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이를 부탁해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중환자실 수가 50% 파격 인상"...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위기감 - "결국엔 돈이 문제"... 퇴출 위기의 필수 의료 과목들 - 누가 더 중증일까?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결국 제로섬 게임 -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3년간 10조 투입"... 사업비가 고갈되면? 지난주 긴박했던 '계엄의 밤'을 지났죠. 계엄 당시 포고령을 다시 복기를 해보면 포고령은 일반적인 사항을 쓰거든요? 근데 엉뚱하게 5항에 '이탈 전공의 처단'이라는 다소 의아스러운 내용이 있어요. 왜 이런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강요했을까? 우리는 현장의 상황을 좀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비상계엄 포고령> - 12월 3일 23시 기준- 5항.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사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이참에 아예 전문의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방향은 맞는데 이 돈이 언제 고갈될지 모르죠. 그러니까 결국 이건 돈에 관련된 문제예요. 이게 이렇게 급하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의료 공급자, 의료 사용자, 우리 국민 모두가 현장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거예요. 전공의들이 병원을 2월에 떠나면서 상급종합병원이 비상 체계로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상급종합병원은 여러분들이 흔히 알기로는 대학병원이에요. 그리고 전공의가 빠지니까 당연히 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밖에 없겠죠. 그리고 전문의만 있으니까 이전보다 병원이 덜 굴러가요. 수술, 그다음에 중증 환자, 폐렴 환자, 간농양(liver abscess) 환자, 이런 중증 감염 환자들이 입원실 찾기 어렵고 수술 연기되고 막 그랬어요. 그리고 상급종합병원들이 지난해보다 병실, 수술 이런 것들이 잘 안 되니까 재정이 안 좋아졌어요. 그러면 이참에 아예 전문의 중심으로 가보고 중증 중심으로 해보자고 나온 거예요. 정경실ㅣ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지난 9월 27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은 그간 왜곡된 의료 공급과 이용 체계를 바로잡고, 바람직한 의료 전달 체계로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중간 과정입니다. 사실은 상급종합병원 가니까 그동안 경증 환자들이 너무 많았어요. 특히 응급실 갔더니 경증 환자들이 침상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중증 환자가 못 가, 그런 거 우리 너무 많았죠. '아 그래, 그러면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만 받고 경증 환자는 좀 덜 보게 그렇게 구조를 전환하자'는 거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이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이걸 언제 들었죠? 올해 처음 들었어요. 올해 7월 정도에 들었어요.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가 계획했다라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의 비상 상황 때문에 이런 상황을 극복해 보자는 거예요. 방향은 맞는데 다만 이렇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게 몇 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죠. 진작에 한 5년 전부터요. "중환자실 수가 50% 파격 인상"... 그럼에도 위기감 느끼는 의료진들 중증 환자 비율을 높여서 65%~70% 정도의 목표를 두지만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어요. 일단 중증을 많이 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경증 환자를 덜 봐야죠. 그래서 병실을 줄여요. 얼마큼? 보건복지부는 '10~15% 줄여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병실을 줄이면 사실 병상 하나당 병원이 갖고 있는 수익이 있을 거 아니에요. 보건복지부는 '그 손해를 우리가 보전해 주겠다'고 해요. 그래서 병실료를 올렸어요. 가장 먼저 정부가 발표한 건 중환자실 수가를 50% 더 인상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하루당 30만 원, 그다음에 2~4인실 입원료도 50% 인상했어요. 그래서 하루당 7만 5천 원, 이게 딱 발표되니까 바로 이제 상급종합병원 현장에서는 그런 반응도 있었죠. "적극적으로 중환자실을 이용해 달라." 그래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참여했어요. 사실은 기존에는 중환자실은 손해였어요. 우리나라에서 왜 중환자실이 늘 부족하냐면 중환자실은 베드 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최소한의 것만 병원들이 갖추기 때문에 그래요. 그러니까 이렇게 50% 파격적으로 인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그리고 2~4인실 입원료도 50% 인상한 건 파격적인 거죠. 여기까지는 뭐예요? 긍정적이죠. 그리고 회송 수가라는 걸 올렸어요. 1차, 2차 병원에서 대학병원을 보낼 때 그 수가를 올리고 그리고 대학 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 위중할 때 치료한 다음에 다시 이쪽에 보내야죠. 그 수가를 올렸어요. 그러니까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가 급할 때 그때 딱 치료하고 빨리빨리 이제 1차, 2차 병원으로 보내자. 그리고 그 비용을 늘려주겠다. 그런데 현장에서 위기감이 발생해요. 다소 급작스럽게 나오긴 했지만 내용을 들어보면 좋은 것 같은데 국민도 좋고 의료진도 좋고 나쁠 게 없을 것 같은데 왜 현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끼는지. 특히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들, 의료진들은 왜 위기감을 느껴?' 의문이 들죠. 