '녹색 신종 사기'에 수조 달러를 썼습니다. 그건 사기입니다. 지금 관세를 진짜 물릴 거냐 아니냐에 대한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를 협상 카드로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몰고 갈 거라는 거예요. 거기서 계속 나올 얘기가 이거예요. '관세를 내기 싫으면 미국에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지어.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협조해'라고 하는 거죠. 어차피 한국인들이 뭘 만들면 그걸 사서 써줄 사람은 미국인들인데, 왜 우리가 그들에게 보조금까지 주면서 오라고 해야겠느냐? 미국이 안 쓴다고 하고 관세 가지고 딜을 하면 된다. 이게 다 사실 본인이 직접 유세 기간부터, 또 당선된 이후에도 해온 얘기들이에요. 자동차 시장에 불어닥칠 '퍼펙트 스톰' 지금 트럼프 당선인이 들어와서 가장 힘들 거라고 얘기되는 업종 중 하나가 자동차죠. 굉장히 복합적으로 어려울 수가 있는 게요, 일단 첫 번째로, '유가'가 정말 트럼프 당선인이 이야기한 대로 낮춰진다고 하면 전기차 캐즘은 길어집니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럭셔리 SUV 같은 걸로 미국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놓은 현대차로서는 상당 부분 그에 대해서 좀 더 견뎌야 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예요. * 캐즘(Chasm) : 첨단 기술 제품 개발 후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현상 그리고 두 번째, 사실 한국산 자동차는 중국하고 완전히 안 겹치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포르쉐와 중국 차는 안 겹칠지 모르지만 한국산 자동차와 중국 자동차들은 미국 시장 말고 전 세계적으로 봐도 경쟁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자면 미국 우선주의에 발맞추기 위해서 비용이 늘어난다라고 하면 중국에도 관세를 붙인다고는 하지만 너무너무 낮은 가격에서 시작하는, 그러니까 미중 갈등 속에서 디플레이션으로 버티면서 생산 과잉, 수출 과잉으로 버티고 있는 이 중국산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우리는 비용까지 더 들게 되니까 힘들어질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현대차그룹의 시무식에서 정의선 회장이 '퍼펙트 스톰'을 언급해요. 그야말로 복합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순신 장군까지 언급을 해요. 정의선ㅣ현대차그룹 회장 (2025년 1월)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또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이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어려웠던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결국은 자신의 일에 매우 몰두했고, 주변을 챙겼고, Engineering background(공학적 배경) 정신이 있었고. 내용을 얘기하자면 결국은 '거북선 잘 만들고 공학적인 어떤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헤쳐나갈 수가 있었다. 우리 본질에 집중해서 차 열심히 잘 만들자'라고 했지만 굉장히 위기감을 불러일으켜요.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계속 말씀드렸지만 미국이 위대해지려면 이게 사실 바이든 행정부 때는 첨단 반도체, AI 여기에 그게 집중됐다고 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자동차를 1기 때부터 얘기를 했었어요.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해서는 원래 한미 FTA 때문에 철폐하기로 했었던 관세를 20년이나 연장을 해놨습니다. 그래서 픽업트럭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세가 물리고 있어요.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이나 뭐 최근에도 항상 자기 치적 중 하나로 얘기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2024년 10월) (트럼프 1기 당시) 한국 트럭들에 내가 관세를 부과(연장)했어요. 내가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으면, 우리 자동차 회사들은 전부 망했을 거예요. 왜냐. '우리 자동차 산업에서 픽업트럭 진짜 중요한데 내가 한국산 픽업트럭에 관세를 매겼다' 그게 이제 사실은 철폐되려고 했던 관세를 20년 연장했다 이 얘기인데, '내가 그렇게 안 했으면 우리 자동차 산업은 다 망했을 거다' 이게 지금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경제 치적 중 하나로 얘기했던 부분이에요. 결국 2기에서도 뭔가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는 하려고 할 거고 뭔가 미국 브랜드들에게 유리한 조치들을 취하려고 할 거다. 근데 사실 그것도 일종의 협상의 카드 중 하나로 쓰일 수 있고, 그게 싫으면 미국에 와서 자동차를 만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고요. 실제로 이미 현대차나 기아차나 뭐 미국에서 많이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거를 더더더 늘려야 될 수가 있습니다. 사실 퍼펙트 스톰이 온다고 해도 현대차그룹은 그것을 '막아내겠다'는 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거기서 파생되는 일자리는 미국으로 가는 거죠. 한국 것이 되지 않는 거죠. 한국에 생길 수 있었던 일자리가 미국으로 가는 거예요. 또 하나. 혼다랑 닛산, 두 공룡이 합쳤어요. 일본 내 완성차 2, 3위 업체예요. 근데 공룡끼리 합치는 건 진짜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웬만큼 위기여서는 합의가 잘 안 되겠죠. Q. 어떤 위기였어요?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중국산 차들에 밀리는 점이 컸기 때문입니다. 일단 중국 차는 그야말로 뭐 중국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전기차들을 뽑아내고 있잖아요. 기술력도 굉장히 많이 올라왔고요. 일본 브랜드들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12%가 줄었어요. 근데 혼다랑 닛산이 결국 이 저가 중국산 전기차만큼의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합병까지 이른 상황에서 둘은 결국 뭘 해야 되겠어요? 비용을 줄여야겠죠. Q. 그 비용 절감 과정에서 생산비를 줄이려면 인건비인가요? 그렇죠. 결국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는 어려울 겁니다. 그 사람들을 모두 데려갈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당장 닛산 같은 경우에 지난 11월에 전 세계 직원 13만 명 중에서 9천 명을 해고했어요. 생산량도 20% 감축했고요. 그러니까 혼다와 닛산이 합쳐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이 세계 무역 시장의 압박감이 심해지고 있는 상태인 거예요. 그런 식의 구조조정이 사실 한국 기업들을 덮칠 수 있는 그 정도로까지의 극적인 사건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그런 모습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어요. 그럼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여기에 있어서는 굉장히 큰 물음표가 그려지는 거죠. 그러니까 한국 기업들에게는 '트럼프 2기가 기회가 될 수가 있다'고 하는 기저에도 '그럼 보통 사람들의 일자리는?' 이 물음표는 항상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요.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생존 골든타임은 '72시간' Q, 이제 곧 취임식을 하게 되면 한국이 어떻게 보면 동맹국인데, 어떤 어드벤티지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관측은, '전 세계에 10~20%의 보편 관세, 이거 정말 할까?' 이게 취임 첫날, 72시간 안에 포함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 보인다라고 하는 거예요. 일단 명령을 내리고 볼 거라는 관측이 굉장히 커요. 근데 실제로 나중에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런 식인 거죠.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팔리지도 않는데 관세 100%? '와' 했는데 열어보면 별 의미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현재 상태를 뒤흔드는 충격이 그 행정명령 속에 담겨야 되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안 그런 것들도 좀 있을 거라는 거죠. 그런데 일단 단기간에 그렇게 쫙 쏟아내고 나면 어떤 건 현재 상태를 뒤흔들 충격이고, 어떤 건 우리가 막 넘어가도 되는 거고, 어떤 건 협상을 해야 할지, 그걸 파악하는 것조차도 굉장히 빨리 해야 될 거란 말이죠. 그래서 트럼프 취임 후 72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긴장을 바짝 하면서 쳐다보고 있고요. 근데 미국이 정말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사실 미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엄청난 나라이고, 필요하면 100년 전에, 미국의 법 체계가 우리랑 많이 다른 거 아시죠? 그러니까 발굴을 막 해오는 거예요. 50년 전, 60년 전, 100년 전 법에서 지금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들을 막 발굴해 오는 거예요. 지금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건 이른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이에요. 이걸 써서 보편 관세를 일단 던질 거다라는 관측이 되게 커요. 이건 1977년에 제정된 법인데요, 한마디로 미국이 지금 국가 비상사태라고 선포하는 거예요. *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 국가 비상사태 시 대통령에게 무역 등 수입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 부여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 우리가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의회를 거치지 않고, 수출과 수입을 비롯한 일체의 대외 경제활동 규제를 대통령이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서 전 세계에 보편 관세를 일단 던질 수 있다고 할 수 있고요. 이게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두 번째 시나리오로, 트럼프 당선인이 보기에는 미국한테서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가면서, 미국으로 마약을 팔면서, 미국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뭔가 안 하고 있다고 찍은 나라들이 있어요. 이런 나라들에 대해서는 100%다. 대표적으로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무조건 관세 관련 조치가 나올 거다. 근데 우리나라는 사실 미국하고 좀 특수 관계잖아요. 우방이기도 하고 한미 FTA라고 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흔치 않은 일대일 양자 협정이 맺어져 있는 나라예요. 자유무역협정이 맺어져 있는 나라죠. 그래서 사실 한미 FTA를 재개정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 그렇게까지 할 수가 있냐고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방금 말씀드렸던 그 IEEPA를 진짜로 들고 나온다면, 지금 국가 비상사태고 그러면 아무리 한미 FTA라는 자유무역협정이 있어도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에도 당연히 보편 관세가 들어갈 수 있다고 일단 쏟아낼 수 있다는 거죠. 근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걸 누구보다 제일 잘 알아요. 온 세상이 '에이, 저 보편 관세가 될 리 없어'라고 얘기하고 있는 걸 제일 잘 알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겠어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거죠. '나는 절대 공수표를 날리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도 굉장히 강하게 나올 거고, 강한 발언들을 쏟아낼 거고, 취임 후 상반기에 정신없이 몰아칠 거다. 근데 이 시기에 우리가 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그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한국이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 이걸 보면 절대로 봐줄 리가 없다. 바이든 행정부 원년인 2021년만 해도 대미 흑자가 227억 달러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493억 달러가 돼서요, 대미 흑자가 500억 달러 바로 밑까지 왔어요. 우리나라가 20여 년 만에 미국이 다시 한국의 최대 흑자국으로 딱 올라서요.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한국이 8대 무역 적자국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가장 크게 적자를 보는 나라, 8대 적자국 중에 우리나라가 들어간다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나라부터 오진 않는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여덟 번째 안에는 올 거다라는 얘기입니다. 근데 사실 트럼프 정부 직전에 또 우리의 무역 흑자가 한 220억 달러 수준이 됐거든요. 그런데 트럼프 정부 때 이거를 확 줄여요. 어떻게 했느냐. 미국에서 셰일가스도 사들여 오고요. 그러니까 미국에서 흑자를 보는 대신, '미국에서 돈을 벌었으면 미국에서 돈을 써' 그걸 이행한 결과였어요.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 우리가 미국에서 보는 흑자가 거의 3배 가까이 돼 있어요. 그러면 트럼프 당선인은 당연히 우리에게 이 숫자를 들이밀게 될 거예요. 미국산 LNG 같은 품목들 사와야 된다고 벌써 거론이 되는데, 미국산 LNG를 사오든 뭘 사오든 우리가 우리에게 최대한 보탬이 되면서 미국에 성의를 보여줄 만한 뭔가를 최대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내놓지 않으면 안 되고, 그거를 딱 정할 수 있는 시기가 2025년 상반기 취임 이후 짧게는 72시간, 길게는 100일 사이. 이 기간에 상당 부분이 결정될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 취임 이후 이 골든타임 안에 트럼프 당선인이 엄청나게 쏟아낼 그 행정명령들 사이에 우리의 기회가 정말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우리가 우리 찾아 먹을 것은 찾아 먹지 못하고, 지금 판이 흔들리는 이때 가져야 될 자리는 갖지 못하고, 굉장한 독소 조항들을 나중에 봤더니 받아들이게 되었더라는 식의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될 진짜 진짜 중요한 시기인 겁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인턴 : 강다현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트럼프가 중국을 쉽게 못 건드리는 세 가지 인질 -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맞설 8가지 대응 시나리오 - 미중 협상의 비밀병기, 일론 머스크 - 미중 갈등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방법 트럼프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이번 취임식에 시진핑을 초대한 것은 정말 발상의 전환인 것 같아요. 예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지칭하기를 적, Enemy라고 지칭을 했어요. 그런데 적을 취임식에 부른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일 수밖에 없고 분명히 이유가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초대는 '워싱턴 스타일의 홍문연이다'라고 봐요. 홍문연이라고 하는 것이 음모와 계략이 넘치는 목숨을 건 싸움 이런 건데 마치 그런 느낌. 그래서 그 뒤편에는 큰 음모, 계략, 전략이 숨어 있는 초대다. * 홍문연(鴻門宴) : 항우가 유방을 제거하기 위해 홍문이라는 지역에서 벌인 연회.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음모가 숨은, 겉과 속이 다른 상황을 비유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뭐가 되고 싶은 거냐? 제가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뭐 2년짜리 대통령. 미국은 4년 임기이긴 하지만 연임 한 번만 하게끔 되어 있죠. 4년, 4년.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4년을 했고 지금 새로이 재선임을 했던 거지만 문제는 이번에 보면 트리플 크라운을 했습니다. 상하원, 백악관 다 공화당으로 일색한 거죠. 그런데 올 크라운을 했지만 이게 '치명적인 독'이다. 미국은 우리하고 달리 2년마다 중간 선거를 하게 되는데 미국의 최근 40년간을 보면 대선 때는 거의 예외 없이 상하원을 여당한테 몰아줍니다. 그런데 중간 선거에서는 상하원 중에 반드시 하나를 야당한테 줘서 균형을 잡는 그런 선거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는 2년 지나고 나면 레임덕이 올 수 있는 가능성. 그래서 상하원 중에 하나가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장악하게 되면 어떤 법안도 통과가 안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죠. 그럼 트럼프로서는 굉장히 조급할 수밖에 없고, 그럼 2년 안에 뭔가 성과를 낸다고 했을 때 어떤 것을 원할 거냐? 제가 볼 때는 노벨평화상, 평화 대통령 이런 걸 원할 것 같아요. 트럼프는 공명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고, 2년이란 짧은 시간 내에 뭔가 역사에 남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어떤 대통령으로 남으려고 할 때 '내가 당일에 바로 해결할게' 하는 게 몇 가지가 있었지만, 저는 주목해서 보는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우-러 전쟁을 바로 취임 당일날 정지시키겠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게 시진핑을 초대한 진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2023년 3월) (재집권하면)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재앙적인 전쟁을 해결하겠습니다. 하루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러시아하고 우크라이나가 계속 전쟁을 하지만 사실은 이것은 미국과 러시아,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 같은 그런 양상인 거거든요. 그래서 미국이 지금 재정 적자가 많이 나기 때문에 재정 축소를 목표로 내건 트럼프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전비 지원은 스톱하는 것이 맞는데, 그러면 사실 이득을 챙기는 게 있어야죠. 그래서 지금 트럼프 입장에서는 전쟁을 중단시킴으로 인해서 재정 지출을 줄이게 되고, 전쟁이 끝났을 때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전후 복구 사업이 생깁니다. 그게 4천억(약 590조)에서 5천억 달러 사이인데 이제 거기에서 돈이 생기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지금 러시아가 벌써 2년 넘게 전쟁을 하면서 서방 세계로부터 완전히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으로 모든 교역이나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가냐? 멀쩡하게 살아간다고요. 거기는 중국이라는 같은 사회주의 국가가 생필품부터 전시 물자까지를 계속 공급을 해주고 있는 거죠. 이걸 중단시키면 바로 전쟁은 멈추게 되는데, 그 결정적인 키는 푸틴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이 '우리가 더 이상 전시 물자, 생활용품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순간에 푸틴으로서는 이제 종전을 할 거냐, 말 거냐의 결정을 하게 되죠. 사실은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적인 상황을 비교하게 되면 러시아는 중국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결국 그 관계에서의 키는 중국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전쟁 종전을 위해서는 시진핑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것을 대놓고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연회에서 딜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시진핑, 취임식 불참 통보... 왜? 사실 이제 '취임식에 부른다'는 또 다른 이유는 60% 보복 관세입니다. 트럼프가 60%를 때리면 전 세계 어떤 나라든 공포에 질려서 손들고 마는데, 그걸 안 했을 경우에 트럼프의 말에 권위, 신뢰 이게 훅 떨어지게 되는 문제가 생기죠. 그래서 트럼프 1기 정부 때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라는 걸 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해서 협상을 해가지고 2년 동안 2천억 달러의 미국 상품을 구입해서 무역 흑자를 그만큼 줄여주겠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죠. 그래서 2천억 달러의 58%만 사주고 나머지는 중국이 입을 닦은 거죠. 캐서린 타이ㅣ당시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2021년 10월) 중국은 농업을 포함해 미국의 특정 산업에 이익을 주는 약속을 맺었으며, 이를 이행해야 합니다. 근데 재미난 것은 미국이 당연히 사달라고 요구해야 되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일언반구도 안 했어요. 그래서 지금 중국과의 협상에서 고율 관세를 때렸을 때, 상대가 순순히 수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그 리스크를 줄이려면 사전 조율이 필요합니다. 카운터 오퍼(Counter Offer)로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있죠. '지난번에 우리는 당신이 낙마해서 우리가 안 사준 게 아니고 코로나 때문에 안 사줬다', '그래서 2천억 달러 중에서 1천억 달러만 사준 거 나머지 1천억 달러 사들이고, 거기다가 플러스 2천억 달러 더 해서 3천억 달러를 우리가 사줄게', '고율 관세는 좀 스톱해라' 이런 식의 협상(Bargaining)을 충분히 할 수가 있죠. 그렇게 되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고율의 보복 관세를 때렸을 때 상대방의 또 다른 과격한 반응으로 인한 미국의 역충격을 막을 수가 있고, 지난번 빚 받을 거에다가 '플러스 알파'를 받게 되면 이것은 트럼프의 외교력, 협상력을 미국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가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것이 트럼프가 시진핑을 초대한 배경이라고 볼 수가 있지만 아마 이것은 서로 협상해서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또 그것을 이행 담보하는 반대급부 때문에 아마 어렵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런 의도를 이제 중국한테 전했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거기에 대해서 심각한 검토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시진핑은 응할 것인가, 그게 가장 중요한데, 1월 20일이면 중국의 구정 일주일 전입니다. 그래서 중국 같은 경우는 내부적인 행사들도 있고, 또 관례로 보면 최대의 명절쯤 해서 정상이 해외를 간다든지 이런 일은 없었어요. 그래서 그걸 아마 외부적인 핑계로 댈 거고, 정상 간에 모이면 반드시 딜이 있어야 되고 그것이 서로한테 유의미해야 됩니다. 그래서 기브 앤 테이크가 돼야 되는데 이번에 안될 거 같으니까 시진핑은 거절하는 거죠. ▲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독립 채널 론칭! 지금 구독하세요. (배너 클릭) 트럼프가 중국을 쉽게 못 건드리는 세 가지 인질 Q. 그럼 당장 취임식 때 중국한테 트럼프가 관세를 세게 안 때릴 수도 있나요? 60% 관세를 때린다는 것은 지금 이미 25%를 때렸기 때문에 85%를 때린다는 얘기인데, 85%를 때린다고 하면 이것은 뭐 수출이 안 되는 거라고 봐야 되죠. 85%의 관세가 정말 때려질 건가 하는 문제는 4년 전하고 지금하고는 상황이 좀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트럼프도 말은 세게 하지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이 정말로 아끼고 미국에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사람으로 치면 '인질'이 중국에 잡혀 있습니다. 첫 번째 인질이 애플입니다. 애플은 그사이에 인도로 공장을 많이 옮긴다 얘기를 했지만 여전히 애플의 95%가 중국에서 만들어집니다. 만약에 애플 공장이 셧다운된다는 뉴스가 떴을 때 주가가 폭락할 위험이 있고,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입니다. 테슬라가 대략 235만 대 정도 글로벌한 캐파(Capacity)를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 한 40~45% 정도의 캐파를 가진 최대의 공장이 상하이에 있습니다. 테슬라의 공장에도 그런 영업 정지 또는 제재가 들어갔을 때 테슬라 주가가 마찬가지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월마트입니다. 월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원산지를 조사해 보면 2023년 기준으로 60%가 '메이드 인 차이나'입니다. 그 '메이드 인 차이나'에 어떻게 보면 가격이 갑자기 60%가 더 올라갔다? 아이 기저귀 한 세트가 1만 원 했는데 이게 1만 6천 원이 됐다고 그랬을 때 그 충격이 굉장히 크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런 정도의 보복 관세를 때렸을 때 중국이 이제 수출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월마트의 매장이 거의 절반 이상 비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일상용품을 전 세계 최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 이외에 있다고 하면 그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없다는 거죠. 그래서 그러한 서너 가지 이유 때문에 아마도 보복 관세는 단계적으로 적어도 3단계, 4단계, 그리고 시간을 좀 두고서 하고 최종적으로 예를 들면 특정한 품목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가장 고율의 관세를 붙였다. 아마 그걸 가지고서 이제 업적, 치적으로 얘기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년 12월) 저는 관세를 믿습니다.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우리를 더 부유하게 만들어줄 것이니까요. 그런데 미국이 관세를 때렸을 때 시진핑 입장에서는 미국의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조금 약합니다. 지금 시진핑 입장에서는 중국 14억 인구의 시선이 트럼프나 미국보다 훨씬 더 무섭습니다. 위대한 중화민족을 부흥하겠다는 나라의 리더가 미국이 압박한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수용한다? 그러는 것은 이제 체면이 깎인다는 것이고, 그것은 중화민족의 자긍심에 치명적인 손상이 오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것을 액면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고, 아마도 그렇게 온다면 중국은 똑같은 비율로 60% 보복 관세를 때릴 확률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맞설 8가지 대응 시나리오 Q. 그럼 미국의 관세 압박에 중국은 어떤 대응을 할까요? 지금 중국 같은 경우는 60% 보복 관세 때리면 중국은 죽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데, 지금 중국은 내수 소비가 GDP 차지하는 비중이 한 60% 가까이 됩니다. 그러면 미국으로 수출이 0이 되는 것을 내수를 키우면 이게 다 완충이 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중국이 갖고 있는 카드는 '내수 부양을 통해서 수출 감소를 커버한다' 이게 이제 전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중국은 한 8가지 정도의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고,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첫 번째는 미국이 정말로 보복 관세를 60% 때린다고 그러면 같이 때릴 것이다. 두 번째는 환율을 절하시켜서 수출 경쟁력 약화를 환율 절하로 커버를 하고, 그리고 이제 중국 같은 경우는 수출세라는 게 있습니다. 13%가 있는데 이걸 환급을 해줘 버리는 거죠. 그러면 13%만큼 그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이런 것들을 할 수가 있고. 세 번째로는 첨단 장비 기계 부품에는 반드시 희토류 금속이 들어가야 됩니다. 그런데 이 희토류를 중국이 전 세계의 61%를 장악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이 결정적인 순간에 핵심 광물을 통제했을 때 이게 첨단 산업에 미칠 영향이 무지 클 수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중국에 진출했던 미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거죠. 그랬을 때 자본시장에 굉장히 큰 충격을 줘서,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되냐 하면 미국은 가계 소득의 70% 이상이 금융 소득입니다. 그래서 증시가 흔들려버리면 가계 소득이 확 줄어들어서 소비가 같이 주는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거죠. 그리고 반대로는 이제 미국을 약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의 우방인 국가의 기업들은 우대를 하고 미국 기업은 제재를 하는 그런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일본 기업, 한국 기업, 유럽 기업들을 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보면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우호적인 태도로 나오고 투자 유치하겠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의도인 것 같고요. 리더십의 스타일을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맨인 것 같아요. 바이든 대통령은 스파이더맨 같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몽둥이 들고나와서 다 때려 부수는 스타일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통해서 그물을 쳐놓고서 동맹이 손잡고 있다가 거기 먹이가 들어오면 잡아먹는 거미의 스타일입니다. 근데 이제 바이든의 거미 스타일 4년 동안 중국은 굉장히 괴로웠어요. 왜 괴로웠냐면 중국은 2천 년 역사를 관통하는 단 한 개의 키워드를 고르라면 꽌시(관계)입니다. 소위 말하는 휴먼 릴레이션십(human relationship)을 통해서 모든 걸 다 해결했고, 친구를 통해서 모든 걸 다 해결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미국의 어르신이 친구를 다 잘라버린 거죠. 그래서 전 세계에서 중국 좋아하는 나라가 최근 4년 동안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이게 풀린다는 거죠. 동맹의 와해가 나오게 되면 숨을 쉬게 되는 문제가 있고. 그러면 이제 시진핑은 어떤 스타일의 리더냐 하면, 제가 볼 때는 인내하고 어떻게 보면 시간의 승부를 하는 리더로 보여져요. 그렇게 보면 중국의 경우는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에 강하고, 절치부심했던 오랜 기간을 꿋꿋이 참고 왔던 그런 개인적인 성향까지 합치면 트럼프는 당장 가서 때려 부수는 소위 말하는 성질 급한 슈퍼맨, 시진핑은 밀당을 잘하는 어떻게 보면 시간의 싸움을 잘하는 밀당의 고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매도 자꾸 맞으면 실력이 는다고, 중국이 트럼프 1기 4년 동안 매를 세게 맞아봤어요. 25%를 맞아봤기 때문에 2기에서는 준비를 좀 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아세안을 통한 우회 수출 기지 확보라든지, 특히 지금 중국이 굉장히 호감을 받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를 통해 미국에 수출한다는 것을 그쪽으로 돌리는, 그런 한 8가지의 전략을 중국은 준비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닥터 키신저'? 미중 협상의 비밀병기, 일론 머스크 지금 이제 트럼프-시진핑 사이에 막후 협상을 할 사람, 그게 일론 머스크일 것 같아요. 중국과의 역할에서 트럼프의 메신저로. 결국 최고 지도자의 메신저는 양쪽에 다 신뢰가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제가 볼 때는 촉하고 신기가 무지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래서 '장사는 촉이다' 그런 말도 있지만, 공화당하고 민주당을 보면 공화당은 지금 IRA,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모든 우대 조치를 폐지하겠다는 것이고 민주당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하면 이론상으로는 일론 머스크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맞죠. 근데 이번에 기부금을 낸 거 보면 일론 머스크는 100% 공화당에 풀베팅했습니다. 언제 트럼프를 지지했냐고 그러면 트럼프가 총 맞고 난 다음번에 대통령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리스가 부상하면서 지지율 떨어지고 이제 안 될 거라는 그 타이밍에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 선언을 했습니다. 이때 최고 재벌이 선거운동하는 데 가가지고, 아마 사진을 보시면 배꼽이 다 보이도록 펄쩍펄쩍 뜁니다. 정상적인 경우엔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거기에 풀베팅한 것이 맞아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머스크가 왜 신기를 가졌느냐 하는 것은, 민주당을 그대로 지지했으면 자기 사업은 별로 플러스나 마이너스가 없어요. 근데 만약에 트럼프는 폐지하겠다고 하는데 머스크가 거기다 베팅을 해서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 트럼프는 그 공 때문에 일론 머스크의 사업을 크게 제재할 가능성이 없죠. 그리고 지금 트럼프하고는 정말 퍼스트 버디(first buddy)라고 할 정도로 트럼프의 가족 행사에 머스크가 같이 사진을 찍어요. 그럴 정도로 퍼스트 버디인데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시진핑, 리창 총리하고 만나서 속내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일론 머스크입니다. 리창 총리의 전직은 상하이 당서기였어요. 근데 머스크가 상하이의 푸둥에다가 95만 대짜리 공장을 지을 때 그때 상하이 당서기가 리창이었고, 거기서 굉장히 많은 교류가 있었어요. 일론 머스크ㅣ테슬라 CEO 전기차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습니다. 중국에서는 미래에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가 될 겁니다. 그리고 보통의 CEO들이 시진핑을 만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보면 일론 머스크는 시진핑과 악수하고 얘기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죠. 그래서 결국은 중국도 큰 딜을 하려고 하면 먼저 사전 조율을 해야 되는데 외교부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임자가 나타난 것이, 중국도 친숙하고 신뢰할 수 있고 트럼프는 당연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일론 머스크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아마 미중 관계에서 일론 머스크가 중국 출장 간다고 그러면 이건 분명히 무슨 딜이 있고 협상을 하는 거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는 아마도 미중 관계를 열었고 또 발전시키는 데 기여를 했던 '닥터 키신저'의 역할을 할 것 같아요. 헨리 앨프리드 키신저ㅣ전 미국 국무장관 - 미국 최고위급 인사 최초로 중국 베이징 극비 방문 - 미중 정식 수교를 이끈 인물 닥터 키신저가 중요한 미중의 일이 있을 때 최고 지도자의 의중을 서로 전달하는 메신저로서, 트럼프 대통령도 1기 정부 때 특사로 키신저를 보냈었고 바이든 정부도 키신저를 보냈습니다. Q. 트럼프는 중국한테 관세를 때린다고 했지만 머스크를 전면에 내세운 건 어떻게 보면 협상을 하고 싶은 속내가 담겨져 있었던 거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무역으로 중국을 좌초시킨다고 하는 것은 트럼프 1기 정부 때 이미 실패한 정책입니다. 그런데 그걸 또 들고 나왔다고 하는 것은 트럼프의 전략일 뿐이다. 그때 못 받은 빚을 빌미로 더 큰 걸 얻어내기 위한 트럼프의 전략이라고 봐야 되고, 그래서 지금 미국의 전략은 무역으로 시비를 거는 것이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 대국, 그리고 제조 대국을 무역으로 제재해서 이긴다? 이것은 어불성설이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트럼프의 전략은 무역으로 시비를 걸고, 바이든이 만들어 놓은 기술로 목을 조르고, 그리고 중국의 돈을 털어서 가는 것이 트럼프의 진짜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중 갈등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방법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정책은 굉장히 과격하고 또 어떻게 보면 큰 충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고 조건이 어떠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또 핵심입니다. 그래서 협상력이 가장 중요한데, 트럼프의 전략은 바로 시범 케이스 한 놈을 혼쭐을 내서 나머지가 겁에 질려가지고 따라오게 하는 전형적인 이런 전략을 쓰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에 있어서 우리는 첫 번째 시범 케이스가 되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굉장히 불리한 것이, 바이든 정부 때에 소위 말한 친구, 미국의 우방이라는 것은 그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었습니다. 장사꾼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친구의 개념이 다릅니다. 첫 번째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무역수지 흑자 많은 나라, 나쁜 나라. 두 번째는 미국이 재정 적자가 많이 나는데 이 재정 적자를 도와주지 않고서 방해놓는 자, 나쁜 자. 그래서 미국의 국채를 계속 안 사고 팔아 치우는 자, 나쁜 자. 세 번째가 미국 군대를 주둔을 했는데, 거기에 주둔군 비용을 안 올리거나 깎자고 하는 나라, 나쁜 나라 이렇게 돼 있어요. Q. 한국이 상당수 속하네요? 그 세 가지의 다가 우리가 해당이 될 수 있고, 트럼프의 특징이 죽은 권력하고는 절대 얘기를 안 한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가 다 동이 났다는 것이, 전 세계 정상들 외교들이 다 거기서 협상하려고 회담하려고 갔는데 우리는 갈 사람도 없지만 가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리한 조건이에요. 그래서 우리로서는 먼저 트럼프의 예봉을 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역대 사상 최대로 대미 흑자가 많이 났습니다. 무역수지 흑자를 빨리 줄여야 됩니다.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이고, 그중 하나가 수입을 늘리는 것인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이 더 많이 유전 개발해서 석유 더 많이 팔겠다는 겁니다. 우리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동이 아니라 미국산 석유나 천연가스를 대거 늘림으로 인해서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는 방안, 이걸 빨리 감안해야 되고, 그리고 국채를 파는 것은 우리만 판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팔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조금 세이프 할 수가 있고. 그러나 주둔군 부담금 문제는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가 바로 타이완입니다. 타이완이 지금까지 산 미국으로부터 산 무기가 대략 한 890억 달러(약 131조 원)에서 900억 달러 가까이 됩니다. 40년, 50년 동안 산 무기가 그 정도인데 한 방에 6분의 1 되는 15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사겠다고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이 얘기를 해요. 트럼프가 중시하는 방산 기업들이 이득이 나게 됐을 때, 이게 트럼프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한 가지의 대안이 됩니다. 우리로서는 나라를 지켜야 되는 문제가 있으면 미국으로부터의 방산 물자 구매를 예전보다 좀 당긴다든지 이런 걸 통해서 타이완이 하는 것처럼 무역수지 흑자를 빨리 줄이는 것이 어떻게 보면 트럼프의 시범 케이스에서 한국이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우리한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망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지금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우리 무역 흑자의 가장 큰 품목, 중요한 품목을 2개만 꼽으라면 하나가 반도체고 또 하나가 배터리와 전기차입니다. 근데 문제는 반도체에 필요한 원자재의 4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배터리를 만든 전기차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품인 배터리의 소재는 거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미국을 제재하기 어려운 중국이, 예를 들면 미국에 전기차하고 배터리를 대량으로 수출하는 한국을 제재해 버리면 배터리의 원자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았을 때 그 충격은 한국에도 오지만 미국도 같이 오게 되는 거죠. 핵심 원자재에 대한 보복 수단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 거기에 한국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 이거 조심해야 됩니다. 우리가 제일 조심해야 되는 것은, 그런 말이 있습니다. '원숭이 길들이려고 닭을 잡아서 피를 보여준다.' 사드 사태 때 2017년은 우리가 닭이었고,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전쟁하면서 거기 닭은 대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미중의 3차 전쟁에서는 한국이 닭이 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 두 가지가 만약에 문제가 되면 우리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이 오게 되고, 그래서 무역에서 흑자가 줄어들거나 적자로 반전하는 순간에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이 대폭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국내 경기가 굉장히 나빠지게 되고, 또 무역에서 돈을 버는 나라가 거기서 적자를 내게 됐을 때 한국의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돈들이 빠지게 되면 이것은 굉장한 외환 리스크까지 오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은 이제는 OEM 공장으로서의 역할은 끝났다고 하더라도 원자재 공급망으로서의 중국은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절절히 원하는데 없는 것, 중국도 절절히 원하는데 없는 것이 한국에는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반도체예요. 미국은 반도체 기술은 세계 최강, 최고인데 반도체 공장이 없습니다. 생산을 못 해요. 근데 중국은 반도체 공장은 넘치는데 기술이 없어서 생산을 못 합니다. 근데 한국은 공장도 있고 기술도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어떻게 보면 생존의 비결이기도 한데 지금 AI가 난리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주식은 엔비디아. 엔비디아 칩에다가 반드시 HBM(High Bandwidth Memory)이라는 메모리가 붙어야만 작동을 하게 되는데 만약에 우리 SK하이닉스가 독하게 마음먹고 오늘부터 엔비디아에 HBM 칩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하는 순간 엔비디아가 매출이 0이 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중국은 지금 HBM을 미국이 수출을 못 하게 해서 지금 속이 타들어 갑니다. 미국은 자기네가 기술도 있고 하지만 뭘 만들 수가 없어요. 반도체가 첨단 산업처럼 보이지만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됩니다. 우리도 지금 1인당 소득 3만 3천 달러대에도 3교대가 안 되는데 8만 2천 달러대에서 3교대가 되겠냐는 거예요. 40년, 50년 전에 집 나간 그 제조업이 보복 관세 60% 때려준다고 해서 돌아올 수 있냐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결국 우리로서는 미국이라는 시장, 미국이라는 안보 이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연히 이것은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관리해야 되지만 또 하나 놓고 보면 미국에 팔기 위한 원자재의 공급이 석유처럼 중요한 원자재가 중국에서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하고 중국하고 우리가 한쪽을 선택해야 되냐 하는 건데 그 부분은 그런 것 같습니다. 균형, 소위 말하는 선비의 비판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잘했고 못했고를 가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우린 상인의 균형 감각이 필요해요. 지금 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중국입니다. 전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 중국이고, 전 세계 최대의 핸드폰 시장, 노트북 시장, TV 시장이 중국입니다. 근데 거기는 우리가 안 들어가고 미국으로만 팔자고 하면 그 시장을 포기해야 돼요. 그래서 우리로서는 의리를 따르면 돈이 울고, 돈을 따르면 의리가 우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균형점을 찾는 것, 그것이 외교고 리더들의 혜안이죠.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왼발 잘 쓰는 사람, 왼발잡이 선수 많습니다. 오른발 잘 쓰는 사람, 오른발잡이 선수 많죠? 그러나 고수는 왼발, 오른발 다 잘 쓰는 거죠. 손흥민 선수가 바로 그런 선수잖아요.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하고 중국이라는 나라 사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는 지리적으로 뗄 수가 없고 하나는 경제적으로 안보 상황에서 뗄 수 없는 두 가지인데, 어느 것 하나도 우리로서는 버릴 수가 없고 그것을 흑백 논리로 소위 말하는 선비의 비판 정신으로만 선택하게 되면 잃어야 되는 게 너무 크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선택을 잘 균형 잡으려면 우리 레버리지(Leverage)가 있어야 됩니다. 상대한테서 뭔가를 해서 협상(Bargaining) 할 수가 있어야 되는데 거기에 한국이 천행으로 40년 전에 할아버지의 혜안이 한국한테 그걸 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한반도가 2천 년 중에서 지금 가장 최고의 무기를 가진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로 어떻게 레버리지를 거냐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 1등 한다고 해서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눈 팔면 훅 가는 겁니다. 근데 이것을 잘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사실은 후손에 대한 의무일 것 같아요.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최흥락, 정유민 인턴 : 강다현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일본 대규모 구조조정의 미스터리 - '마도기와 오지상'의 출현 - 일본의 구조조정이 가져올 혼란 "기업 붕괴" & "가족 붕괴" - 일본식 고용의 붕괴 도쿄상공 리서치 통계를 보니까 작년 11월까지 해서 희망퇴직, 조기퇴직이죠. 구조조정의 형태가 희망퇴직자, 조기퇴직자를 모집하는 건데 이거 모집하고 있는 회사가 53개사가 거의 한 1만 명 가까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일본에서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경기가 아주 나쁠 때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2008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라든지 아니면 2011년에 동일본 대지진 때 이럴 때처럼 확실한 경제적 최악이 있을 때만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는데, 최근에 이렇게 구조조정 많이 했던 때가 언제냐 하면 4년 전에, 그러니까 2020년, 2021년이었습니다. 굉장히 많이 구조조정을 했는데 이때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 코로나19에 비해서 그 정도 경제 충격이 있었던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명목상 봤을 때 일본 경제는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주가가 4만 엔에 육박하고 있죠. 니케이 평균 주가지수가. 제가 3만 8,915엔이라는 숫자를 항상 외우고 다니는데 왜냐하면 이 3만 8,915엔이 1989년 12월 29일 종가, 그러니까 버블기 때 가장 많이 올라갔던 주가예요. 30년 동안 그걸 회복을 못하다가 2024년에 그 전고점을 넘어섰거든요. 또 일본에서 아베노믹스 할 때 꿈의 숫자, 아베노믹스가 목표로 했던 명목 GDP가 600조 엔입니다. 근데 2024년에 600조 엔 넘어섰거든요. 그래서 일본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는 두 가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지금 4년 연속 일본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다. 우에다 가즈오ㅣ일본은행 총재 (2024년 11월 1일)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인 데다 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계속 상회할 것.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긴 하지만 경기가 그렇게 나쁜 건 아닌데 그러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기업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걸까. 이게 하나는 미스터리고요. 두 번째는 아마 들어보셨겠지만 일본이 지금 일손 부족이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한쪽에서 이렇게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또 인력 감축을 이렇게 하려고 하는 건 굉장히 모순된 행동이잖아요. 일본 기업들이 너도나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진짜 이유? "임금 인상의 후폭풍" 일본이 지금 실업률이 2%대에요. 보통 우리가 3~4% 실업률을 완전 고용이라고 하거든요. * 완전 고용 : 일을 할 의사와 능력을 갖추고 취직을 희망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전부 고용되는 상태. 즉,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완벽히 일치하는 상태를 뜻함 그러니까 일자리가 너무나 많고 보통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취업 활동 시작해서 4학년 여름방학이 되면 내정을 받는데 지금 일본의 대학생들 내정률이 98%가 넘어요. 그러니까 일할 의지와 능력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유효 구인 배율이라는 통계치가 있습니다. 유효 구인 배율이 뭐냐면 구직자 1명당 일자리 개수인데 지금 일본의 유효 구인 배율이 1.2가 넘어요. 그러니까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1.2개가 있다는 소리죠. 이렇게 일자리가 풍부해서 지금 일본에 인력을 구하지 못해서 일손 부족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못 구해서 도산하는 기업들이. 그런데 기업들이 한쪽에서는 인력 감축을 한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일 수 있는데, 이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임금 인상 때문입니다. Q. 저번에 출연하셨을 때 춘투만 하더라도 이제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기도 하고 좀 선순환 구조를 갖춰가는 것 같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은 또 좀 안갯속으로 빠지는 듯하네요? 2023년에 춘투의 임금 인상률이 3.58%. 이게 1994년 이후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3% 넘은 숫자거든요. 근데 2024년에 춘투의 임금 인상률이 5.1%예요. 이거는 1991년 이래 3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렇게 임금 인상을 할 수 있었던 거는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거기서 생산하고 판매하고 수익을 올려서 또 엔 환차익을 누릴 수 있었고 또 수출 대기업들도 수출이 잘 돼서 수익이 많이 늘어나서 임금을 올릴 수 있었지만, 문제는 내수 중심의 중견, 중소기업들은 그런 혜택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거죠. 