오늘의 주제가 바로 그거예요.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결국엔 돈이 문제"... 퇴출 위기의 필수 의료 과목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이제 이건 돈에 관련된 문제예요. 정부가 필수 의료 지원에 30조 원+@를 투입하겠다고 했죠. 한덕수ㅣ국무총리 (시정연설, 지난 11월 4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을 투입하여 의료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런데 (중환자실, 입원료 등 구조 전환) 수가에 반영되는 돈은 10조예요. 그 10조 원을 어디서 마련했느냐, 국민건강보험금이에요. 그러면 국민건강보험금을 10조를 올리냐? 아니죠. 내년 국민건강보험률은 동결됐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동결됐었죠. 2년 연속 동결된 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료를 더 올리지 않았는데 국민건강보험금에서 10조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에 써요. Q. 추가금이 아니라 한정된 금액을요? 그렇죠. 그러면 10조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어? 나는 10조만큼 더 외면받겠네'라고 생각하고요. 그 10조에 쓰인 만큼 우리 것이 깎일 수도 있겠네 우려하는 거죠. 여기에 되게 어려운 문제가 있어요. 병원 경영진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뭐예요? 병원의 생존이에요. 2023년만 해도 세브란스병원은 거의 풀 베드로 돌아갔죠. 그렇게 놀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의료, 진료 수익을 따졌을 때 -0.5%. 어디가? 빅5에 속하는 세브란스병원이요. 인터넷 아무 데나 원가보전율을 치면 나와요. 55%에서 117%. 55%는 원가의 55%라는 거죠. 그럼 진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죠. 여기에 소아청소년과 마찬가지고요. 그다음에 산부인과도 뭐 이렇겠죠. 외과계 산부인과가 가장 낮습니다. 고혈압과, 이런 수술 아무것도 없어. 내분비, 당뇨병이니까 갑상샘 질환 이런 거 다 봐. 그리고 정신과, 수술 안 하잖아요. 어떻게 될까요? 원가보전율도 낮은데.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겠습니까. 정신과 병동, 정신과 의료진 고용하고 싶겠습니까, 안 하고 싶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의료진을 뽑는 경영자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여기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지원을 받는 과를 먼저 뽑겠죠. 그리고 지원받지 않는 과는 안 뽑겠죠. 빅5 병원, 그리고 빅5 병원이 아닌 제 모교 병원장, 다른 병원장님에게도 여쭤봤습니다. 어떻게 하실 계획 있습니까? "이 구조대로 가야죠. 아니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의료진은(과는) 신규 의료진을 채용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러면 당장은 그분들이 퇴출당하지는 않겠지만 신규 의료진을 뽑지 않는다면 해당 과는 어떻게 될까요? 결과적으로 퇴출되겠죠. 그래서 지금 고혈압 보시는 분, 내과, 당뇨병 보시는 분, 그리고 정형외과 교수님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현장에서는 바로 이렇게 나타나는 거예요. 재활의학과, 정신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에서도 척추를 하자, 뇌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 있는 이런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퇴출 위기감을 느끼는 겁니다. 누가 더 중증일까?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결국 '수가'는 제로섬 게임 Q. 국민들이 생각하는 필수 의료와 지금 보건복지부가 얘기하는 필수 의료의 차이가 좀 큰 것 같아요. 중증도를 치료하는 과만 필수 의료라는 건가요? 그렇죠. 사실은 필수 의료의 정의가 되게 애매모호하고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고혈압 치료하는 의사, 당뇨병 치료하는 의사를 필수 의료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고혈압 1차 병원, 2차 병원에서 관리합니다. 그런데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에 계시는 교수님들은 고혈압은 그렇게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단정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1차, 2차에서 볼 수 있는 고혈압 환자도 있지만 난치성 고혈압. 당뇨병도 난치성 당뇨병 있겠죠. 그런 분들이 반영이 안 되는 거예요. 물론 이걸 저는 정부를 보건복지부를 탓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도 뭐냐 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중증 수가를 올려주는 체계가 지금 있습니다. A등급, B등급, C등급. 지금은 이걸 상대가치 점수 제도로 가는데, 기존에 상대가치 점수 A, B, C로 이루어진 대로 하면 누가 중증인지 응급인지 서로 다퉈요. "뭐야? 네가 중증이야? 웃기지 마. 내가 더 중증이야." 이게 합의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현장에서는. 키워드는 너무 좋으나 현장 의료진들의 이 합의 과정은 너무 어렵다. 환자도 똑같아요. 환자 입장에서는 예를 들면 이분은 간암 환자고, 저분은 콩팥병, 만성 신부전 환자예요. 그러면 "내가 더 중증이야. 무슨 소리야, 내가 더 중증이야." 상급종합병원 시범 사업에 결정되면 간암 환자는 간경변증 환자는 대학병원 가지만 만성 신부전 환자는 대학병원 못 가는 거잖아요. 어려워요. 그러니까 그거대로 하다가는 경증으로 B나 C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나 중증인데 그래도 지금까지 참아왔어." 그런데 정부가 이쪽을 더 올려준다고 해, 그러면 이 중간과 이 밑은 더 격차가 벌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에 소외돼 버리면 그 소외된 의료진만큼의 환자 피해는 너무나 고스란히 이어지겠죠. 그래서 7월 11일 보건복지부의 상급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 브리핑에 어떤 말이 등장하냐면 이 수가 체계, 상대가치 체계 말고 새로운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했어요. 정경실 단장이 궁극적으로 중증 환자 분류 체계를 단순히 상병 기준이 아닌, 상병 기준은 제가 말씀드린 A, B, C 그동안 했던 기준인데 이게 아니라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반영해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한 거예요. 의료계와 환자단체 그리고 정부가 모여서 막 논의한 끝에 발표했어요. 여기서 문제가 있어요. 우리 과거에 이런 상대가치 기준을 만들 때 어마어마한 진통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걸 개선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이것도 쉽지 않아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은 이미 지금 시작됐지만 9월부터 모집하고 11월부터 적용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몇 개월 사이에 해버려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 어떤 사람이라도 이렇게 쉽게 모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거예요. 보건복지부가 그것까지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저는 아직 없었다고 생각해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재정 3년간 10조"... 3년 후에 사업비가 고갈된다면? 정경실ㅣ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지난 9월 27일) 구조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연간 3조 3천억 원, 3년간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합니다. 이는 기존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지원과는 별개로 추가로 지원하는 금액입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10조 원은 어디서 나왔느냐.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국민건강보험금에서죠. 이번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건수와 수술 건수가 쭉 줄었죠. 그래서 예년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의 국민건강보험금의 청구액이 10조 원 정도가 줄었어요. 이 돈인 거예요. 그러니까 아주 정밀하게 계산해서 나온 건 아니에요. 이 예산이 처음 들어왔고, 이 예산이 그냥 어떤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서 정밀하게 계획된 예산이 아니라 딱 상급종합병원에서 예년에 비해 청구 금액이 감소한 10조 원.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당장 여유가 있는 10조 원이죠. 근데 이 지원 사업은 3년이죠. 그럼 3년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 3년 후에 사실 예측하기 어렵죠. 그 누구라도. 그러면 이 돈이 언제 고갈될지 모르죠. 아니면 남을 수도 있겠죠, 계속. 근데 고갈될 수도 있겠고 그다음에 다른 변수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한 3년이 지난 후에 어떻게 될지 아직 정부는 얘기하지 않았죠. 사실 정부도 얘기할 수가 없겠죠. 실제로 이걸 현장에서 돌려봐야 아는 거니까. 몇 개월 돌려봐야 아는 거니까. 그런데 만약 이게 시나리오대로 안 된다면, 그래서 다시 되돌린다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는 다시 어떻게 할 것인가. 커다란 문제 그런 부분들을 상급종합병원 병원장들은 걱정하고 있는 거예요. 또 하나가 뭐냐면, 상급종합병원에 수가 올려줘요. 근데 그다음에 그러면 소외를 받는, 이렇게 막 불만이 있으면 그다음에 어디를 올려줄까요? 고혈압 내과, 난치성 고혈압, 난치성 당뇨병 이런 분들을 그다음으로 올려줘야 될 것 같아요. 이건 저의 뇌피셜이에요. 근데 그분들을 올려주는 돈도 어디일까요? 지금 다른 돈 없죠. 국민건강보험금이죠. 그러면 1차 병원, 2차 병원은 어떻게 될까요? 수가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죠. 이거는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금이라는 한정된, 거의 제로섬 게임이에요. 지금 수가는요. 수가를 올려주는 추가 금액은 현재 어떻다고요? 없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현장에서 활성화되면 당연히 상급종합병원은 자신들이 먼저죠. '무슨 소리야, 비상급종합병원도 올려줘'란 목소리도 나오겠죠. 그런데 이거는 뭐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인 거예요. 그래서 이게 전환이 되면 상급종합병원과 일반 병원, 일반 병원도 그다음 순서로 차이가 난다면 그 밑에 1차, 2차 의료원... 너무나 갈등 구조가 보이는 거예요. 정부가 시간이 없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서 이건 장기적인 계획하에 해야 된다는 건 이 여파가 상급종합병원에만 미치지 않아서 인 거죠. 똑같은 제로섬 게임을 이쪽으로 비중 올리면 여기서 순차적으로 저항감, 거기에 과잉 진료, 잘못된 의료 그런 거는 국민에게 그대로 손해가 되는 거죠. 여기서 또 문제가 있어요. 우리가 지금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 비중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가 없는 게 맞느냐. 그러면 트레이닝은 어디서 받죠? 교육은 어디서 받죠? 고민할 여지가 되게 많아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어요. 내가 대학병원에 가고 싶은 나의 자율권을 억제할 거냐. 근데 우리 지금 합의가 안 됐죠. 그러면 이 진료 선택권을 어떻게 할 것이냐. 여러분들도 냉정하게 따지면 여러분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의견이 다를걸요. "난 돈 많으니까 본인 부담금 올려도 괜찮아! 조금 아프다고 상급종합병원 못 가게 하는 거 반대야!", "난 우리 집에 좀 돈이 있어, 그러니까 싫어. 나 본인 부담금 확 높이는 거는 찬성하지만 못 가게 하는 건 반대야."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을 거잖아요. 돈 없는 사람들의 선택권이 박탈된 거 아닐까요? 우리 이걸 얘기를 안 해봤어요. 