오히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서 굉장히 실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올리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왜? 다른 기업들이 다 임금을 올리는데 우리만 안 올리면 안 그래도 지금 일손 구하기가 힘드니까 그야말로 임금을 안 올리면 일손 부족 때문에 도산하는 상황이 올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직원의 임금을 올리는 대신에 어떻게든지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돼요.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회사에 있는 사내 실업자들을 좀 정리하자는 거예요. 일본에는 사내 실업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사내 실업이 뭐냐 하면 정규직 직원인데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 거예요. 그냥 월급 루팡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러니까 일본은 기본적으로 장기고용이다 보니까 처음에 뽑을 때는 경기 상황이나 회사의 어떤 사정에 따라서 필요해서 뽑았는데 이게 10년, 20년 지나고 나서 본인의 어떤 능력 부족도 있고 그다음에 어떤 기술 변화에 적응 못하는 것도 있고 또 기업의 어떤 방향성이 바뀌면서 미스 매칭이 일어나면서 사실상 일이 없는 겁니다. 원래 일본은 옛날에 이 사내 실업자를 '마도기와 오지상(まどぎわ おじさん)'이라고, 마도기와가 뭐냐 하면 창가라는 뜻이거든요. 마도기와 오지상은 창가에 앉아 있는 아저씨, 그러니까 출근해 가지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냥 퇴근하고. 경기가 좋을 때는 사내 실업자가 그래도 사라집니다. 근데 경기가 안 좋아지거나 침체가 길어지면 사내 실업자가 점점 늘어나요. 2025년에는 사내 실업자가 500만 명 정도 될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의 심각한 사내 실업자의 대부분이 1980~1990년대에 들어오신 분들이에요. 그러니까 연공서열 임금 제도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많다 보니까 지금 50~60대들은 굉장히 고액 연봉자죠. 그런데 사내 실업 상태인 거예요. 결국에는 이 부분을 정리해야 된다. 그래서 사내 실업자들이 지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일본 기업들이 너도나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진짜 이유? "인재 리밸런싱(rebalancing)" 또 하나는 기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흑자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상장사들 보면 한 90%가 사실은 흑자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 감축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인재의 리밸런싱이라고 이야기를 하죠. 그러니까 사람은 부족한데 그냥 사람이 부족한 게 아니고 필요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제 구조조정 대상이 나이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9세 이하를 포함해서 일본에서 연령 제한 없이 희망퇴직, 조기퇴직을 모집하고 있는 기업이 지금 40% 넘었거든요. 일본에서 이렇게 40%가 넘은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만큼 인재의 리밸런싱(rebalancing)을 하는 거죠. Q.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때문인 건가요? 맞습니다. 인력을 교체한다는 게 그냥 사람이 부족하다는 게 정말 누구라도 좋으니까 와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한 스킬러들, 그러니까 특정한 기술이 있고 특정한 지식이 있는 노동자들이 필요한 거죠.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그게 이제 예전에 어떤 일본 기업들의 인력 수급과는 좀 차이가 있는 거죠. 지금 가장 구조조정을 많이 하고 있는 기업들, 업종을 보면 전기기기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어요. 지금 희망퇴직, 조기퇴직 모집 인원의 한 25% 정도가 이 전기기기 업체인데, 이 전기기기라는 게 우리가 어떤 걸 떠올리면 되냐면 발전기, 변압기, 터빈 뭐 이런 거 만드는 기업들이에요. 사실 이 전기기기 업계는 구조적인 문제가 좀 있어요. 왜냐하면 예전에는 완제품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수출을 해서 성장을 했었고, 중국이 성장하고 난 다음에는 장비나 재료 등을 중국에 공급하고 중국에서 조립을 하거나 이런 식으로 또 사업을 했는데, 그 구조가 이제 끝이 난 겁니다. 즉, 중국이 성장해서 중국에서 이미 그런 것들은 다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심지어 지금 중국에서 기술적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지금 중국 경기가 안 좋아서 중국에 생산된 과잉 생산된 것들을 지금 밀어내기를 하고 있거든요. 지금 일본에서 만들어서는 가격 경쟁력이 전혀 없는 거죠. 그다음에 두 번째가 15% 정도 차지하는 IT 통신 관련 업종입니다. 제가 최근에 일본에 있었는데, 일본에 유명한 IT 관련 기업의 인사 담당자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기업이 한쪽으로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한쪽으로는 IT 고급 인력을 못 찾아서 계속 애를 먹는 그런 상태였어요. "한국에서 좀 유능한 IT 인재들을 좀 많이 받고 싶다" 이런 얘기를 제가 들었는데 그만큼 어떻게 보면 모순될 수 있는데 한쪽으로는 인력 감축을 하면서도 한쪽으로는 지금 이 산업 구조에 필요한 인재들을 계속 흡수하는 그런 식의 흑자 구조조정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Q. 결국에는 일본 경제도 경제지만 산업 구조 전환 타이밍의 구조조정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전기기기 업계라든지 IT 통신 업계들은 산업의 어떤 구조적인 변화에 맞춰서 변화하는 거고요. 여기서 한 가지 더. 일본은 IT 혁명에서는 뒤처졌지만 AI 혁명에서는 어찌 됐든 선두에 서야 된다는 굉장히 절실함이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은 줄여도 한 사람이 AI를 몇 대 다루고 그렇죠. 그렇게 일을 하면 훨씬 생산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잘 맞물려서 돌아간다면 일본 기업들은 굉장히 경쟁력을 회복할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구조조정이 가져올 혼란 "기업 붕괴" & "가족 붕괴" Q. 이렇게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까요? 이제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조금 정체돼 가는 상황에서 이제 인력 감축을 하고 있는 거죠. 구조조정을 만약에 하게 되면 크게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요. 긍정적인 효과는 이런 거죠. 지금 안 그래도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인구가 15년째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각 기업도 전부 다 인력 나이대별 구성을 보면 역피라미드 구조인 곳이 굉장히 많아요. 그러니까 신입사원들은 얼마 안 되는데 위로 올라가면 간부급들은 굉장히 많고, 그런데 연공서열 임금 제도다 보니까 간부들은 또 굉장히 고액 연봉자고. 이러한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적절히 정리가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대신에 이렇게 인력을 줄이면서 또 동시에 '하타라키 카타 카이카쿠(働き方改革)'라고 '일하는 방식 개혁', 지금 일본에서 굉장히 핫한 키워드인데요. 주 4일 근무하면서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까 또 거기에는 IT라든지 IT 관련 투자라든지 DX라고 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하게 결부돼 있습니다. 만약에 부정적인 효과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IT 투자와 DX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력 감축은 오히려 이런 일이 될 수 있죠. 그러니까 똑같은 일을 해야 되는데 사람이 줄어드니까 남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되고 노동 강도는 더 세지고, 쉽게 얘기해서 밤마다 야근해야 되고 굉장히 심신이 지친 상황에서 결국에는 그렇게 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인력 감축이라는 게 결국에는 생산성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될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고요. 지금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잘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전통적인 일본식 고용이라고 하는 게 지금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게 결과적으로 저출산 고령화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일본식 고용이라는 게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가 장기고용. 우리가 종신고용이라고 하는, 두 번째가 이제 연공서열 임금 제도, 세 번째가 기업별 노조. 이 세 가지인데 종신고용은 죽을 때까지 고용한다는 뜻은 아니고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사원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년 때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뜻이고, 연공서열 임금 제도는 나이하고는 상관이 없고 사실은 근속연수에 따라서 승진이나 승급이 결정되는 제도고, 기업별 노조는 이제 산업별 노조, 금속노조 이런 게 아니라 기업마다 한 단위로 해서 노조가 있는 건데 지금 제가 말씀드린 이 모든 거는 계약서에 써 있지 않습니다. 그냥 관행적인 거예요. 그냥 그런 문화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붕괴될 수 있어요. 지금 그게 붕괴되고 있는 거죠. 왜냐하면 기업들이 희망퇴직, 조기퇴직 모집자 받아서 구조조정을 하고 이러면 본인은 장기고용, 종신고용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지만 사실은 그게 지켜지지 않은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기냐면, 일본식 고용이라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제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게 일본의 사회적인 세이프티넷, 안전망 기능을 그동안 해왔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의 가족 구성을 보면 아버지는 정규직 노동자, 어머니는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그렇게 해서 더블 인컴으로 가정 경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더블 인컴(double income) : 부부의 맞벌이를 통해 얻어지는 두 가지의 소득 그래서 일본의 정규직, 비정규직 비율을 보면 6 대 4 정도 됩니다. 한국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갈등이 적은 이유는 이 40%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여성들이에요. 주부들입니다. 그러니까 가정의 주 수입원은 남성이고 여성들이 파트타임으로 부수입원을 올려서 그렇게 합쳐서 가정 경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30년 동안 임금이 오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굴러갈 수 있었던 거는 더블 인컴이 자연스럽게 기능을 했기 때문인데, 지금 일본에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되고 하면서 젊은이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이 구조가 이제 깨지는 거죠. '고용 안정' vs '기업 혁신'... 일본 기업들의 고민 Q. 기업 입장에서는 그런 구조 전환 작업을 하는 게 맞는 흐름이죠?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이거랑 똑같은 거예요. 내 개인의 입장에서는 저축이 바람직하죠. 그런데 사회 전체가 저축을 하면 소비가 위축이 되죠. 기업 한 곳 입장에서는 효율을 중시해서 직원들을 과잉 고용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잡 셰어링을 통해서 일자리를 나누고 임금을 올리는 게 사회 전체의 어떤 세이프티넷으로 기능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사실 그런 부분과 전체의 합이 다르다는 그런 문제가 있죠. 그렇지만 비정규직으로 시작을 하게 되면 주택수당이 나오거나 하는 경우는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높은 집세도 내야 되고 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집을 또 사기도 어렵죠. 주거가 안정되지 못하고 내년, 내후년에 어느 직장에서 일할지 모르고 그 고용이 불안정하면 또 주거의 불안정하고 연결이 됩니다. 그런데 주거가 불안정하고 고용이 불안정하면 또 결혼을 또 미루게 되고 결혼을 미루게 되면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도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젊은 층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뭐 먹고는 살지만 결국에는 계약직이다. 1~2년 뒤에는 어느 직장에서 일할지 모른다. 어디에 살지도 모른다.' 그러면 당장 30년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살 수도 없고 결국에는 적은 월급을 받아서 높은 집세를 내고 그달 벌어 그달 사는 식의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보통 고용이 불안정하면 주거가 불안정한 것과 연결이 되고 결국에는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게 되고, 우리처럼 또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혼외자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결혼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출산율이 올라갈 수 없거든요. 최근에 안정적인 직장과 안정적인 주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규슈라는 지역입니다. 왜냐하면 규슈에 최근에 대만의 TSMC 반도체 기업이 진출하면서 이 TSMC 주변으로 일본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이주를 했어요. 굉장히 많이 이주를 했고 또 고급 인력이다 보니까 급여가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높습니다. 2024년 2월 24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TSMC 제1공장 개소식. 사진 : 연합뉴스 그러다 보니까 일본 전역에서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또 대만에서 이주하는 반도체 기술자들도 있고 규슈 전체가 활기차다 보니까 지금 비즈니스 호텔들도 막 생기고 있고 니토리 같은 생활잡화 체인도 들어왔고요. 사람이 모이고 병원이 생기고 학교가 생기고 막 활기차게 되면서 지금 규슈는 실리콘 밸리를 본따서 실리콘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거든요. 반도체 섬을 만들겠다 그래서 거기에 인구가 몰려들고 최근에 출산율에도 의미 있는 반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안정적인 직장에서 높은 급여를 받고 또 주거가 안정이 되다 보니깐 출산율이 조금씩 조금씩 꿈틀거린다는 거죠. 이런 사례를 생각해 보더라도 일단 이 고용 안정 그리고 주거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이런 식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거는 또 노동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에는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이 굉장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결국에는 사회 안전망 기능을 약화시키면서 저출산 고령화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는 그런 우려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일본 기업들은 '일본 기업이 세계 최고인데'라는 생각이 있어서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그런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본 국민들 전체가 다 각성을 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뒤떨어져 있었는지에 대해서 체감을 했죠. 왜냐하면 해외에서는 앱으로 백신도 맞고 신청도 하고 하는데 일본은 전부 종이로 했었잖아요. 그 충격 때문에 그 이후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해야 된다는 컨센서스가 있어서 기업들도 지금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업무에 AI 도입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구조조정도 하고 인력도 재배치하고 이런 것들을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정부도 그러한 기업들에게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주고 있고, 어떻게 보면 관과 민이 하나가 돼서 AI 혁명을 일본이 주도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진짜 무서운 건 첨단화로 무장한 '고품질 중국 제조' - "미·중 경제 성장률 올해 더 부진"... 한국, 적신호 켜졌다 - "소비 감소에 내수 악화"... 국내에선 돈 안 쓰는 기업들 - 허리띠 졸라맨 정부... "상저하고 기대 어려워" 중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뭐 같으세요? 아마도 제가 보기에는 물건을 안에서 많이 만드는데 안 팔리고 남은 물건들이 남아돈다. 그리고 아파트나 집이나 상가 이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역시 안 팔리고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런 문제일 것 같거든요.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은 과잉 공급이에요. 과잉 생산.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책 당국은 제가 보기에는 선택지가 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는 남아도니까 덜 만드는 거예요. 남으니까 덜 만들어야죠. 근데 그러면은 무슨 일이 생길까요? 우리는 이미 그걸 경험을 했어요. IMF 때. 과잉 생산 설비였대요. 그래서 남아도는 설비 문 닫게 하고 부실한 기업들은 구조조정 시켰어요. 그러니까 실업자가 급증했죠. 그러면 어떻게 되죠? 그때에도 국민들이 굉장히 힘들고 불만이 높아지고 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과 공산당의 최대 목표가 뭘까요? 중국 경제 성장률 수치를 높이는 것? 저는 아닌 것 같아요. 그건 사회주의 국가의 선택이 아닐 거예요. 특히나 지금처럼 시진핑이 오래 집권하고 싶어 할 때는 더더욱 아닐 것 같아요. 그러면 정말 원하는 거는 아마도 "시진핑 잘한다. 공산당 잘하네" 이런 얘기를 듣고 싶은 걸 거고 가장 두려워하는 건 "이게 뭐야, 살기 너무 어려운데. 실업자가 많은데" 이런 것일 거 같아요. 그러면 생산을 줄이고 구조조정 하는 걸 선택하는 건 좀 어려워 보이지 않으세요? 공장 문을 닫게 하고 실업자를 늘리고 그러면 남는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어요. 남아도는데요. 그럼 그거를 바깥으로 쏟아내는 거죠.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수출을 하는 겁니다. 사실은 여러분들이 도와주고 계세요.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싸다고 그 플랫폼들을 통해서 중국 제품들을 직수입해서 쓰고 계시잖아요. 어떤 품질 기준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제품들을 싸다는 이유로 많이 쓰고 계신 거예요. 급기야 신세계그룹은 중국 알리바바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중국의 수출은 실제로 2023년에는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였는데 2024년에는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그러니까 2023년에 비해서 2024년 중국 경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굉장히 부진했던 수출이 다소 좀 살아나고 있다는 거였어요. 진짜 무서운 건 첨단화로 무장한 '고품질 중국 제조'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중국 당국의 지원입니다. 그냥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에게 맡겨놓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중국 당국이 요즘에 뭘 하고 있냐면, 혹시 뉴스에서 그런 거 보셨을지 모르겠어요. 중국 정부가 특별국채를 발행한다 이런 겁니다. 채권을 정부가 찍어내서 돈을 빌리는데 만기가 수십 년이에요.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규모가 수백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펀딩한 돈을 가지고 정부가 뭘 하겠다라고 하냐면 이런 용어가 있어요. '질적 생산력 강화'와 '고품질 발전'이에요. 근데 이름 안에 생산력 이런 게 들어갔으니까 왠지 좀 많이 만들겠다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근데 그 앞에 수식어가 있잖아요. '질적', '고품질' 이걸 왜 붙였을까요? 원래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어요. 굉장히 싼 제품을 전 세계, 특히 선진국 소비 시장에 공급을 하면서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서 쓸 수 있게 도와줘 왔거든요. 그런데 중국이 이제 뭘 선언한 거냐 하면 '우리는 수출을 늘리고 싶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우리가 투자도 할 거야. 정부 주도로.' 그런데 '우리가 만들어서 수출을 하고 싶은 제품은 그동안에 우리가 많이 만들었던 그런 저부가가치 공산품이 아니야. 우리는 질 좋은 제품을 만들 거야.' 가령 이런 겁니다. 로봇, AI, 전기차, 배터리, 항공우주, 첨단 화학. 근데 이런 산업들은요, 중국이 잘하고 싶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이미 선진국들, 그리고 우리나라도 잘하고 싶어 하고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분야거든요. 그럼 결과는 뭘까요? 해외 수출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막 쏟아져 나오고 선진 기업들 또는 서방 기업들, 우리나라 기업들과 치열하게 이제 맞붙는 거죠. 왕촨푸ㅣ비야디 회장 전에는 우리가 외국 차를 해체해 그들의 기술을 배웠지만 이제는 외국인들이 중국 차를 해체해 전기차의 빠른 발전 비결을 알아내려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있는 LG의 이런 데이터 같은 것들을 보면 이미 꽤 전부터 수출을 많이 하는 동남아, 중남미,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이런 지역으로 중국의 가전 기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었거든요.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그 결과는 저의 예상으로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 될 겁니다. 중국 기업들이 빨리 나가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빨리 죽지 않을 거예요. 왜냐고요? 뒤에 중국 공산당이 있거든요. 받쳐줄 거예요. 돈을 계속 찍어낼 수 있으니까. 중국 정부가 특별국채를 찍어내서 이러한 쪽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해외 수출을 늘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남아도는 물건을 해외로 쏟아내겠다라고 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라고 한다면 저가 공세와 첨단 산업 경쟁에서 우리 경제와 우리 수출 기업들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매우 격화된 중국 기업들과의 싸움을 오랫동안 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미·중 경제 성장률 내년 더 부진"... 한국, 적신호 켜졌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중국의 경제 체력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는 2024년보다 2025년에 경제 성장률이 상당폭 떨어질 수 있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되는 겁니다.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한 번씩 경제 전망을 하는데 가장 마지막에 한 수정 경제 전망은 2024년 11월에 발표를 했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했냐면 2024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2%, 2025년이 1.9%, 그리고 2026년이 1.8% 정도 나올 것 같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많은 언론에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아, 이제 한국은행조차도 내년에 한국 경제 성장률이 2%가 안 된다고 하네.' 그런데 사실 이거는 보고서의 제목만 보신 거예요. 한국은행의 전망 보고서를 보면 보고서의 맨 앞단에 있는 가정과 전제가 이런 거예요. 트럼프가 한국에 보편 관세를 매기기는 하는데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는 시기가 2026년 1월부터. 근데 트럼프는 2025년 1월에, 조금 있다가 이제 취임하거든요. 근데 1년 있다가 우리나라한테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다? 어떻게 들리십니까. 저는 그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관세를 매기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 아니에요. 동시에 한국은행 전망 보고서의 뒷부분에 보면 '이러이러한 상황이 되면 우리의 전망 수치가 좀 달라질 것 같아'라고 하는 설명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두 가지 정도를 제시를 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지는 영향이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러-우 전쟁이나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지정학적인 불안이 빨리 해결될 수도 있고 또는 금방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는데 만약에 금방 해결이 안 되면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정도 떨어지는 영향이 생길 거다. 