해야 되는 문제예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의 방향성, 그리고 기준, 그런 것들은 맞습니다. 우리가 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키워드,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것이 실제 현장에서의 어떤 잡음과 오해와 어떤 논란이 있으면 그 논란의 피해자라고 느껴지는 그런 의료진, 의료 그룹들이 소외를 받는다면 그 사람이 그 분야를 포기하게 될 거고 그 사람이 그 분야를 포기해야 되는 만큼 그 분야에 해당하는 환자의 피해는 감수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좋은 이런 키워드, 좋은 방향성도 실은 디테일이 되게 중요하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이런 걸 끊임없이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작업을 해야 된다. 의료진은 의료진대로 환자는 환자대로. 그리고 무엇보다 비용의 문제에 대해서 되게 민감해야 된다.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 비용이 변화하는 부분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봤을 때 "아, 이거 했더니 지금 금방 고갈됐네. 금방 이 20조 원 중에 얼마가 쓰였네" 알 수 있게 해야죠. 그래서 이게 정말 지속 가능한 건지 아닌 건지 국민들에게 잘 설명해야 그게 진정한 투명성이잖아요. 이런 과정을 투명성 있게 해주시길,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이 정말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게 그렇게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옥지수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트럼프와 김정은, "그 사이 한국은 없다" -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한국에 닥친 최악의 시나리오 - 한미 동맹 흔들리나? 한국이 모든 시나리오 대비해야 하는 이유 - "당황하지 말고 좁혀나가야" 협상가 트럼프 리턴에 대비하는 법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과 대화를 했던 거의 유일한 미국 대통령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북한과 대화가 된 적은 있었지만 세 번이나 만나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협상했던 사람은 없어요. 트럼프하고 김정은은 서로 연락처를 압니다. 2016년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가 직접 김정은한테 자신의 연락처를 줬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핸드폰을 딴 사이인 거예요 서로. 그래서 본인들이 원할 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 수단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트럼프가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나와서 "나는 김정은을 누구보다 잘 안다"라고 표현했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저는 김정은을 정말 잘 압니다. 정말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압니다. 우리 사이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김정은과 내가 좋은 관계를 만들어놨고, 나는 정말 김정은과 잘 지냈고, 내가 김정은을 세상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아"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했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거 이상 가깝기 때문에 한국을 매개로 하지 않고도 둘이 직거래를 통해서 원하는 걸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Q. 현재 둘의 관계를 본다면 그 사이에 한국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현재 둘의 관계로 봤을 때는 그 사이에 한국은 없죠. 왜냐하면 트럼프 1기 때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우리 정부를 끼고 협상했었거든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김정은이 우리 대통령을 먼저 만나고, 분위기를 좋게 하고, 미국과 대화했습니다. 그래서 그 둘이 만날 때 어느 정도 한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할 수 있는 조건이 돼 있었지만, 이제는 그 둘이 너무 친해져 버렸어요. 그래서 한국이 없어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요. 걱정스러운 거는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나눈 것이 너무나 오래됐습니다. 우리는 사실상 북한과 채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미국과 북한은 채널이 남아 있어요. 그것도 수장끼리 전화번호도 알고, 편지도 주고받을 정도의 가까운 사이라는 거죠. 심지어 그 편지를 읽어보면 연애편지 같습니다. 트럼프가 유세 과정 중에서 러브레터라고 표현했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저도 정말 강경하게 나갔고, 김정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로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결국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가 저에게 아름다운 편지들을 보냈는데, 정말 훌륭한 편지들이었어요. 우리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직은 아냐"... 최후의 결판 준비하는 트럼프-김정은 사실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어떻게 될까를 보려면 미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의 대외 전략은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예요. 왜냐하면 지금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고 있죠. 