또는 그 반대편으로 관세 전쟁도 심해지지 않고 전쟁도 빨리 끝나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제가 한 가지 말씀을 안 드렸죠. 계엄과 탄핵 국면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드렸어요. 11월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이 나오고 나서 계엄과 탄핵 국면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 상황은 전혀 고려가 되지 않은 거예요. 그럼 그 효과는 어느 만큼 될 것이냐. 그 효과도 우리가 고려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사실은 2025년 경제가 쉽지 않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큰 틀에서 보면 지금 한국 경제의 흐름은요, 수출은 그나마 2024년에 좀 좋아졌었는데 다시 둔화되고 있어요. 2024년 내내 우리는 2023년 4분기에 정점을 찍었던 수출 둔화를 지금 경험해 오고 있었어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2025년은 어떨 것이냐. 우리 수출을 놓고 보면 우리 수출의 3대 주력 수출 품목은 첫 번째 반도체, 두 번째 자동차, 세 번째 석유 화학입니다. 반도체는 제가 업종 애널리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가 앞으로 좋을 거다, 나쁠 거다라고 말씀드리는 건 주제넘은 일이에요. 하지만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로서 이런 말씀은 드릴 수가 있어요. 반도체가 어디에 들어갑니까? 대개 스마트폰, 태블릿 PC. 그러면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 소비자들은 어떨 때 반도체가 많이 들어간 이런 내구재 소비재들을 많이 살까요? 경제가 좋을 때일 거 아니에요. 근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G2 국가인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심하지는 않지만 2024년보다 2025년에 떨어진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 같다. 그러면 2024년보다 2025년에 반도체가 들어가는 내구재 제품이 더 많이 팔린다? 이거는 좀 어색한 논리입니다. 두 번째는 자동차예요. 현대기아차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 어디죠? 미국입니다. 근데 미국이 안 좋다잖아요. 마지막으로 석유화학. 요즘에 석유화학은 더 이슈죠. 왜냐하면 중동 국가, 중국에서 석유화학 공장을 많이 지으면서 이 공급 과잉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든 석유화학 제품을 팔 곳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까 이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들은 지금 '돈이 부족해, 위기야'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방금 말씀드린 우리나라의 3대 주력 수출 품목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래프를 그려보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건 무슨 이야기가 되냐면 2023년 하반기 이후 우리 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것은 우리 수출에 있어서 광범위하게 여러 품목과 업종이 좋아져서 수출이 늘었다라기보다 몇 개 업종이 마치 멱살 잡고 끌고 가듯이 수출을 끌어올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3대 주력 수출 산업과 업종이 2025년에 2024년보다 수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라고 한다면 사실은 수출은 둔화되는 흐름인 거죠. 그렇게 예상하는 게 제가 보기에는 자연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예상이 아니라 소위 경제 전망을 한다라고 하는 KDI, 한국은행, IMF 거의 모든 기관이 한국 같은 경우에 2024년보다 2025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낮게 잡고 있습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되냐면 한국은행이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1.9%는 뒤에 달아놓은 시나리오 분석 안에 담긴 숫자들을 감안을 하면 사실은 제가 지난여름에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8%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씀드렸던 수치와 유사합니다. "소비 감소에 내수 악화"... 국내에선 돈 안 쓰는 기업들 그러면 우리 성장률은 어떻게 해야 높아질까요? GDP를 구성하는 건 수출만 있는 건 아니죠. 가계가 돈을 어느 만큼 돈을 더 써주나,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나, 정부가 돈을 더 써주나, 이러한 내수 부문이에요. 내지는 정책적인 변수. 근데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가계가 지금 돈을 잘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세요? 국내 소비 지출은 증가율이 거의 제로입니다. 어떤 분기에는 마이너스예요.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경제 성장률은 높아졌다고 해요. 수출이 잘 돼서. 그래서 2023년에는 1.4%였는데 2024년에는 2%가 넘어간대요. 2024년 1분기에는 또 서프라이즈였어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3% 급등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잘 안 느껴져. 내가 하는 사업은 여전히 어려워. 내가 하는 가게에서는 매출이 안 늘어. 왜 이렇게 살기가 어렵지" 그런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하셨거든요. 근데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게 엄살이 아니었다는 이야기예요. 국내 소비 지출 증가율이 0%이거나 또는 미약한 마이너스면 돈을 거의 전부 다 안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은 가게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의 매출이 2023년과 똑같거나 도리어 줄어드는 상황이 자연스러운 거죠. 인건비도 올랐는데 그러면 이제 남는 건 뭐죠? 기업들의 설비 투자. 혹시 2024년 9월에 나온 뉴스 보셨습니까? 2023년 미국에 투자를 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상 처음이에요. 그만큼 국내 기업들은 최근에 국내보다 해외,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요. 수출 기업들이 번 돈이 어떻게 해야 경제 전반에 퍼지면서 온기가 스며들까요? 수출을 많이 한 기업들이 고용도 많이 해주고, 고용하려면 공장 지어야 되잖아요. 공장 짓고 또 설비도 채워 넣고 그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러한 설비 투자 증가율이 2024년 상당 기간 마이너스였어요. 한마디로 제가 보기에는 지금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국내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 못해요. 저희가 탄핵을 처음 경험하는 건 아니죠. 경험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어땠느냐 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가장 컸던 때는 2016년 4분기입니다.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냐면 2016년 3분기에 민간 소비 증가율이 3% 중후반 정도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탄핵으로 인해서 어수선하던 4분기가 되니까 민간 소비 증가율이 1% 중반으로 반 이상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상했어요. 뭐냐면 민간 소비 증가율이 이렇게 위축되고 사람들이 돈을 못 썼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경제 성장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3분기에 비해서 4분기 경제 성장률이 그랬고 연간 경제 성장률도 사실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면 사실은 일반인들 가계는 돈을 많이 못 쓰고 있었고 불안해하고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주목은 안 하셨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많이 늘리고 있었거든요. 시기상으로 반도체가 많이 팔렸던 그 시기를 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2017년, 2018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영업 이익과 매출이 수조 원, 수십조 원씩 늘어나던 때. 그런데 그 시기를 앞두고 2016년부터 무슨 일이 있었냐면 국내 기업들이 국내 안에 있는 공장을 짓고 그 안에 기계 설비를 넣는데 투자를 많이 늘리면서 2016년 4분기 정도 되면 전년 대비 투자 증가율이 10%를 넘어갑니다. 높아질 때는 20%대까지 가까이 갔었어요.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사람들은 돈을 못 썼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늘림으로써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 줬던 겁니다. 그 부분이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또는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의 큰 차이점이에요. 지금은 가계도 돈을 못 쓰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국내에도 투자를 안 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우리는 정말 비관만 해야 되느냐. 저는 저희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내지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지속 기간이거든요. 직전 박근혜 대통령 때에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는 데까지 거의 80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거의 석 달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계엄 상황이 발생을 하고 국회에서 탄핵이 결정되기까지 한 1, 2주. 무슨 이야기냐 하면 기간이 짧고 진척 속도가 빠르다는 겁니다. 우리가 앞으로 이 기간을 어떤 형태로든 짧게 가져가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소비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면 물론 플러스는 아니고 마이너스겠지만 마이너스로서 미치는 효과를 줄일 여지는 있다. 그건 우리에게 달렸다라고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허리띠 졸라맨 정부... "상저하고 기대 어려워" 그러면 이제 남는 게 뭐죠? 소비 말씀드렸고 투자 말씀드렸고, 정부가 남았죠. 정부는 지금 돈을 많이 쓰고 있나요? 사실은 정부는 2024년에 쓸 수 있는 돈의 많은 것을 1분기에 당겨서 너무 많이 썼어요. 왜 그랬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정치적인 이벤트도 있었고요. 또는 이 돈을 쓰는 정책 당국에서 경제 전망을 이렇게 했던 것 같아요. 상저하고. '상반기는 경제가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는 경제가 좋아질 거야.' 2023년에는 왜 그랬을까요? 2023년 한국 경제를 전망하던 기관들이 2022년에 뭐라고 이야기를 했었냐면 '반도체 경기가 2023년 하반기가 되면 살아날 거야.' 정부도 그렇게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런 거죠. '하반기가 되면 반도체가 많이 팔려서 수출이 늘면서 성장률이 높아질 테니 상반기만 버티면 돼.' 무슨 얘기죠? 상반기가 보릿고개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보릿고개만 넘기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1년 동안 쓸 수 있는 돈 중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을 2024년 1분기에 몰아서 쓴 거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2023년 하반기가 돼서도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그게 2023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4%밖에 되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예요. 2024년에는 크게 다르냐. 2024년도는 2023년 정부의 세수 계획 대비 실제 정부가 거둔 세금은 덜 걷혔어요. 정부가 집계한 숫자만도 약 10조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쓸 수 있는 돈은 미리 썼고요. 그 재원이 되는 세수는 계획만큼 안 들어오고 있어요. 한마디로 뭐냐 하면 정부도 쓸 돈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러면 2025년은 어떠냐? 지금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감액 예산이 편성되어 있죠. 일단 감액 예산이 편성이 되었지만 저의 생각은 편성된 예산이라도 일단은 써야 되고요. 공교롭게도 지금 미국에 굉장히 강한 스트롱맨이 돌아오는데, 거기다가 그분이 또 절치부심하셨거든요. 대통령을 이미 한번 해보신 분이에요. 또 중간에 4년을 안 했죠. 그러니까 그동안에 얼마나 또 절치부심했겠습니까? 또 갈고닦았겠죠. 뉴스에서 보시지 않습니까?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을 쏟아낼 거야. 내가 지금 100개 이상 준비해 놨어.' 속도감 있게 하겠죠. 근데 그 시기에 저희는 정책 공백이 발생하면 안 되는 거죠. 어떻게든, 그리고 그걸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미리 주도면밀하게 짜놓고 트럼프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이렇게 나오면 우리는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하고' 신속하고 주도면밀하게 대응을 해야 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을 해야 2025년 경제 성장률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최흥락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미국, 경기 둔화의 시작일까 - 넘쳐나는 돈, 결국 어디론가 흘러 - "관세 올리고 감세"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폭풍전야 - "관세 전쟁엔 시간표가 없어"... 트럼프 2.0 시대를 맞는 자세 그렇게 기다리던 금리 인하가 시작이 됐는데 금리를 낮춘다고 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중앙은행이 경제에 돈을 더 푼다는 이야기거든요. 당연히 많은 경제 주체나 금융시장의 기대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많이 낮추고 금리 부담이 낮아지고 돈이 더 풀려서 주가도 오르고 이런 것을 기대를 했겠죠. 그럼 보통의 상식이라고 한다면 주식시장은 환호하고 주가가 올라야 맞거든요. 근데 그날(12월 FOMC 이후) 그러지 않았잖아요. 뚜껑을 열고 보니까 사실은 금리 자체는 인하가 됐는데 '아, 그 정도 금리 인하는 우리가 할 줄 알았어'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 미국 중앙은행이 어느 만큼 더 금리를 인하해 줄까 하는 부분과 관련해서 예상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저는 봐요. 그럼 어떤 예상과 달랐던 거냐? 막상 뚜껑을 열고 봤더니, 여기서의 뚜껑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이런 겁니다. 미국 중앙은행 연준은 생각보다 굉장히 친절해요. 한국은행은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친절하냐면 이런 거예요. 정책 금리는 사실은 사람이 결정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금융통화위원 일곱 분이 결정을 하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열몇 명의 사람들 중에서 11명의 투표권을 가진 그런 회의체에서 그 결정을 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사람이 하는 거니까 그 금리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또는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가 중요한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한 표의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면 한마디로 9월 조사 때에는 인하가 시작됐으니까 쭉 낮추는 정책 금리가 2.9%까지 낮아지는 게 적절해 보여라고 이야기를 한 거예요. 근데 이번 조사에서 2.9%에서 3%로 도리어 더 올라간 거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3%라고 하는 게 감이 잘 안 오시잖아요? 코로나가 지나고 나서 물가가 급등했던 시기에 미 연준은 이 물가를 잡겠다고 정책 금리를 5.5%까지 올렸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낮추기 시작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어떻게 나왔다고요? 3% 정도까지 낮추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전에도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 금리 인상 사이클 때 가장 높게 올렸었던 고점이 2.5%예요. 그러니까 예전에 가장 높이 올렸을 때가 2.5%인데 이번에 낮출 때 가장 많이 낮춰도 3%라고 응답을 한 거예요. 어떻게 느껴지세요? 한마디로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는 금리를 빨리 낮출 생각이 없어" 그리고 몇 년을 기다려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더 많이 낮아지게 낮출 생각도 없어"라고 한 겁니다. 그러니까 금융시장이 놀란 거예요. 마이클 랜스버그ㅣ투자자문사 연준이 금리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위험 신호를 보낸 걸로 봐야 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무턱대고 투자할 때가 아니라는 거죠. 미국, 경기 둔화의 시작일까 Q. 아마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 그거는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인가요? 사실 중앙은행이 정책 금리를 인하할 때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합니다. 우선은 물가 걱정이 없어야 돼요. 물가가 너무 오를 때는 부담스러우니까 금리를 못 낮춥니다. 또 어떨 때 낮추냐면 경제가 실제로 안 좋아도 낮춰요. 그런데 아직 경제가 안 좋아졌는데 '안 좋아질 수도 있어'라고 하는 우려가 있을 때도 낮춰요. 그러면 미국은 왜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을 했을까. 사실은 지금도 그렇지만 9월 당시에도 미국은 경제가 괜찮았어요. 그리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8월에 있었지만 그 우려가 좀 잠잠해질 때입니다. 그러면 이걸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되느냐. '아직 안 좋은 건 아닌데 안 좋아질 수도 있어. 근데 그것을 좀 막고 싶어.' 흔히 이것을 예방적이라고 부릅니다. 예방적인 금리 인하였다라고 봐요. 제롬 파월ㅣ미국 연준 의장 (9월 FOMC 발표) 이번 조치를 연준이 뒤늦게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약속으로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그만큼 강력한 조치입니다. 대단히 이례적이에요. 저는 그걸 어떻게 봤냐면 "우리가 경제가 어려워서 금리를 낮추는 건 아니야" 그리고 "이렇게 낮춰서 경기를 과열시킨다라고 하는 비판도 듣기 싫어." 그렇다 보니 어떻게 보면 좀 구구절절, 그리고 낮아진 물가 상승률까지 언급을 하면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개념까지 들먹이면서 정책 금리를 낮췄던 겁니다. 하지만 저의 해석은 조금 달라요. 미 연준은, 미국의 중앙은행은 앞으로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미국 경제의 둔화가 싫었던 것 같아요. "약간의 경기 둔화도 나는 피해 가고 싶어", "지금 낮추면 그걸 피해 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하고 싶어" 하면서 금리를 낮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저의 경험상 이런 건 굉장히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정말로 경제가 안 좋아질지 그건 또 가봐야 돼요. 어느 만큼 안 좋아질지도 가봐야 알아요. 지금 낮추는 금리 인하 효과가 언제 나타날지도 그건 가봐야 알아요. 하지만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로서 데이터를 보는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뭐냐 하면 금리 인하는 시작이 됐잖아요. 미 연준은 돈 풀기를 다시 시작을 한 겁니다. 그러면 저희가 생각을 해봐야 되는 건 지금 국제 금융시장에, 경제에 돈은 얼마나 있지? 저희가 이걸 생각을 해봐야 되잖아요. 그런데 전 세계 금융시장에 풀린,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을 통해서 풀린 돈의 양을 측정을 해보면, 조금 어려운 용어로는 그걸 '글로벌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이 '글로벌 유동성'의 양은요,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굉장히 급등을 했거든요. 특히 미 연준이 돈을 많이 푼 결과 미국에서 풀린 돈은 거의 2배 넘게 늘었어요. 근데 이게 물가를 잡겠다고 미 연준이 5.5%까지 금리를 올린 지난 몇 년 동안 저희가 경험한 금리 인상 사이클의 결과 풀린 돈의 양이 약간 줄었어요. 하지만 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여전히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글로벌 유동성 돈의 양은 많습니다. 그 이야기는 지금 경제에, 전 세계 금융시장에 풀려 있는 돈은 많은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은 금리 인하를 시작을 한 겁니다. 그럼 돈이 더 풀리겠죠. 돈이 더 많아지겠죠. 이 돈들은 어디론가 갈 겁니다. 어디론가 갈 것인가에 따라서 채권 금리가 요동칠 수도 있고 주가가 어느 나라는 많이 오를 수도 있고 가상화폐 가격이 오를 수도 있고 부동산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죠. 그건 경제 상황에 따라서 달라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많이 풀렸던 돈이 충분히 회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 그리고 또다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다. 약간의 경기 둔화라도 피하고 싶어 하는 미 연준은 금리 인하를 시작을 했다.' 그들은 이렇게 하면서도 미국 경제는 둔화를 피해 갈 수 있고 자산시장에서 버블도 피해 갈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한마디로 아주 어려운 길을 외줄타기를 하듯이 "그래도 우리는 안 떨어지고 갈 수 있어요"라고 하면서 한 거거든요. 과거의 경험상 그것은 매우 어려운 길이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관세 올리고 감세"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폭풍전야 Q. 트럼프 취임 이후 이제 미국 경제가 순항일지 좀 궁금합니다. 사실 순항이라고 하는 건 뭐 파도는 있을지라도 쭉 가는 거잖아요.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2%, 2% 초반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에 미국 경제의 성적표는 그것보다 훨씬 더 좋아요. 그러면은 미국 경제가 순항한다고 할 때의 이미지가 어떤 걸까요? 만약에 미국 경제가 성장률이 좀 떨어지면 미국 경제는 정말 어렵다고 저희가 봐야 될까요? 가령 기존에 미국 경제가 흘러가던 흐름, 특히 해리스가 만약에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면 바이든의 정책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계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래 미국 경제의 경기 사이클의 흐름대로 미국 경제가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죠. 반면에 트럼프가 되면은 아무래도 전 정권을 많이 부정하고 많이 바꾸고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할 거 아니에요? 실제로 지금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미국을 죽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를 완전히 죽이고 있습니다. 그럼 그 결과는 뭐가 될 것이냐. 저의 전망은 해리스가 되었을 때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단기적으로, 여기서 단기적이라고 하는 건 가령 내년 상반기 또는 길게 보면 내년 정도까지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해리스가 되었을 때보다 트럼프가 됨으로써 좀 더 낮을 것 같아요. Q. 그건 이제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트럼프의 정책 때문인데요. 이런 거죠. 트럼프가 하겠다고 하는 정책의 3대 키워드를 꼽아봐라 그러면은 제가 오랫동안 말씀드려온 건 이런 거예요. '관세', '감세', '이민 통제 강화'입니다. 생각해 보시면 공교롭게도 이 세 가지 키워드가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뭐냐면 관세를 매기면 중국 같은 데에서 사다 쓰는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죠? 물가가 오르죠. 감세를 해주면 세금을 덜 낸 가계가 또 세금을 덜 낸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면서 총수요가 늘어서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겨요. 이민 통제 강화를 하면 코로나 이후에 그렇게 미국 경제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임금이 많이 안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불법 입국자건 또는 이민자건 외부에서 많이 들어온 사람들이 서비스업 시장에서 저임 서비스업 일자리를 채워주면서 임금이 많이 안 오르게 해줬는데 불법 이민자를 50만 명, 100만 명 쫓아낸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들어온 사람들은 또 못 들어오게 한다잖아요. 그러면은 노동력이 예전과 달라지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생기죠. 