이란으로까지 확산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핵을 만들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란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높거든요. 게다가 이란은 트럼프 당선인을 암살하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 9월) (암살 위협을 가한다면) 이란의 대도시들과 국가 전체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산산조각 내겠다고 경고할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 보면 '이것들을 가만두면 안 되겠네'라는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로 이스라엘과 이란이 있고요. 두 번째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있습니다. 현재 전쟁 중이죠.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자기가 가면 "24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해 3월)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재앙적인 전쟁을 해결하겠습니다. 하루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빨리 양쪽을 압박해서 이 전쟁을 협상 국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미국 대외 정책의 대부분의 에너지는 이런 나라들에 신경이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라고 할 수 있겠죠. 북한도 예전하고 상황이 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미국과 협상을 해서 제재를 푸는 게 가장 급선무였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왕따 국가였거든요. 수입, 수출 아무것도 안 되고, 외화를 벌 방법도 없고. 할 줄 아는 거는 핵을 만드는 것밖에 없는 왕따 국가였거든요. 그런데 러시아하고 굉장히 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러시아는 포탄도 부족하고, 병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이 화끈하게 베팅했어요. "우리 파병할게" 해서 북한군을 보내서 지금 푸틴을 도와주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외 정책을 하는 데는 러시아라는 아주 친한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아니어도 당장 러시아를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걸 관철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요. 또 중요한 거는 중국하고 상대적으로 좀 멀어졌습니다. 북한이 러시아하고 너무 친하게 지내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중국하고 관계가 서먹해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그냥 둘 수는 없거든요. 김정은이 무슨 생각을 할지 떠올려본다면, 일단 제일 친한 친구인 러시아를 통해서 원하는 걸 관철할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멀어진 친구인 중국에 관심을 돌려놓는 것이 두 번째 순위일 거예요. 그다음이 아마 미국을 통한 제재 완화가 될 겁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이들 국가에 비하면 후순위로 밀린다고 할 수 있겠죠. 즉, 미국과 북한이 한동안은 대화를 이어갈 만한 주변 환경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을 대하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 Good Cop Bad Cop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인선한 것을 보면요. 이분들이 대중국 강경파이기도 하면서 대북 강경파이기도 합니다.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어떤 일을 했냐 하면요,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북한 인권법입니다. 이걸 본인의 이름으로 계속 갱신 법안을 발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주적 의원 같은 느낌이죠.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김정은이 얼마나 잔혹한 정권인지 아냐', '김정은 정권이 얼마나 잔혹한 정권인지 아냐' 이런 얘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시 북한 입장에서 보면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굉장히 강성입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무기를 선적하고 러시아에 가고 있는 북한 선박을 아예 해상에서 차단하자' 이런 주장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그 배를 우리 위성으로 보고만 있지 말고, 가서 우리가 차단하고 무기도 뺏자'라는 강성 발언을 한 적도 있고요. 거기에 더해서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이나 러시아도 제재해야 한다. 세컨더리 제재까지 얘기한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보면 "이 사람들 정말 세네"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대북 강경파라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이 두 사람을 임명한 트럼프의 생각이 뭘까 떠올려보면요. 1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헤어진 지 오래됐어요. 그런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존 볼턴 얘기를 몇 번 했습니다. 뜬금없이 "내가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시켰는데 정말 이상한 사람이거든" 이런 취지로 말은 시작해요. 그런데 "존 볼턴이란 사람은 워낙 세고 강경파이기 때문에 내가 별로 말도 안 하고 내 뒤에 그냥 세워놓기만 해도 다른 나라 정상들이 와서 나한테 다 주고 가더라" 이 얘기를 했었습니다. 트럼프의 인선 전략을 어느 정도 얘기를 한 거거든요. 트럼프는 굿캅 배드캅(Good Cop Bad Cop) 전략을 씁니다. 전면에 내세운 사람은 배드캅이에요. 아주 나쁜 사람, 센 사람들이 강경한 발언들을 막 쏟아내게 합니다. 