한마디로 세 가지 키워드가 모두 다 물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최근에 트럼프플레이션(Trump+Inflation)이라고 트럼프와 인플레이션 용어가 결합된 게 회자되고 있는 게 사실은 그것 때문이에요. 그러면 이게 미국 경제에는 무슨 영향을 주느냐. 앞서 말씀을 드렸는데 미국은 소비 중심 경제거든요. GDP의 70% 이상이 소비예요. 사람들이 돈을 얼마만큼 활발하게 써주느냐. 특히 요즘 같은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얼마만큼 지갑을 여느냐 이런 게 매우 중요한 경제거든요. 그런데 중국에서 들여오던 장난감 또는 신발, 의류 가격이 오르고 중국한테만 관세를 매기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보편 관세도 매긴다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한국에서 들여오던 TV, 냉장고, 세탁기 가격. 독일한테도 매길 수 있잖아요. 그럼 BMW, 벤츠, 자동차 가격도 오르고. 그러면은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할까요? 돈을 전보다 더 많이 못 쓰겠죠. 그러면 미국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되는 소비가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이 악영향을 받을 거예요. 또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관세를 매기겠다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한마디로 관세 전쟁을 벌이겠다고 하는 건데 상대편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한테는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보면 좀 황당한 이유를 들면서. "우리한테 마약을 수출하니까 너희한테 관세를 매길게." 이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페널티 같긴 하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지금 캐나다와 멕시코의 반응이 어떻죠? 바로 지도자가 비행기 타고 마러라고 리조트로 날아가서 뭐 이렇게 협상을 시도를 하잖아요. 근데 모든 나라가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는 아니에요. 적어도 한 나라는 그래요. 중국은 아니죠. 황제의 나라인데. 황제가 다른 나라한테 얻어맞고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럼 그 나라 백성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어려워요. 가만히 있기는 어려워요. 그러니까 트럼프 1기 때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거예요. 이런 말을 할 겁니다. "우리는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할 거야." 특히 미국의 약점을 때리겠죠. 미국의 약점은 뭐냐 하면 미국이 중국에 많이 수출하는 게 되게 농·축·수산물 이런 거거든요. '우리는 미국 농산물 수입 안 할 거야'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의 농업이 타격을 받겠죠. 수출이 줄어드니까 그것도 성장률에는 부정적이에요. 그렇다 보니까 이렇게 물가가 오르고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 임기 후반으로 가면 그러면은 이제 좀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요. 우선 관세를 많이 내야 되니까 우리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지고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는 '아, 이렇게 비싼 관세 물면서 미국에 수출을 하느니 그냥 미국 안에 공장 하나 짓자' 이럴 수 있잖아요. 그럼 미국 안에 공장이 생기고 투자가 늘고 그렇죠? 고용도 늘고 그럼 미국 경제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거 아니에요? 동시에 관세를 또 많이 거두면 그 거둬진 돈이 정부가 쓸 수 있는 세금 수입이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지금 트럼프가 되고 나면은 감세,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하는 것 때문에 정부가 재정 적자가 커지면 어떡하지? 정부가 쓸 돈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국가 부채가 또 많이 느는 거 아니야? 이런 우려가 있거든요. 한마디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거라고 보는 겁니다. "관세 전쟁엔 시간표가 없어"... 한국, 트럼프 2.0 시대를 맞는 자세 그리고 사실 제가 말씀을 안 드린 중요한 한 가지 요소가 뭐냐 하면 이 키워드를 말씀드리면 아실 거예요.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와 같은 스타를 내세워서 뭘 하겠다고 합니까? 친기업 정책, 규제 완화. 뭐 하겠다는 거예요? 기업의 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던 여러 가지 규제를 없애주고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근데 만약에 이게 정말로 들어 먹힌다고 하면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고용도 늘고 그럴 거 아니에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어요. 일론 머스크ㅣ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지명자 여러분의 돈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정부효율부가 바로잡을 것입니다. 그러면 임기 첫 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아까 비교 대상으로 말씀드렸던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에 비해서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보이는 겁니다. 사실은 거기에 대한 기대, 미국은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그리고 투자가 활성화되고 또 신성장 산업이 커지고 그러면 미국 경제는 좋아질 거야. 어쩌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어' 이러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지금 주가가 오르고 전 세계 금융시장의 돈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거죠.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길게 말씀을 드렸지만 어떻게 들리세요? 트럼프의 정책은 제가 보기에는 양날의 검이에요.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관세만 하더라도 이렇게 보면 안 좋은 점이 있지만 이렇게 보면 좋은 점이 있고. 그래서 여러분들 좀 이상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트럼프는 관세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예전부터 그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한테 언제 어느 정도의 관세율을 얼마 동안 매기겠다고 하는지 지금도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지 않아요. 저도 그것 때문에 참 분석하기가 힘들었거든요. 근데 요즘에 하는 생각이 뭐냐면은 어쩌면 저건 의도된 것일 수도 있겠다. 협상용? 그렇죠, 우선은 협상용. 어떨 때 협상이 잘 되나요?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죠. '쟤가 언제 어떤 칼을 빼내 들지도 몰라' 이럴 때 불안하잖아요. 그러니까 상대방을 협박하기에 좋고요. 두 번째는 뭐냐 하면 본인도 알잖아요. '아,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수도 있어', '무역 맞대응이 나오면 미국의 수출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럼 농민들이 날 싫어할 텐데' 이런 걸 알 테니 보겠죠.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어느 만큼 높아지면서 인플레 압력이 생기나?',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혹시 떨어지는 건 아니야?', '내가 기대하는 미국의 투자는 살아나고 있나?' 이런 걸 보면서 관세 전쟁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우리가 트럼프가 벌이려고 하는 관세 전쟁의 시간표를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라 애초에 없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상대방 국가들이 어떻게 하나, 내가 요구하는 걸 들어주나, 맞대응이 나오나, 그 부작용으로 물가가 어떻게 되나,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투자는 늘어나나, 이런 걸 보면서 트럼프가 그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면 저희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까요? 상대방조차도 정해진 스케줄과 시간표가 없어요. 유동적이에요. 상황이 돌아가는 걸 봐서 하겠대요. 그럼 우리도 마찬가지로 저쪽이 하는 걸 보면서 해야 될 거 아니에요. 결국은 이때의 승패의 키는 뭐냐 하면 얼마나 미리 면밀하게 상대방의 전략을 분석을 해놓고 있다가 상대방이 이런 전략을 펴면 우리는 이렇게 저런 전략을 펴면 우리는 저렇게 할 수 있느냐 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 대응은 매우 신속하고 하지만 미리 사전에 계산된 대응이어야 됩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바닥 치는 엔저 현상... 박탈감 느끼는 일본인들 - '경제 대국'에서 '격차 대국'으로 - 성장률 다시 0%대 전망... 일본은 정말 가난해진 걸까 - 일본 경제 회복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에게 달렸다? 도쿄의 긴자 아시죠? 그 긴자에 롤렉스 전문점이 있습니다. 거기에 강도가 들었어요. 백주 대낮에. 그래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범인을 잡고 보니까 10대 아이들 네 명인데 이 친구들이 전문 범죄 조직이 아니라 SNS 보고 모집에 응모해서 강도 행각을 벌인 거죠. 그래서 일본 사회에 굉장히 충격을 줬는데 야미바이토라고 '어둠의 아르바이트'인데요. * 야미바이토(闇バイト) : '어둠'을 뜻하는 '야미'와 '아르바이트'를 뜻하는 '바이토'의 합성어로 불법과 범죄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일본 신조어 일본의 경시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최근에 오히려 강력범죄는 좀 줄어드는 편인데 최근에 가장 많이 늘고 있는 게 이런 야미바이토가 가장 많이 늘고 있고, 대표적인 야미바이토가 '오레오레(おれおれ) 사기'입니다. 전화를 걸어서 받으면 '오레오레(おれおれ)' 이렇게 얘기합니다. '오레오레'가 뭐냐 하면 '나야 나' 이겁니다. 일명 보이스피싱이죠. 이걸 일본어로 '오레오레(おれおれ) 사기'라고 하는데 이 야미바이토 '오레오레(おれおれ) 사기'가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 SNS에서 고소득 알바, 꿀알바 이런 거 보고 지원해서 하는 거거든요. 지금 이 '오레오레(おれおれ) 사기'가 최고 수준으로 보이스피싱이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이게 무서운 게 한 번 하면 본인의 개인정보가 그 범죄 집단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중간에 빠져나오기도 어려워서 일본 사회에서 굉장히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또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일본 여성들의 해외 매춘입니다. 이런 뉴스들이 지금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얼마 전에 경시청이 적발한 한 범죄 집단이 있었는데 일본 여성 한 200~300명을 3년 동안 미국, 호주, 캐나다, 영어권에 성매매 알선을 한 거예요. 이것보다 일본 사회를 가장 충격에 빠지게 했던 거는 한국에 원정 성매매를 왔던 일본 여성들입니다. 지난 5월이었죠. 서울에서 일본인 여성의 원정 매춘을 알선했던 한국인 업자 4명이 검거가 됐고 또 거기에 같이 있던 일본인 20대 여성 3명도 같이 검거가 됐었는데요. 다이아몬드라고 하는 일본의 굉장히 유명한 주간지가 있습니다. 거기 기사에 이런 기사가 났어요. 제가 이 기사를 소개를 하면 처음에는 의심하는 반응, 그러다가 부정하는 반응, 세 번째 체념하는 반응으로 이렇게 변하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의심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는 우리 일본을 깎아내리기 위한 반일 조작 뉴스다. 이거 가짜 뉴스다' 하고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야, 이거는 말이 안 된다.' 일본에서 한국 여성들이 매춘을 하다 걸린 거는 이해할 수 있어도 어떻게 한국에서 일본 여성이 매춘을 하다가 걸린 게 말이 되냐 부정하기 시작하고 맨 마지막에 가서는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카쿠쿠카라 시타니 미라르도 꼬르마데 테르나크 시대로(韓国から下に見られるところまで轉落している).' 이게 무슨 말이냐면 심지어 한국조차 아래로 깔보는 나라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니까 일본 사회가 이 사건을 얼마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사실 안타까운 얘기지만 국제 노동 이동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런 매춘 여성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이동을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기저에는 뭐가 있냐면 청년 빈곤 문제가 있습니다. 바닥 치는 엔저 현상... 박탈감 느끼는 일본인들 Q. 일본은 이제 '가난한 나라가 됐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일본이 지금 얼마나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에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떨어진 게 2010년입니다. 중국하고 자리바꿈을 했죠. 그런데 작년에 독일하고 또 자리바꿈을 했어요. 독일이 세계 3위가 되고 일본이 세계 4위가 됐습니다. 계속 떨어지고 있죠. 이렇게 떨어진 건 '엔'이 너무 싸져서 그런 거죠. 엔저가 어느 정도냐면 실질 환율로 볼 때 지금 1970년대 수준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엔화 가치가 낮다는 얘기죠. 심지어 독일은 독일도 지금 별로 경기가 좋지 않아요. 내수가 좋지 않고 독일 경제 위기라고 하는데 그런 독일보다도 일본이 더 가난해진 거죠. 그래서 지금 일본 국민들은 굉장히 충격적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고, 또 한 가지 일본이 가난해졌다라고 피부로 와닿는 가장 큰 상실감, 박탈감은 외국인 관광객들입니다. 최근에 일본에 제가 가서 봤더니 '인바운동'이라는 메뉴가 생겼어요. 인바운동이 뭐냐 하면 인바운드가 외국인 관광객들이죠. '인바운드', 그다음에 '동'이 이제 돈부리라고 해가지고 덮밥 있잖아요. 그거 두 개 합친 겁니다. 인바운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덮밥인 거죠. 근데 이 인바운동은 싼 게 한 5,000~6,000엔이고 비싸면 한 1만 5,000엔쯤 합니다. 그러니까 5, 6만 원부터 한 15만 원 정도까지 해요. 그래서 처음에 이 인바운동이 나왔을 때는 사람들이 이거는 외국인 차별이다, 이중가격제다, 왜 외국인한테만 비싼 가격을 받느냐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니, 외국인한테만 받는 게 아니고 내국인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분들이 원하는 어떤 퀄리티를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 뭐 이랬어요. 그런데 재밌는 건 외국인들이 그 인바운동을 먹어보고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이면 메이크 센스(make sense)하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일본인들은 더 충격을 받은 겁니다. 일본에서는 1,500엔짜리도 비싸다며 고민하면서 먹는데, 외국인은 1만 5,000엔짜리 10배나 비싼 인바운동을 먹으면서 굉장히 합리적이고 가성비 좋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거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은 굉장한 거죠. 사실은 이제 더 중요한 것은 이 엔저가 진행되면서 일본의 빈부 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최근에 일본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에 하나가 '스크루플레이션'이라는 게 있어요. 스크루라는 말이 쥐어짜다라는 뜻이고요. '스크루' 그다음에 '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인데 스크루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해서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쪼그라들고 있어서 중산층의 빈곤화가 진행되는 현상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스크루플레이션 때문에 일본의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라는 거예요. 실제로 일본 가구의 소득 분포의 중위값, 그러니까 소득을 1위부터 꼴찌까지 쭉 나열했을 때 딱 가운데 있는 중위값을 보면 1994년에 505만 엔(약 4,727만 원)이었습니다. *환율 기준 12/18 그런데 25년이 지난 2019년에는 375만 엔(약 3,510만 원)으로 130만 엔(약 1,216만 원) 내려갔어요. 25년 동안 130만 엔 줄어든 거죠. 그 정도로 일본의 중산층의 주머니가 굉장히 얇아졌다는 겁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경제 대국'에서 '격차 대국'으로 거기에 더해서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부터 슈퍼 엔저가 더 가속화되면서 빈부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단 자산부터 보면 엔저가 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돼서 주가가 많이 오른 측면도 있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 주식 투자는 부자들이 하는 거예요. 그리고 고령층이 합니다. 물론 최근에 주린이라고 해서 일본도 젊은 친구들이 주식 투자, 주식시장에 많이 들어왔는데 이미 주가가 많이 상승한 다음에 들어왔습니다. 소위 말하는 상투를 잡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요. 그다음에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지금 도쿄의 부동산이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요. 80년대 버블 때하고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버블 시기에는 토지 신화라고 해서 토지 가격이, 땅값이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그런데 지금 일본의 부동산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건 고급 아파트 맨션입니다. 특히 도쿄의 역세권이나 1급지에 있는 고급 맨션들이 일본의 부동산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도쿄의 1급지에 있는 고급 맨션은 전부 다 부자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많죠. 그러니까 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도 중산층은 전혀 좋을 게 없어요.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된 거죠. 소득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엔저가 되면서 돈을 제일 많이 번 건 외국에 해외 생산기지가 있거나 수출하는 대기업들이에요.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비싼 원자재를 수입해서 이걸 가지고 물건을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사실은 경상 이익이 줄어들었죠. 그렇다 보니까 임금 인상에 있어서도 대기업들은 큰 부담 없이 임금을 올릴 수 있었는데 중소기업들은 인력을 뺏기니까 사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춘투에서 임금 인상률이 제가 5.1%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춘투의 대상 자체가 대기업으로서 노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모임이에요. 그러니까 노조조차 없는 중견, 중소기업은 아예 춘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5.1%는 어떻게 보면 대기업들의 잔치, 대기업 종업원들이 해당되는 거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정말 그림의 떡인 거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까 이 월급 격차, 소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죠. 소득 격차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 하나가 소득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몇 퍼센트를 가지고 있느냐를 보는 수치가 있는데요. 세계 불평등 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일본의 소득 상위 10%가 일본 소득 전체의 44%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G7 국가 중에서 2위에 해당하는 겁니다. 1위는 미국이에요. 미국은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48%의 소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G7 다른 국가들은 30%대예요. 그만큼 일본이 굉장히 소득 불평등도가 심해졌고, 한때 1960, 70년대 일본이 '1억 총중류' 사회라고 불렸습니다. 중산층이 1억이나 된다. 가장 평등한 선진국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가장 불평등한 선진국 중의 하나가 됐어요. 결국은 일본이 예전에는 무역 대국이라고도 불리다가 나중에는 투자 대국이라고 불리다가 지금은 격차 대국이라고 불리고 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빈부 격차도 확대되고 있고 그다음에 젊은 층과 고령층 세대 격차도 확대되고 있고, 또 도시와 농촌, 특히 도쿄와 지방의 지역 격차도 확대되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지금 발생하고 있는 많은 사회 문제가 격차 문제의 갈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그동안 사실은 수출 엔저로 수출 열심히 하고 외국인 관광객 받아들여서 외수로 경제를 살리려고 했던 건데, 여전히 일본의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건 내수입니다. 결국에는 내수가 살아나야 일본 경제가 살아날 수가 있는데 내수라고 하는 거는 결국 사람들이 소득이 늘어나고 그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늘려야지만 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엔저가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스크루플레이션 중산층을 빈곤화시키면 결국에 소득이 줄고 소비가 줄어서 일본 내수는 살아날 수가 없는 거죠. 지금 아무리 일본이 수출을 열심히 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스크루플레이션이 계속 진행되면 절대 일본이 내수를 통한 경제 성장은 하기가 힘든 상황이 이어지는 겁니다. 일본은 정말 가난해진 걸까... 경제 성장률 다시 0%대 전망 사실 일본 경제는 나쁘지 않습니다. 일본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그다음에 명목 GDP가 꿈의 600조 엔을 넘어섰어요. 그리고 지금 연도 기준으로 보면 경제 성장률이 연속 3년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다만 그 성장 속도는 점점 떨어지는 거죠. 2021년부터 시작하면 3.1%, 그다음에 1.6%, 0.8%, 0.2%, 거의 0%에 수렴하고 있는데 이렇게 경제 성장률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엔저의 양면성 때문이에요. 엔저가 됐을 때 초기에는 단점보다는 장점, 그러니까 긍정적인 요소들이 더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기업들은 지금 전 세계에 진출해서 해외 생산기지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생산하고 거기서 판매하면 달러를 벌어들이고 그 달러가 엔으로 환전이 되면 엔저일 때는 엔 환차익이 발생하니까 기업의 영업 이익도 늘어나고 그다음에 수출 대기업 같은 경우는 엔저니까 수출이 더 잘 되겠죠. 그러니까 영업 이익이 늘어나서 일본 경제에 굉장히 플러스 효과가 있었는데 이 엔저가 점점 길어지다 보니까 결국에는 수입 물가가 상승해서 실질 임금도 줄어들고 실질 소득 줄어들고 결국엔 소비 위축이 일어나는 거거든요. 일본 GDP의 56%, 거의 60%를 차지하는 게 소비이기 때문에 소비가 줄어들면 결국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일본 경제가 성장하기는 굉장히 힘든 거죠. 그런데 일본이 경기가 좋은 게 역시 아까 말씀드린 인바운드. 소비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인바운드가 외국인 관광객인데요,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 10월 기준으로 3,000만 명이 왔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1964년 통계를 만든 이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제일 많았을 때가 언제냐면 2019년 3,188만 명이에요. 그런데 벌써 올해 10월에 3,000만 명 넘었고 한 달에 300만 명씩 들어 오거든요. 올해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거죠. 그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고 이 사람들이 쓰는 소비가 굉장합니다. 그러니까 일본은 정말 과거 어느 때보다 경기가 활성화돼 있고 우리가 눈으로 볼 때 경기는 굉장히 좋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 국민들은 가난한 나라가 됐다고 느끼느냐. 제가 볼 때는 일본 국민들은 경제 위기라기보다 그냥 가난해졌다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이거를 뭘로 비유를 드냐면 우리 그 불멍 할 때 나무를 이렇게 집어넣고 토치로 불을 막 이렇게 피우잖아요. 그런 다음에 한참 피우다가 이렇게 딱 봤을 때 불이 피는 건지 죽는 건지 그런 상태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부족하면 더 해야 되고 그런데, 지금 일본 경제가 내수가 살아나면서 경기가 선순환 국면으로 들어가는 건지 어떤 건지 애매한 상황인 거예요. 분명히 엔저로 인해서 처음에 불은 지폈어요, 토치로. 그런데 이게 토치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내수가 살아나서 소비가 살아나고 그래서 기업의 영업 이익이 늘어나서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고 그 늘어난 임금을 바탕으로 다시 또 소비를 늘리고 하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는지 아닌지는 현재 굉장히 애매한 그런 상태인 거죠. 일본 경제 회복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에게 달렸다 Q. 지금 들어보면 이런 상황에서 일본 경제는 내수가 상당히 중요한데 내년에 반등할 수 있는 어떤 여지가 좀 있을까요? 지금 2024년도의 경제 성장률이 0.2%인데 2025년도 내년 4월 이후부터 2026년 3월 정도는 아마 경제 성장률이 1.1%, 1%대로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는 싱크탱크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 근거는 임금 인상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사실은 2023년에도 역대급 임금 인상을 했고, 2024년에도 역대급 임금 인상을 했고, 2025년에도 지금 렌고가 이야기하기로는 5%의 임금 인상을 할 거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3년 연속 역대급 임금 인상을 하면 결국에는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중소기업까지도 임금 인상의 온기가 이제 전달이 되고 임금이 올라가서 실질 임금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이 되면 이제는 소비가 살아날 것이고 소비가 살아나면 정말 이제 엔진이 내수의 엔진이 돌기 시작하면서 2025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그렇게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요소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렌고 측에서도, 그러니까 노동자 측에서도 5% 임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일본은 굉장히 드물게 보통은 우리는 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사용자는 그걸 좀 깎으려고 하는데 일본은 굉장히 드물게 기업 측과 노동자 측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 돼서 임금 인상을 해야 된다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난하게 아마 내년에도 5% 임금 인상이 실현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 실질 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왔다 갔다 하는데 아마 2025년부터는 플러스 기조가 정착이 될 것이다. 실질 임금이 플러스가 된다는 말은 주머니가 두둑해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면 소비가 늘 것이다. 소비가 늘면 이제 그야말로 내수의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보는 거고요. 다만 이거는 이런 뭐랄까요? 돌발 요소가 없을 경우에 그런 거고, 돌발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뭐가 있냐면 미국이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취임하고 나면 분명히 관세 이야기할 거거든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하고 있는 거는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고 그 밖의 다른 나라의 10%에서 20% 관세를 매긴다는 거잖아요. 일본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거는 멕시코의 자동차 200%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왜 이렇게 멕시코 관세에 신경을 쓰느냐. 일본이 멕시코를 통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가 연간 한 150만 대쯤 돼요.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대로 멕시코에 관세를 매기게 되면 자동차 한 대당 8,000달러 이상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일본 자동차가 안 팔린다는 소리죠. 그리고 완성 자동차뿐만이 아니고 일본, 미국의 자동차 부품 중에서 멕시코를 통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부품이 40%가 넘습니다.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관련돼 있죠. 지금 멕시코에 일본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한 330개 이상 나가 있거든요.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관세가 현실이 되면 일본의 이 글로벌 밸류체인 자동차 산업 자체가 다 바뀌어야 돼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일본의 경제에 있어서 우리의 반도체 산업처럼 일본은 자동차가 굉장히 일본 경제에 중요한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타격을 입으면 일본 경제 전체가 휘청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런 변수가 있고, 이것보다 더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한 공약대로 전부 다 관세를 부여하면 아마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7%가 넘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겠죠. 미국 사람들이 물건 살 때 관세만큼 가격을 더 지불해야 되니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지금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연준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죠.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일본은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작년, 올해 일본이 계속 고민했던 게 바로 슈퍼 엔저 상황인데 그건 미일 간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생긴 거거든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또다시 미일 간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일본은 슈퍼 엔저 상황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돼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아까 이야기했지만 엔저가 되면 이건 일본의 중산층의 빈곤화로 이어진다, 스크루플레이션이 된다. 그러면 일본의 경제 회복은 더 늦어지는 거예요. 그러나 앞으로 어쨌든 엔저 상황을 막아야 되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상을 할 겁니다. 문제는 일본은행이 생각하는 금리의 최종 정착지가 1% 정도로 지금 예상하고 있는데 그럼 남은 횟수가 많지 않아요. 두세 번입니다. 앞으로 두세 번 올리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고 거기서 금리를 더 올리면 오히려 일본의 금융 긴축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그 부분이 일본 경제의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엎친 데 덮쳤다"... 탄핵 정국 '직격탄' 맞은 이유 - 경제 회복 한다던 정부... 왜 서민 삶은 벼랑 끝으로? - "내년 1분기 놓치면..." 트럼프 2기 대응 골든타임 날렸나 - "한국, 성장 동력 잃어"... 탄핵 정국 속 최우선 과제는? 지난 토요일 비상계엄 선포 후 11일 만에 윤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었죠. 이제 헌재에서 최장 180일 동안 심리한 다음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립니다. 이제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진 경제인데 사실 지금 정부가 경제 사이드에서 해야 할 게 되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계엄부터 탄핵 정국이 생기면서 대한민국 경제 구조 전환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그러한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원식ㅣ국회의장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만약 내수 활성화하고 수출 회복을 동시에 추진해야 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경기 부양 정책의 타이밍도 놓쳐버리고 내수, 수출 모두에서 회복세가 늦어지게 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완전히 고립돼 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거나 취소하거나 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질 수 있는 거죠. 이러면 다시 서민 경제가 위협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어요. 사실 이 탄핵 정국이 시작되기 전부터 그러니까 2022년부터 시작해서 경기가 굉장히 둔화되고 지표들이 굉장히 안 좋았단 말이에요. 고령화 굉장히 심화됐고 노동 생산성이 굉장히 둔화됐고 기술 경쟁이 굉장히 심화되고 있는 거죠. 예를 들면 한국의 수출 부분은 거의 삼성전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NVIDIA나 이런 데서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이 기술 시험을 통과를 못 했죠. 이렇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놓여 있게 되면서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을 흡수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됐어요. 그러다 보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찾기에도 굉장히 한계가 오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우리가 좀 침체 기간에 들어가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서 집중을 해야 되는 시기에 한순간에 정치적인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을 하면서 한국 경제 가치를 올리기 위한 노력이 사실 무산돼 버리는 상황이 발생을 한 거예요. 왜냐하면 탄핵 정국에선 불확실성이 굉장히 큰데 경제에서 가장 안 좋은 게 불확실성이기 때문이죠. "엎친 데 덮쳤다"... 탄핵 정국 '직격탄' 맞은 이유 Q. 사실 우리가 탄핵을 겪은 게 이번이 세 번째잖아요. 앞서 두 번의 사례보다 이번 탄핵 정국이 더 한국 경제에 타격이 큰 이유는 뭔가요? 사실은 앞에 두 탄핵 사례에서는 경제 상황 자체가 지금처럼 구조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 아니었어요. 2004년 같은 경우에는 중국 경제가 굉장히 고속 성장할 때였고요. 우리가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의 경기가 호황이 되면서 우리도 수출 증가율이 굉장히 높아졌고 그래서 한국 경제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우리가 외부의 경기가 좋았던 시기예요. 2017년도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강한 상태였어요. 글로벌 IT가 호황이었어요. 그래서 경제적 충격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을 때다라고 할 수가 있는데, 지금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모두 1%대로 나오고 있어요. 1.9%로 한국은행이 전망을 했어요. 8월에 한 번 하반기 경기 전망을 보통 제시를 하는데 그때 제시한 것보다 올 하반기가 좀 더 낮을 것이다, 수정 경기 전망을 보여주거든요. 0.2%포인트 정도 하향 발표했다라고 하는 거는 굉장히 좀 의미가 있는 거예요. Q. 그 정도 성장률이라면 우리나라 같은 규모에서 어느 정도인가요? 1%대의 성장률이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굉장히 큽니다. 1%대의 성장률이 가장 우려되는 거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분입니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나 채용을 하지 않아요. 이런 부분에 굉장히 소극적이게 되면 청년층하고 중장년층의 고용 기회가 굉장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겠죠. 이건 결국은 소비 위축으로 또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요. 저성장 국면에서는 기업들이 고정 비용을 줄이려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제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도 크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고용 시장 자체가 굉장히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크고요. 이 부분은 내수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요. 서민들은 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거거든요. 음식 재료 상인 (12월 3일 SBS 8뉴스 보도 중) 음식들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많이들 못 드시지. 먹는 것부터 줄여야 하니까... 즉, 1%대로 내려간다는 것은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이 굉장히 낮아지는 거다. 그러니까 구조적인 문제들이 굉장히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시사합니다, 1%대는.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추가적으로 나타난 거죠. 한덕수ㅣ국무총리 (12월 11일 국회 긴급 현안 질의 중) 저도 역시 걱정하고 반대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반대 사유가 무엇입니까?) 반대 사유는 우선 대한민국 경제, 그리고 대외 신인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고...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경제 활력 찾았다던 정부... 왜 서민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나 Q. 경제가 계속 이제 안 좋은 흐름으로 가는 것 같은데, 정부는 분명히 괜찮다고 그랬거든요. 윤석열 대통령 (8월 29일 국정브리핑)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근데 이제 서민들이나 소상공인이나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이런 부분이 좀 민생과 다른 행보이지 않았나. 사실은 이제 8월이죠, 그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빨리 금리를 인하해야 했던 것 아니냐 실기론이 제기가 되기도 했거든요. 왜냐하면 그 이후에 최근에 고금리하고 물가 상승 때문에 소비 심리가 굉장히 많이 악화됐죠. 이게 이유가 뭐냐면 가계 부채가 굉장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까 금리가 오르면서 내야 되는 이자 비용이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가처분소득에서 소비로 지출할 여력이 굉장히 부족해지고 급격하게 경기가 둔화됐어요. 하지만 그 당시에 의사결정(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을 할 때 가장 중요했던 게 결국은 가계 부채의 이슈였어요. 이창용ㅣ한국은행 총재 (11월 28일 기자간담회) 다행스럽게 저희가 금리를 8월에 동결하고 저희는 그때 한번 쉬어감으로써 상당한 정도 가계 부채를 안정시키고 부동산까지 올라가는 동력을 막았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예전에 전통적인 방법은 이 금융의 역할이 기업은 돈이 필요하고 가계는 자금이 있으면 그 자금을 은행에다가 예금을 하고 투자하고 그다음에 기업들은 이걸 이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투자를 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이런 데 쓰였는데, 지금은 이게 전부 다 주택 구입에 쓰이는 거죠. 그러니까 굉장히 많은 부분이 가계 부채에 잡혀서 이게 금융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거냐, 이제 그래서 집값을 안정시키고 가계 부채를 잡고 이러는 게 정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다시 말하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보니 그 당시로는 금리를 인하시키기는 어렵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근데 이제 문제는 뭐냐면 우리가 대출 금리를 높게 잡아서 계속 추가적으로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거를 규제를 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 DSR 금리를 적용을 시키면서 대출 금리 자체는 안 내려가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기준금리를 내렸다 해도 아마 소비를 우리가 좀 이렇게 활성화시킬 정도로 기본적으로 대출 금리가 내려가지는 못했을 상황이에요. 그 당시에는. 금리가 오르면서 내야 되는 이자 비용이 굉장히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가처분소득에서 소비를 할 여력이 굉장히 부족해지고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대부분 굉장히 장기적으로 갖고 가는 대출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걸 해소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소비가 좋아지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소비를 좀 활성화시켜서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 당시에는 오히려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도 대출 금리를 더 빠르게 내리는 게 더 우선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이제 바람직했던 것은 그때 이제 서민들이나 아니면 우리가 체감하는 경제의 데이터를 조금 더 빨리 보고 정책적인 거를 썼으면 어땠을까. 어려운 경기에 대한 서민들의 체감 이거에 대해서 정부가 좀 집중하지 못했던 부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반성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내년 1분기 놓치면 트럼프에 대응 못 해"... 트럼프 2기 대응 골든타임 날렸나 Q. 내수가 안 좋다는 얘기를 계속해 주셨는데 지금 수출로 커버할 수는 없나요? 지금 내수가 안 좋으니까 수출로 커버하고 싶죠. 수출로 보완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창용ㅣ한국은행 총재 (11월 28일 기자간담회) 저희 예상보다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수출로부터 내수로 전파되는 온기가 많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서... 그런데 현재 수출 전망 자체가 굉장히 안 좋아요. 우리나라가 수출 구조 중에서 가장 높은 수출 비중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그래서 한 25% 이상의 수출 비중을 갖고 있었는데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2023년도에 19.7%로 떨어졌어요. 이게 이유가 뭐냐면 중국이 굉장히 급격하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이제 우리 수출 부분이 굉장히 크게 영향을 받은 거예요. 이것뿐만이 아니고 두 번째, 글로벌 IT 수요가 둔화됐어요.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IT에 대한 수요가 당연히 같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리고 반도체 가격의 경쟁력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반도체 가격이 굉장히 하락하는 그러한 상황이 됐는데, 우리는 반도체 수출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단 말이에요. 또 중요한 거는 앞으로 미국하고 EU가 선진국 보호무역하고 자국 중심 정책이 좀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환경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서 수출 부분은 불확실성이 훨씬 더 커졌죠.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중심으로 해서 관세 부과를 확대할 겁니다. 그래서 FTA 재협상 압박을 우리가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해야 되는 시기에 지금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발 빠르게 대응을 못 하게 되다 보면 외교적 협상에서 우리가 좀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그다음에 트럼프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 다시 말하면 탈동조화. 그러니까 이거를 강화하면서 공급망을 중국하고 연계하지 않고 미국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할 경우에 우리의 공급망 참여도도 굉장히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1분기를 놓칠 경우에 미국이 새로 도입할 수 있는 관세 그다음에 무역 장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을 한다.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굉장히 약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한국, 성장 동력 잃어"... 탄핵 정국 속 최우선 과제는? 한국 경제가 내수가 부진이다라고 얘기도 했는데, 훨씬 더 중요한 구조적인 요인들은 어떤 게 있냐면은 사실은 고용 창출이 좀 둔화되고 있는 부분이에요. 다시 말하면 고령화로 인해서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그다음에 청년층의 고용 기회 부족이 어떻게 보면 소비를 굉장히 축소시키는 데 크게 영향을 줬다라고 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소비를 많이 해야 되는 청년층들의 숫자는 줄어드는데, 고령층은 사실 소비를 잘 안 하기 때문에 소비를 창출하는 데는 좀 제한적이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제 소득 불평등이 굉장히 좀 커지고 양극화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 것도 구조적으로 우리가 내수 부진에 굉장히 큰 원인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게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저소득층의 소비가 굉장히 제한되고 있어요. 그래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면 내수 활성화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우리가 얘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 이제 기업은 또 기업대로.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 발생을 합니다. 중요한 거는 노동 생산성 증가율이 좀 떨어지고 있어요. 생산성이 둔화되고 있는 거죠. 우리가 아까 수요 측면에서 GDP를 봤다면은, 또 GDP 생산성을 결정하는 굉장히 중요한 게 이제 기술적인 요인, 그다음에 노동 구조, 그다음에 투자, 얼마만큼 그 자본을 계속 지출을 해서 투자를 쌓아가느냐 하는 부분, 그다음에 휴먼 캐피탈(인적 자원) 교육 부분 이런 부분들이 있거든요. 결국은 얼마만큼 기술 변화를 우리가 선도적으로 갖고 가서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하고 그다음에 결국은 지금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노동 생산성' 부분이거든요. 이 기술 부분을 따라가고 글로벌 경쟁력을 따라가기 위해서 노동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자본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되는데 결국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 동력이 굉장히 부족한 상태다. 그걸 어디서 찾을 것인가라고 하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는 상태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여기서 이제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경제가 어떻게 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굉장히 컸을 때 사실 구조적으로 경제를 좋게 만드는 부분이 굉장히 약화될 가능성이 커요. 왜냐하면 그 부분은 집중해야 되고 어떻게 보면 정치적인 어떤 불확실성하고 좀 독립적으로 중장기적으로 갖고 가야 되는 정책이어야 되고 일관성이 있어야 되고 이러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야 되는 건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의 민생을 좀 챙기고 그다음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 그다음에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책을 지금 좀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성장률 둔화에 대한 구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어주고 수립하고 시행하기를 좀 기대를 하고 있고요. 또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고 투자자들에게도, 외국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부분들을 보여주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최흥락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중환자실 수가 50% 파격 인상"...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위기감 - "결국엔 돈이 문제"... 퇴출 위기의 필수 의료 과목들 - 누가 더 중증일까?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결국 제로섬 게임 -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3년간 10조 투입"... 사업비가 고갈되면? 지난주 긴박했던 '계엄의 밤'을 지났죠. 계엄 당시 포고령을 다시 복기를 해보면 포고령은 일반적인 사항을 쓰거든요? 근데 엉뚱하게 5항에 '이탈 전공의 처단'이라는 다소 의아스러운 내용이 있어요. 왜 이런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강요했을까? 우리는 현장의 상황을 좀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비상계엄 포고령> - 12월 3일 23시 기준- 5항.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사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이참에 아예 전문의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방향은 맞는데 이 돈이 언제 고갈될지 모르죠. 그러니까 결국 이건 돈에 관련된 문제예요. 