그런데 본인은 굿캅이에요. 물론 1기 초반 때는 안 그랬지만, 자기는 좋은 역할을 하면서 뒤에서 "얘들아 왜 이래. 그만 싸우고 내가 정리해 줄게"라고 해서 협상을 정리해 주는 걸 즐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웠던 거고요. 그래서 트럼프가 대북 강경파를 내세웠다는 거는 앞에 세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내세워서 미국의 이해관계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일단 최대한 미뤄놓고, 김정은과 막후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의도 아니냐고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트럼프-김정은, 한반도 최악의 시나리오 만약에 북미 대화가 진행이 된다 그러면 비핵화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 이 부분이 우리한테는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비핵화 협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이미 북한은 자기들이 핵 능력을 갖추고, 핵미사일을 많이 갖고 있는 핵 강국이다라는 얘기를 대외에 많이 얘기를 해놨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 감축 협상을 하자' 이렇게 나올 수가 있거든요. 김정은이 최근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새로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갖겠다는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헌법 개정을 통해 언급했어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요, '앞으로 우리랑 협상할 때 비핵화라는 얘기는 꺼내지도 마라. 우리는 핵을 가진 국가고, 핵 강국이기 때문에 핵 국가끼리 1 대 1로 감축하는 협상은 할 수 있지만, 핵을 뺏으려고 하는 비핵화 협상은 앞으로도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은은 계속 강조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면 미국은 북한과 어떤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 우리의 우려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미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핵 능력만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협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핵을 갖고 있긴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까지 날려 보내는 능력만 없으면 괜찮을 수도 있어요.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갖는 ICBM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북한이 얘기하고 있는데, ICBM은 대기권 위로 올라갔다 대기권 밑으로 떨어져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아직 온전하게 갖고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받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게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에요. 마이클 오핸런ㅣ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북미 지역까지 사거리를 확보하는 것과, 탄두를 재진입시키고 폭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새뮤얼 파파로ㅣ인도태평양 사령관 아직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진 능력을 확진하지 못했지만, 그 방향으로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은 관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을 너희들이 갖고 있든 말든 간에 핵을 미국 본토를 향해서 만약에 쏘는 능력을 갖는 것, 그리고 ICBM을 미국에 발사하겠다'라고 협박하는 단계에 이르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핵 감축 협상을 하면서 미국을 위협으로 하는 핵 능력만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우려고요.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앞으로 협상이 과거와는 아주 다른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얘기를 해보죠. 만약 한국을 빼고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해요. 우리가 소외되는 상태에서 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이 굴러갈 수도 있어요. 핵 능력을 없애는 게, 미국의 위협이 되는 핵 능력만 없애는 방향으로 대화가 진행이 된다면 '정작 국경이 맞붙어 있는 우리는 뭐가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안보 불안은 여전한 상황으로 북미 대화가 전개될 우려가 있고요. 여기서 한국이 완전히 소외되는 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북한이 어떤 거를 조건으로 걸 수 있냐면요. 김정은은 친서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어요. '한미 군사훈련 그만해라. 우리랑 대화하려면 군사훈련 중단해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고요. 미군이 존재하지만, 훈련은 하지 않는 군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주한미군 철수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우리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하다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을 원하는 만큼 못 받았다고 했을 때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 해서 감축을 하거나 철수하거나 할 수 있거든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은 꽃놀이패 같은 일이죠. 자기가 별로 개입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미군을 줄여주니 얼마나 좋아요. 혹은 북미 대화를 하는 와중에 조건으로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걸 많이 들어줄게. 미국을 위협하는 모든 핵 능력 다 없애줄게. 대신 주한미군 철수해다오'라는 걸 조건으로 걸 수도 있어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돈도 못 받는데 그럼 미군 빼볼까?'라고 하는 위험한 도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한국이 버려질 수도 있어요"...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트럼프의 노림수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이나 미국 공화당이나 외교안보를 다루는 모든 사람이 일관되게 얘기하는 거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는 중국을 억제하고 중국과 맞서는 게 미국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고 목표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타이완, 일본이 전초기지가 돼서 미국을 억제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 되는 거죠. 존 커비ㅣ전 미국 국가안보실 전략소통비서관 중화인민공화국은 타이완을 향해 약 1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는 타이완의 북동쪽, 동쪽, 남동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는 타이완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오랜 목표와 상충합니다. Q. 약간 우려할 지점이 만약에 그렇게 되면 우리는 또 중국을 의식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오히려 지금 중국이 한국과 미국이 더 밀착하는 거를 걱정하는 단계는 약간 지난 것 같아요. 이미 한국은 미국과 바이든 정부 당시 충분히 밀착해서 한미일이 엮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은 거꾸로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태죠. 무비자도 중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번 APEC에서 시진핑도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국을 끌어당겨서 자기들 쪽으로 가져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더 밀착하는 데 있어서 미국에 군사적인 도움을 주는 등의 행동은 당연히 중국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바겠죠. 하지만 예전에는 강압적인 힘을 보여줘서 못 하게 했다면, 이제는 트럼프의 미국이 '한국에 거칠게 나올 수 있으니 우리는 유화책으로 한국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좀 생각해 볼 부분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지만 우리의 안보 불안이 굉장히 높아져서 자체 핵무기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혹은 핵무기에 준하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상황이 됐을 때 우리가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자체 핵무장을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할 거거든요. 그 부분까지도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겠죠. 왜냐하면 사드를 배치할 때 중국이 아주 극렬하게 반발했습니다. 아마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는 게 공론화되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중국은 사드 배치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더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것도 우리가 한 번쯤은 예상해 두고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트럼프가 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은 '방위비 분담금이 더 우선이 된다. 나는 제대로 제값을 못 받는다면 주한미군의 일부를 감축하는 것도 나는 감수할 수 있다'라고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과 인터뷰했을 때 '한국이 전략적으로 미국에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다 공감했습니다. '한국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그럼 주한미군은 전부 다 철수할 거냐? 하면 '나는 전부 다 철수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일부 감축하는 안은 미국 입장에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상상의 영역이지만 미군이 많이 감축된 상태에서 한반도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나거나, 안보 정세가 급격하게 요동치는 상황이 됐을 때 우리가 충분히 그들을 믿고 한국의 안보가 안정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애치슨 선언과 같이 미국의 안보 상황이 한국을 희생시켜서라도 자기의 이익을 가져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는 상황이 되면 한국이 버려질 수도 있어요. 아직은 가정과 상상의 영역입니다. 지금까지 한미 동맹이라는 건 굉장히 굳건하고, 트럼프가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그대로 파기할 수 없을 만큼 끈끈한 관계를 맺어놓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염두에 두고 한반도가 쉽게 안보 격랑에 휩쓸리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이 들어왔을 때는 우리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머니머신" "조선업 협력 필요"... 한국을 향한 트럼프 진짜 속내 Q.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머신이라고 부르면서 현재 분담금의 9배를 요구했는데, 현실성이 있을까요? 