이게 이렇게 급하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의료 공급자, 의료 사용자, 우리 국민 모두가 현장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거예요. 전공의들이 병원을 2월에 떠나면서 상급종합병원이 비상 체계로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상급종합병원은 여러분들이 흔히 알기로는 대학병원이에요. 그리고 전공의가 빠지니까 당연히 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밖에 없겠죠. 그리고 전문의만 있으니까 이전보다 병원이 덜 굴러가요. 수술, 그다음에 중증 환자, 폐렴 환자, 간농양(liver abscess) 환자, 이런 중증 감염 환자들이 입원실 찾기 어렵고 수술 연기되고 막 그랬어요. 그리고 상급종합병원들이 지난해보다 병실, 수술 이런 것들이 잘 안 되니까 재정이 안 좋아졌어요. 그러면 이참에 아예 전문의 중심으로 가보고 중증 중심으로 해보자고 나온 거예요. 정경실ㅣ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지난 9월 27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은 그간 왜곡된 의료 공급과 이용 체계를 바로잡고, 바람직한 의료 전달 체계로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중간 과정입니다. 사실은 상급종합병원 가니까 그동안 경증 환자들이 너무 많았어요. 특히 응급실 갔더니 경증 환자들이 침상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중증 환자가 못 가, 그런 거 우리 너무 많았죠. '아 그래, 그러면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만 받고 경증 환자는 좀 덜 보게 그렇게 구조를 전환하자'는 거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이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이걸 언제 들었죠? 올해 처음 들었어요. 올해 7월 정도에 들었어요.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가 계획했다라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의 비상 상황 때문에 이런 상황을 극복해 보자는 거예요. 방향은 맞는데 다만 이렇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게 몇 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죠. 진작에 한 5년 전부터요. "중환자실 수가 50% 파격 인상"... 그럼에도 위기감 느끼는 의료진들 중증 환자 비율을 높여서 65%~70% 정도의 목표를 두지만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어요. 일단 중증을 많이 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경증 환자를 덜 봐야죠. 그래서 병실을 줄여요. 얼마큼? 보건복지부는 '10~15% 줄여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병실을 줄이면 사실 병상 하나당 병원이 갖고 있는 수익이 있을 거 아니에요. 보건복지부는 '그 손해를 우리가 보전해 주겠다'고 해요. 그래서 병실료를 올렸어요. 가장 먼저 정부가 발표한 건 중환자실 수가를 50% 더 인상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하루당 30만 원, 그다음에 2~4인실 입원료도 50% 인상했어요. 그래서 하루당 7만 5천 원, 이게 딱 발표되니까 바로 이제 상급종합병원 현장에서는 그런 반응도 있었죠. "적극적으로 중환자실을 이용해 달라." 그래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참여했어요. 사실은 기존에는 중환자실은 손해였어요. 우리나라에서 왜 중환자실이 늘 부족하냐면 중환자실은 베드 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최소한의 것만 병원들이 갖추기 때문에 그래요. 그러니까 이렇게 50% 파격적으로 인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그리고 2~4인실 입원료도 50% 인상한 건 파격적인 거죠. 여기까지는 뭐예요? 긍정적이죠. 그리고 회송 수가라는 걸 올렸어요. 1차, 2차 병원에서 대학병원을 보낼 때 그 수가를 올리고 그리고 대학 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 위중할 때 치료한 다음에 다시 이쪽에 보내야죠. 그 수가를 올렸어요. 그러니까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가 급할 때 그때 딱 치료하고 빨리빨리 이제 1차, 2차 병원으로 보내자. 그리고 그 비용을 늘려주겠다. 그런데 현장에서 위기감이 발생해요. 다소 급작스럽게 나오긴 했지만 내용을 들어보면 좋은 것 같은데 국민도 좋고 의료진도 좋고 나쁠 게 없을 것 같은데 왜 현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끼는지. 특히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들, 의료진들은 왜 위기감을 느껴?' 의문이 들죠. 오늘의 주제가 바로 그거예요.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결국엔 돈이 문제"... 퇴출 위기의 필수 의료 과목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이제 이건 돈에 관련된 문제예요. 정부가 필수 의료 지원에 30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했죠. 한덕수ㅣ국무총리 (시정연설, 지난 11월 4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을 투입하여 의료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런데 (중환자실, 입원료 등 구조 전환) 수가에 반영되는 돈은 10조예요. 그 10조 원을 어디서 마련했느냐, 국민건강보험금이에요. 그러면 국민건강보험금을 10조를 올리냐? 아니죠. 내년 국민건강보험률은 동결됐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동결됐었죠. 2년 연속 동결된 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료를 더 올리지 않았는데 국민건강보험금에서 10조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에 써요. Q. 추가금이 아니라 한정된 금액을요? 그렇죠. 그러면 10조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어? 나는 10조만큼 더 외면받겠네'라고 생각하고요. 그 10조에 쓰인 만큼 우리 것이 깎일 수도 있겠네 우려하는 거죠. 여기에 되게 어려운 문제가 있어요. 병원 경영진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뭐예요? 병원의 생존이에요. 2023년만 해도 세브란스병원은 거의 풀 베드로 돌아갔죠. 그렇게 놀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의료, 진료 수익을 따졌을 때 -0.5%. 어디가? 빅5에 속하는 세브란스병원이요. 인터넷 아무 데나 원가보전율을 치면 나와요. 55%에서 117%. 55%는 원가의 55%라는 거죠. 그럼 진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죠. 여기에 소아청소년과 마찬가지고요. 그다음에 산부인과도 뭐 이렇겠죠. 외과계 산부인과가 가장 낮습니다. 고혈압과, 이런 수술 아무것도 없어. 내분비, 당뇨병이니까 갑상샘 질환 이런 거 다 봐. 그리고 정신과, 수술 안 하잖아요. 어떻게 될까요? 원가보전율도 낮은데.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겠습니까. 정신과 병동, 정신과 의료진 고용하고 싶겠습니까, 안 하고 싶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의료진을 뽑는 경영자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여기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지원을 받는 과를 먼저 뽑겠죠. 그리고 지원받지 않는 과는 안 뽑겠죠. 빅5 병원, 그리고 빅5 병원이 아닌 제 모교 병원장, 다른 병원장님에게도 여쭤봤습니다. 어떻게 하실 계획 있습니까? "이 구조대로 가야죠. 아니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의료진은(과는) 신규 의료진을 채용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러면 당장은 그분들이 퇴출당하지는 않겠지만 신규 의료진을 뽑지 않는다면 해당 과는 어떻게 될까요? 결과적으로 퇴출되겠죠. 그래서 지금 고혈압 보시는 분, 내과, 당뇨병 보시는 분, 그리고 정형외과 교수님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현장에서는 바로 이렇게 나타나는 거예요. 재활의학과, 정신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에서도 척추를 하자, 뇌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 있는 이런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퇴출 위기감을 느끼는 겁니다. 누가 더 중증일까?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결국 '수가'는 제로섬 게임 Q. 국민들이 생각하는 필수 의료와 지금 보건복지부가 얘기하는 필수 의료의 차이가 좀 큰 것 같아요. 중증도를 치료하는 과만 필수 의료라는 건가요? 그렇죠. 사실은 필수 의료의 정의가 되게 애매모호하고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고혈압 치료하는 의사, 당뇨병 치료하는 의사를 필수 의료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고혈압 1차 병원, 2차 병원에서 관리합니다. 그런데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에 계시는 교수님들은 고혈압은 그렇게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단정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1차, 2차에서 볼 수 있는 고혈압 환자도 있지만 난치성 고혈압. 당뇨병도 난치성 당뇨병 있겠죠. 그런 분들이 반영이 안 되는 거예요. 물론 이걸 저는 정부를 보건복지부를 탓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도 뭐냐 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중증 수가를 올려주는 체계가 지금 있습니다. A등급, B등급, C등급. 지금은 이걸 상대가치 점수 제도로 가는데, 기존에 상대가치 점수 A, B, C로 이루어진 대로 하면 누가 중증인지 응급인지 서로 다퉈요. "뭐야? 네가 중증이야? 웃기지 마. 내가 더 중증이야." 이게 합의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현장에서는. 키워드는 너무 좋으나 현장 의료진들의 이 합의 과정은 너무 어렵다. 환자도 똑같아요. 환자 입장에서는 예를 들면 이분은 간암 환자고, 저분은 콩팥병, 만성 신부전 환자예요. 그러면 "내가 더 중증이야. 무슨 소리야, 내가 더 중증이야." 상급종합병원 시범 사업에 결정되면 간암 환자는 간경변증 환자는 대학병원 가지만 만성 신부전 환자는 대학병원 못 가는 거잖아요. 어려워요. 그러니까 그거대로 하다가는 경증으로 B나 C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나 중증인데 그래도 지금까지 참아왔어." 그런데 정부가 이쪽을 더 올려준다고 해, 그러면 이 중간과 이 밑은 더 격차가 벌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에 소외돼 버리면 그 소외된 의료진만큼의 환자 피해는 너무나 고스란히 이어지겠죠. 그래서 7월 11일 보건복지부의 상급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 브리핑에 어떤 말이 등장하냐면 이 수가 체계, 상대가치 체계 말고 새로운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했어요. 정경실 단장이 궁극적으로 중증 환자 분류 체계를 단순히 상병 기준이 아닌, 상병 기준은 제가 말씀드린 A, B, C 그동안 했던 기준인데 이게 아니라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반영해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한 거예요. 의료계와 환자단체 그리고 정부가 모여서 막 논의한 끝에 발표했어요. 여기서 문제가 있어요. 우리 과거에 이런 상대가치 기준을 만들 때 어마어마한 진통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걸 개선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이것도 쉽지 않아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은 이미 지금 시작됐지만 9월부터 모집하고 11월부터 적용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몇 개월 사이에 해버려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 어떤 사람이라도 이렇게 쉽게 모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거예요. 보건복지부가 그것까지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저는 아직 없었다고 생각해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재정 3년간 10조"... 3년 후에 사업비가 고갈된다면? 정경실ㅣ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지난 9월 27일) 구조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연간 3조 3천억 원, 3년간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합니다. 이는 기존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지원과는 별개로 추가로 지원하는 금액입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10조 원은 어디서 나왔느냐.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국민건강보험금에서죠. 이번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건수와 수술 건수가 쭉 줄었죠. 그래서 예년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의 국민건강보험금의 청구액이 10조 원 정도가 줄었어요. 이 돈인 거예요. 그러니까 아주 정밀하게 계산해서 나온 건 아니에요. 이 예산이 처음 들어왔고, 이 예산이 그냥 어떤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서 정밀하게 계획된 예산이 아니라 딱 상급종합병원에서 예년에 비해 청구 금액이 감소한 10조 원.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당장 여유가 있는 10조 원이죠. 근데 이 지원 사업은 3년이죠. 그럼 3년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 3년 후에 사실 예측하기 어렵죠. 그 누구라도. 그러면 이 돈이 언제 고갈될지 모르죠. 아니면 남을 수도 있겠죠, 계속. 근데 고갈될 수도 있겠고 그다음에 다른 변수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한 3년이 지난 후에 어떻게 될지 아직 정부는 얘기하지 않았죠. 사실 정부도 얘기할 수가 없겠죠. 실제로 이걸 현장에서 돌려봐야 아는 거니까. 몇 개월 돌려봐야 아는 거니까. 그런데 만약 이게 시나리오대로 안 된다면, 그래서 다시 되돌린다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는 다시 어떻게 할 것인가. 커다란 문제 그런 부분들을 상급종합병원 병원장들은 걱정하고 있는 거예요. 또 하나가 뭐냐면, 상급종합병원에 수가 올려줘요. 근데 그다음에 그러면 소외를 받는, 이렇게 막 불만이 있으면 그다음에 어디를 올려줄까요? 고혈압 내과, 난치성 고혈압, 난치성 당뇨병 이런 분들을 그다음으로 올려줘야 될 것 같아요. 이건 저의 뇌피셜이에요. 근데 그분들을 올려주는 돈도 어디일까요? 지금 다른 돈 없죠. 국민건강보험금이죠. 그러면 1차 병원, 2차 병원은 어떻게 될까요? 수가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죠. 이거는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금이라는 한정된, 거의 제로섬 게임이에요. 지금 수가는요. 수가를 올려주는 추가 금액은 현재 어떻다고요? 없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현장에서 활성화되면 당연히 상급종합병원은 자신들이 먼저죠. '무슨 소리야, 비상급종합병원도 올려줘'란 목소리도 나오겠죠. 그런데 이거는 뭐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인 거예요. 그래서 이게 전환이 되면 상급종합병원과 일반 병원, 일반 병원도 그다음 순서로 차이가 난다면 그 밑에 1차, 2차 의료원... 너무나 갈등 구조가 보이는 거예요. 정부가 시간이 없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서 이건 장기적인 계획하에 해야 된다는 건 이 여파가 상급종합병원에만 미치지 않아서 인 거죠. 똑같은 제로섬 게임을 이쪽으로 비중 올리면 여기서 순차적으로 저항감, 거기에 과잉 진료, 잘못된 의료 그런 거는 국민에게 그대로 손해가 되는 거죠. 여기서 또 문제가 있어요. 우리가 지금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 비중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가 없는 게 맞느냐. 그러면 트레이닝은 어디서 받죠? 교육은 어디서 받죠? 고민할 여지가 되게 많아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어요. 내가 대학병원에 가고 싶은 나의 자율권을 억제할 거냐. 근데 우리 지금 합의가 안 됐죠. 그러면 이 진료 선택권을 어떻게 할 것이냐. 여러분들도 냉정하게 따지면 여러분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의견이 다를걸요. "난 돈 많으니까 본인 부담금 올려도 괜찮아! 조금 아프다고 상급종합병원 못 가게 하는 거 반대야!", "난 우리 집에 좀 돈이 있어, 그러니까 싫어. 나 본인 부담금 확 높이는 거는 찬성하지만 못 가게 하는 건 반대야."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을 거잖아요. 돈 없는 사람들의 선택권이 박탈된 거 아닐까요? 우리 이걸 얘기를 안 해봤어요. 해야 되는 문제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방향성, 그리고 기준, 그런 것들은 맞습니다. 우리가 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키워드,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것이 실제 현장에서의 어떤 잡음과 오해와 어떤 논란이 있으면 그 논란의 피해자라고 느껴지는 그런 의료진, 의료 그룹들이 소외를 받는다면 그 사람이 그 분야를 포기하게 될 거고 그 사람이 그 분야를 포기해야 되는 만큼 그 분야에 해당하는 환자의 피해는 감수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좋은 이런 키워드, 좋은 방향성도 실은 디테일이 되게 중요하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이런 걸 끊임없이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작업을 해야 된다. 의료진은 의료진대로 환자는 환자대로. 그리고 무엇보다 비용의 문제에 대해서 되게 민감해야 된다.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 비용이 변화하는 부분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봤을 때 "아, 이거 했더니 지금 금방 고갈됐네. 금방 이 20조 원 중에 얼마가 쓰였네" 알 수 있게 해야죠. 그래서 이게 정말 지속 가능한 건지 아닌 건지 국민들에게 잘 설명해야 그게 진정한 투명성이잖아요. 이런 과정을 투명성 있게 해주시길,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이 정말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게 그렇게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옥지수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트럼프와 김정은, "그 사이 한국은 없다" -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한국에 닥친 최악의 시나리오 - 한미 동맹 흔들리나? 한국이 모든 시나리오 대비해야 하는 이유 - "당황하지 말고 좁혀나가야" 협상가 트럼프 리턴에 대비하는 법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과 대화를 했던 거의 유일한 미국 대통령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북한과 대화가 된 적은 있었지만 세 번이나 만나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협상했던 사람은 없어요. 트럼프하고 김정은은 서로 연락처를 압니다. 2016년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가 직접 김정은한테 자신의 연락처를 줬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핸드폰을 딴 사이인 거예요 서로. 그래서 본인들이 원할 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 수단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트럼프가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나와서 "나는 김정은을 누구보다 잘 안다"라고 표현했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저는 김정은을 정말 잘 압니다. 정말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압니다. 우리 사이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김정은과 내가 좋은 관계를 만들어놨고, 나는 정말 김정은과 잘 지냈고, 내가 김정은을 세상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아"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했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거 이상 가깝기 때문에 한국을 매개로 하지 않고도 둘이 직거래를 통해서 원하는 걸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Q. 현재 둘의 관계를 본다면 그 사이에 한국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현재 둘의 관계로 봤을 때는 그 사이에 한국은 없죠. 왜냐하면 트럼프 1기 때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우리 정부를 끼고 협상했었거든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김정은이 우리 대통령을 먼저 만나고, 분위기를 좋게 하고, 미국과 대화했습니다. 그래서 그 둘이 만날 때 어느 정도 한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할 수 있는 조건이 돼 있었지만, 이제는 그 둘이 너무 친해져 버렸어요. 그래서 한국이 없어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요. 걱정스러운 거는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나눈 것이 너무나 오래됐습니다. 우리는 사실상 북한과 채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미국과 북한은 채널이 남아 있어요. 그것도 수장끼리 전화번호도 알고, 편지도 주고받을 정도의 가까운 사이라는 거죠. 심지어 그 편지를 읽어보면 연애편지 같습니다. 트럼프가 유세 과정 중에서 러브레터라고 표현했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저도 정말 강경하게 나갔고, 김정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로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결국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가 저에게 아름다운 편지들을 보냈는데, 정말 훌륭한 편지들이었어요.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직은 아냐"... 최후의 결판 준비하는 트럼프-김정은 사실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어떻게 될까를 보려면 미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의 대외 전략은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예요. 왜냐하면 지금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고 있죠. 이란으로까지 확산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핵을 만들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란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높거든요. 게다가 이란은 트럼프 당선인을 암살하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 9월) (암살 위협을 가한다면) 이란의 대도시들과 국가 전체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산산조각 내겠다고 경고할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 보면 '이것들을 가만두면 안 되겠네'라는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로 이스라엘과 이란이 있고요.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있습니다. 현재 전쟁 중이죠.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자기가 가면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해 3월)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재앙적인 전쟁을 해결하겠습니다. 하루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빨리 양쪽을 압박해서 이 전쟁을 협상 국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미국 대외 정책의 대부분의 에너지는 이런 나라들에 신경이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라고 할 수 있겠죠. 북한도 예전하고 상황이 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미국과 협상을 해서 제재를 푸는 게 가장 급선무였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왕따 국가였거든요. 수입, 수출 아무것도 안 되고, 외화를 벌 방법도 없고. 할 줄 아는 거는 핵을 만드는 것밖에 없는 왕따 국가였거든요. 그런데 러시아하고 굉장히 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러시아는 포탄도 부족하고, 병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이 화끈하게 베팅했어요. "우리 파병할게" 해서 북한군을 보내서 지금 푸틴을 도와주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외 정책을 하는 데는 러시아라는 아주 친한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아니어도 당장 러시아를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걸 관철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요. 또 중요한 거는 중국하고 상대적으로 좀 멀어졌습니다. 북한이 러시아하고 너무 친하게 지내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중국하고 관계가 서먹해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그냥 둘 수는 없거든요. 김정은이 무슨 생각을 할지 떠올려본다면, 일단 제일 친한 친구인 러시아를 통해서 원하는 걸 관철할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멀어진 친구인 중국에 관심을 돌려놓는 것이 두 번째 순위일 거예요. 그다음이 아마 미국을 통한 제재 완화가 될 겁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이들 국가에 비하면 후순위로 밀린다고 할 수 있겠죠. 즉, 미국과 북한이 한동안은 대화를 이어갈 만한 주변 환경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을 대하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 Good Cop Bad Cop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인선한 것을 보면요. 이분들이 대중국 강경파이기도 하면서 대북 강경파이기도 합니다.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어떤 일을 했냐 하면요,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북한 인권법입니다. 이걸 본인의 이름으로 계속 갱신 법안을 발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주적 의원 같은 느낌이죠.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김정은이 얼마나 잔혹한 정권인지 아냐', '김정은 정권이 얼마나 잔혹한 정권인지 아냐' 이런 얘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시 북한 입장에서 보면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굉장히 강성입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무기를 선적하고 러시아에 가고 있는 북한 선박을 아예 해상에서 차단하자' 이런 주장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그 배를 우리 위성으로 보고만 있지 말고, 가서 우리가 차단하고 무기도 뺏자'라는 강성 발언을 한 적도 있고요. 거기에 더해서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이나 러시아도 제재해야 한다. 세컨더리 제재까지 얘기한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보면 "이 사람들 정말 세네"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대북 강경파라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이 두 사람을 임명한 트럼프의 생각이 뭘까 떠올려보면요. 1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헤어진 지 오래됐어요. 그런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존 볼턴 얘기를 몇 번 했습니다. 뜬금없이 "내가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시켰는데 정말 이상한 사람이거든" 이런 취지로 말은 시작해요. 그런데 "존 볼턴이란 사람은 워낙 세고 강경파이기 때문에 내가 별로 말도 안 하고 내 뒤에 그냥 세워놓기만 해도 다른 나라 정상들이 와서 나한테 다 주고 가더라" 이 얘기를 했었습니다. 트럼프의 인선 전략을 어느 정도 얘기를 한 거거든요. 트럼프는 굿캅 배드캅(Good Cop Bad Cop) 전략을 씁니다. 전면에 내세운 사람은 배드캅이에요. 아주 나쁜 사람, 센 사람들이 강경한 발언들을 막 쏟아내게 합니다. 그런데 본인은 굿캅이에요. 물론 1기 초반 때는 안 그랬지만, 자기는 좋은 역할을 하면서 뒤에서 "얘들아 왜 이래. 그만 싸우고 내가 정리해 줄게"라고 해서 협상을 정리해 주는 걸 즐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웠던 거고요. 그래서 트럼프가 대북 강경파를 내세웠다는 거는 앞에 세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내세워서 미국의 이해관계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일단 최대한 미뤄놓고, 김정은과 막후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의도 아니냐고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트럼프-김정은, 한반도 최악의 시나리오 만약에 북미 대화가 진행이 된다 그러면 비핵화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이 우리한테는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비핵화 협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이미 북한은 자기들이 핵 능력을 갖추고, 핵미사일을 많이 갖고 있는 핵 강국이다라는 얘기를 대외에 많이 얘기를 해놨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 감축 협상을 하자' 이렇게 나올 수가 있거든요. 김정은이 최근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새로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갖겠다는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헌법 개정을 통해 언급했어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요, '앞으로 우리랑 협상할 때 비핵화라는 얘기는 꺼내지도 마라. 우리는 핵을 가진 국가고, 핵 강국이기 때문에 핵 국가끼리 1 대 1로 감축하는 협상은 할 수 있지만, 핵을 뺏으려고 하는 비핵화 협상은 앞으로도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은은 계속 강조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면 미국은 북한과 어떤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 우리의 우려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미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핵 능력만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협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핵을 갖고 있긴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까지 날려 보내는 능력만 없으면 괜찮을 수도 있어요.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갖는 ICBM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북한이 얘기하고 있는데, ICBM은 대기권 위로 올라갔다 대기권 밑으로 떨어져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아직 온전하게 갖고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받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게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에요. 마이클 오핸런ㅣ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북미 지역까지 사거리를 확보하는 것과, 탄두를 재진입시키고 폭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새뮤얼 파파로ㅣ인도태평양 사령관 아직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진 능력을 확진하지 못했지만, 그 방향으로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은 관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을 너희들이 갖고 있든 말든 간에 핵을 미국 본토를 향해서 만약에 쏘는 능력을 갖는 것, 그리고 ICBM을 미국에 발사하겠다'라고 협박하는 단계에 이르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핵 감축 협상을 하면서 미국을 위협으로 하는 핵 능력만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우려고요.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앞으로 협상이 과거와는 아주 다른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얘기를 해보죠. 만약 한국을 빼고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해요. 우리가 소외되는 상태에서 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이 굴러갈 수도 있어요. 핵 능력을 없애는 게, 미국의 위협이 되는 핵 능력만 없애는 방향으로 대화가 진행이 된다면 '정작 국경이 맞붙어 있는 우리는 뭐가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안보 불안은 여전한 상황으로 북미 대화가 전개될 우려가 있고요. 여기서 한국이 완전히 소외되는 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북한이 어떤 거를 조건으로 걸 수 있냐면요. 김정은은 친서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어요. '한미 군사훈련 그만해라. 우리랑 대화하려면 군사훈련 중단해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고요. 미군이 존재하지만, 훈련은 하지 않는 군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주한미군 철수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우리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하다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을 원하는 만큼 못 받았다고 했을 때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 해서 감축을 하거나 철수하거나 할 수 있거든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은 꽃놀이패 같은 일이죠. 자기가 별로 개입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미군을 줄여주니 얼마나 좋아요. 혹은 북미 대화를 하는 와중에 조건으로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걸 많이 들어줄게. 미국을 위협하는 모든 핵 능력 다 없애줄게. 대신 주한미군 철수해다오'라는 걸 조건으로 걸 수도 있어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돈도 못 받는데 그럼 미군 빼볼까?'라고 하는 위험한 도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이 버려질 수도 있어요"...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트럼프의 노림수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이나 미국 공화당이나 외교안보를 다루는 모든 사람이 일관되게 얘기하는 거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는 중국을 억제하고 중국과 맞서는 게 미국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고 목표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타이완, 일본이 전초기지가 돼서 미국을 억제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 되는 거죠. 존 커비ㅣ전 미국 국가안보실 전략소통비서관 중화인민공화국은 타이완을 향해 약 1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는 타이완의 북동쪽, 동쪽, 남동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는 타이완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오랜 목표와 상충합니다. Q. 약간 우려할 지점이 만약에 그렇게 되면 우리는 또 중국을 의식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오히려 지금 중국이 한국과 미국이 더 밀착하는 거를 걱정하는 단계는 약간 지난 것 같아요. 이미 한국은 미국과 바이든 정부 당시 충분히 밀착해서 한미일이 엮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은 거꾸로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태죠. 무비자도 중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번 APEC에서 시진핑도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국을 끌어당겨서 자기들 쪽으로 가져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더 밀착하는 데 있어서 미국에 군사적인 도움을 주는 등의 행동은 당연히 중국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바겠죠. 하지만 예전에는 강압적인 힘을 보여줘서 못 하게 했다면, 이제는 트럼프의 미국이 '한국에 거칠게 나올 수 있으니 우리는 유화책으로 한국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좀 생각해 볼 부분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지만 우리의 안보 불안이 굉장히 높아져서 자체 핵무기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혹은 핵무기에 준하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상황이 됐을 때 우리가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자체 핵무장을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할 거거든요. 그 부분까지도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겠죠. 왜냐하면 사드를 배치할 때 중국이 아주 극렬하게 반발했습니다. 아마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는 게 공론화되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중국은 사드 배치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더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것도 우리가 한 번쯤은 예상해 두고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트럼프가 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은 '방위비 분담금이 더 우선이 된다. 나는 제대로 제값을 못 받는다면 주한미군의 일부를 감축하는 것도 나는 감수할 수 있다'라고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과 인터뷰했을 때 '한국이 전략적으로 미국에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다 공감했습니다. '한국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그럼 주한미군은 전부 다 철수할 거냐? 하면 '나는 전부 다 철수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일부 감축하는 안은 미국 입장에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상상의 영역이지만 미군이 많이 감축된 상태에서 한반도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나거나, 안보 정세가 급격하게 요동치는 상황이 됐을 때 우리가 충분히 그들을 믿고 한국의 안보가 안정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애치슨 선언과 같이 미국의 안보 상황이 한국을 희생시켜서라도 자기의 이익을 가져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는 상황이 되면 한국이 버려질 수도 있어요. 아직은 가정과 상상의 영역입니다. 지금까지 한미 동맹이라는 건 굉장히 굳건하고, 트럼프가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그대로 파기할 수 없을 만큼 끈끈한 관계를 맺어놓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염두에 두고 한반도가 쉽게 안보 격랑에 휩쓸리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이 들어왔을 때는 우리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머니머신" "조선업 협력 필요"... 한국을 향한 트럼프 진짜 속내 Q.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머신이라고 부르면서 현재 분담금의 9배를 요구했는데, 현실성이 있을까요? 이런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집을 사러 갔어요. 네이버 부동산에 나온 가격을 우리가 뻔히 아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나타나서 9배의 집값을 불렀다고 생각해 보세요. 황당하지 않겠어요? 시세라는 게 있고, 기존에 내왔던 게 있는데 9배라는 건 너무 황당한 액수잖아요. 트럼프의 협상 전력이 이렇습니다. 트럼프는 협상을 이런 식으로 해요. 자기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 액수를 일단은 던집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나라에서 난리가 나요. 이 액수가 적절하냐, 이걸 어떻게 하냐, 우리가 이걸 낼 수 있냐. 상대를 막 흔들다가 적당한 선에서 협상해서 좁혀가는 과정이 있어요. 하지만 9배를 일단 던져놨기 때문에 우리가 그쪽으로 쑥 끌려갑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미 우리 방위비 분담금 협상 끝났는데, 트럼프가 저렇게 얘기를 하니 우리가 좀 더 줘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잖아요. 이게 트럼프 협상의 전략이에요. 트럼프 1기 때 트럼프가 우리가 내던 방위비 분담금의 5배를 불렀습니다. 50억 달러를 불렀거든요. 제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인터뷰할 때 "50억 달러를 어떻게 산정한 겁니까? 50억 달러를 제시했던 그 근거가 뭐예요?"라고 물어봤는데요. 답을 듣고 제가 아주 충격을 받았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자기도 모르겠대요. "백악관에서 그 액수가 정해져 내려와서 자기도 너무 놀랐다." 트럼프는 생각나는 대로 50억 달러를 불렀고, 지금도 100억 달러를 불렀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마 근거는 없을 겁니다. '1기 때 50억 달러 불렀으니까 지금 100억 달러 불러야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수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제가 재임했다면,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13조 원)를 내고 있었을 겁니다. 한국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한국은 돈을 찍어내는 부유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한 가지 인식은 확실합니다. 한국은 머니머신이라는 거거든요. '우리가 한국을 지켜주니까 한국은 경제 발전해서 미국에 세탁기, TV를 팔아먹는다' 이렇게 아주 심플한 생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9배를 부를 수 있었던 거고요. 말씀드렸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협상의 시작점입니다. 이 방위비 분담금을 9배나 불렀는데 '이 돈 줄 바엔 주한미군 철수하고 우리 핵무장하자'라고 얘기하는 거는 트럼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트럼프는 원하는 바가 확실합니다. '돈을 더 많이 받겠다'라고 하는 건 일단 우리한테 던져놓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협상을 해야 되죠. 9배를 다 줄 생각을 하면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시작점을 우리 쪽으로 가까이 내려올 수 있도록 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돈을 더 받겠다는 생각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거든요.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했을 때 아쉬운 소리를 했어요. "조선업 부분에 있어서 한국이 좀 도와달라"는 얘기를 한 거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했는데, 일본 측에서는 관련 내용을 얘기하지 않았거든요.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미국의 해군력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중국과 경쟁하는 데 있어서 미국이 힘에 부친다는 얘기예요. 왜냐하면 중국의 해군력 증강은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거든요. 미군이 오래전부터 자기들이 목표로 갖고 있는 함정 숫자가 있습니다. 항공모함, 구축함, 잠수함 전부 다 합쳐서 355척을 만들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워놨어요. 그런데 현재 미국이 갖고 있는 함정을 전부 다 합쳐봐야 297척밖에 되지 않습니다. 목표량에 한참 미달이에요. 그런데 중국은 이미 2022년도에 370척을 만들어 놨습니다. 해군 전쟁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함정 숫자가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은 중국에 비해서 함정 숫자가 부족한데 이걸 전 세계에 산개를 해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려면 일단 함정 숫자를 맞춰놔야 한다는 거죠. 중국은 2030년까지 지금 370척을 435척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그만큼 조선업의 기반이 돼 있고, 함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함정을 만들 능력이 없는 게, 미국 국내법으로 존스법이 있습니다. 미국의 연안을 오갈 때는 미국 조선소에서 만든 것만 미국 연안을 오갈 수 있게 규정이 돼 있거든요. 이게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법인데, 그 이후에 너무 자국 산업을 보호하다 보니까 경쟁력이 너무 떨어져서 지금 조선업으로 배를 만들거나 했을 때 미국이 원하는 바대로 만들 수가 없대요. 제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과 인터뷰를 했을 때 이분이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자기가 펜타곤에 들어가서 가장 놀랐던 게 있대요. 미국이 11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작전이 가능한 항공모함이 2개 선단밖에 안 되더래요. 그럼 나머지는 다 뭐 하고 있느냐. 다 수리하고 있고, 작전에 못 쓰는 상태로 방치돼 있는 상태라는 거예요. 그걸 수리하려면 시간이 또 오래 걸리고, 지금 짓고 있는 항공모함도 있긴 있는데 언제 완성될지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조선업이 너무나 뒤떨어져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맹국 중에 가장 먼저 한국의 손을 빌리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지금 자국법 때문에 군함을 직접 만드는 걸 한국에 요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군함은 유지보수 수리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때 한국이 도움을 줄 부분이 있을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을 우리가 맺은 것에 비해서 9배를 불렀습니다. 말이 안 되는 액수지만, 우리가 어느 정도 협상을 해야겠죠. 그때 조선업 분야에 있어서 우리가 미군의 함정을 수리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을 비용 산정을 해서 방위비 분담금 안에 어떤 방식으로 넣을 수 있을까.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2019년 8월 5일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입니다. 당시 상황이 어땠냐 하면요, 트럼프와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회동한 직후입니다. 직후에 트럼프가 회동 때 미국 측에서 찍은 사진들을 김정은한테 직접 보내줬어요. 그걸 받고 김정은이 고맙다고 답장하는 내용입니다. 각하께서 엄선한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고 제 기억에 계속 남아있게 될 중차대하고 역사적인 날의 사진들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그 사진이 제 집무실에 걸려 있다. 그리고 사의를 표하며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아부의 극대치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 사진은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도 걸려 있습니다. 김정은도 판문점에서 만났던 그 사진을 집무실에 걸어놨다는 거죠. 그리고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습니다. 연애편지 같지 않나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저는 언제라도 각하를 실망시킬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 각하께서 우리의 관계를 오직 당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저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 인민들에게 바보처럼 보이게 하지 말아주세요. 나한테도 좀 주는 게 있어야 저도 면이 살지 않겠습니까'라는 얘기를 친서에 자세하게 다 담아놨어요. 그러면서 김정은이 원하는 걸 보여줍니다. 한국과의 군사 게임과 전쟁 연습이 끝났을 때 제게 다시 연락을 주기 바랍니다. 그때 실무급 대화의 시간과 장소를 논의할 것입니다. 당시에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었거든요. 김정은이 그걸 굉장히 기분 나빠했어요. '나랑 대화하자면서 나를 공격하는 훈련을 연습한다는데, 가만히 있어야 해?'라는 생각에 앞에는 칭찬하는 듯이 막 찬사를 보내면서 뒤에는 원하는 걸 공개하잖아요. '훈련 다 하지 말고 한미 연합훈련 하지 말고 다 끝났을 때 제게 다시 연락을 줘라. 그때 실무급 회담을 하자.'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런 식으로 편지에 기술했었습니다. 지금 봐도 내용이 재미있어요. 트럼프 2기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한번 상상을 해볼까요? 김정은이 직접 트럼프에게 연락합니다. '나는 주한미군 있는 거 너무 불편해요. 너무 싫어요. 그리고 한미 연합훈련하는 거 너무 불편해요.' 직접 얘기해서 트럼프와 협상을 할 수 있는 사이라는 얘기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는 걸 보고 싶을 거예요. 그가 나를 그리워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미국, 특히 김정은과 트럼프의 관계가 보통 사이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전보다 더 철저하고 주도면밀하게 협상을 준비하고 미국 간의 관계, 북한과의 관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한국이 후순위에 있습니다. 앞에 처리해야 될 나라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 국가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다음에는 한국에 분명히 청구서를 들이밀 겁니다. 트럼프를 봤을 때 '저 사람을 그냥 돈만 많이 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하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 사람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말고, 저 사람과 협상해서는 안 되는 아주 사악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트럼프는 협상가고, 협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트럼프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한국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인턴 : 박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