이런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집을 사러 갔어요. 네이버 부동산에 나온 가격을 우리가 뻔히 아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나타나서 9배의 집값을 불렀다고 생각해 보세요. 황당하지 않겠어요? 시세라는 게 있고, 기존에 내왔던 게 있는데 9배라는 건 너무 황당한 액수잖아요. 트럼프의 협상 전력이 이렇습니다. 트럼프는 협상을 이런 식으로 해요. 자기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 액수를 일단은 던집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나라에서 난리가 나요. 이 액수가 적절하냐, 이걸 어떻게 하냐, 우리가 이걸 낼 수 있냐. 상대를 막 흔들다가 적당한 선에서 협상해서 좁혀가는 과정이 있어요. 하지만 9배를 일단 던져놨기 때문에 우리가 그쪽으로 쑥 끌려갑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미 우리 방위비 분담금 협상 끝났는데, 트럼프가 저렇게 얘기를 하니 우리가 좀 더 줘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잖아요. 이게 트럼프 협상의 전략이에요. 트럼프 1기 때 트럼프가 우리가 내던 방위비 분담금의 5배를 불렀습니다. 50억 달러를 불렀거든요. 제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인터뷰할 때 "50억 달러를 어떻게 산정한 겁니까? 50억 달러를 제시했던 그 근거가 뭐예요?"라고 물어봤는데요. 답을 듣고 제가 아주 충격을 받았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자기도 모르겠대요. "백악관에서 그 액수가 정해져 내려와서 자기도 너무 놀랐다." 트럼프는 생각나는 대로 50억 달러를 불렀고, 지금도 100억 달러를 불렀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마 근거는 없을 겁니다. '1기 때 50억 달러 불렀으니까 지금 100억 달러 불러야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수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제가 재임했다면,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13조 원)를 내고 있었을 겁니다. 한국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한국은 돈을 찍어내는 부유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한 가지 인식은 확실합니다. 한국은 머니머신이라는 거거든요. '우리가 한국을 지켜주니까 한국은 경제 발전해서 미국에 세탁기, TV를 팔아먹는다' 이렇게 아주 심플한 생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9배를 부를 수 있었던 거고요. 말씀드렸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협상의 시작점입니다. 이 방위비 분담금을 9배나 불렀는데 '이 돈 줄 바엔 주한미군 철수하고 우리 핵무장하자'라고 얘기하는 거는 트럼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트럼프는 원하는 바가 확실합니다. '돈을 더 많이 받겠다'라고 하는 건 일단 우리한테 던져놓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협상을 해야 되죠. 9배를 다 줄 생각을 하면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시작점을 우리 쪽으로 가까이 내려올 수 있도록 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돈을 더 받겠다는 생각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거든요.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했을 때 아쉬운 소리를 했어요. "조선업 부분에 있어서 한국이 좀 도와달라"는 얘기를 한 거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했는데, 일본 측에서는 관련 내용을 얘기하지 않았거든요.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미국의 해군력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중국과 경쟁하는 데 있어서 미국이 힘에 부친다는 얘기예요. 왜냐하면 중국의 해군력 증강은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거든요. 미군이 오래전부터 자기들이 목표로 갖고 있는 함정 숫자가 있습니다. 항공모함, 구축함, 잠수함 전부 다 합쳐서 355척을 만들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워놨어요. 그런데 현재 미국이 갖고 있는 함정을 전부 다 합쳐봐야 297척밖에 되지 않습니다. 목표량에 한참 미달이에요. 그런데 중국은 이미 2022년도에 370척을 만들어 놨습니다. 해군 전쟁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함정 숫자가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은 중국에 비해서 함정 숫자가 부족한데 이걸 전 세계에 산개를 해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려면 일단 함정 숫자를 맞춰놔야 한다는 거죠. 중국은 2030년까지 지금 370척을 435척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그만큼 조선업의 기반이 돼 있고, 함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함정을 만들 능력이 없는 게, 미국 국내법으로 존스법이 있습니다. 미국의 연안을 오갈 때는 미국 조선소에서 만든 것만 미국 연안을 오갈 수 있게 규정이 돼 있거든요. 이게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법인데, 그 이후에 너무 자국 산업을 보호하다 보니까 경쟁력이 너무 떨어져서 지금 조선업으로 배를 만들거나 했을 때 미국이 원하는 바대로 만들 수가 없대요. 제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과 인터뷰를 했을 때 이분이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자기가 펜타곤에 들어가서 가장 놀랐던 게 있대요. 미국이 11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작전이 가능한 항공모함이 2개 선단밖에 안 되더래요. 그럼 나머지는 다 뭐 하고 있느냐. 다 수리하고 있고, 작전에 못 쓰는 상태로 방치돼 있는 상태라는 거예요. 그걸 수리하려면 시간이 또 오래 걸리고, 지금 짓고 있는 항공모함도 있긴 있는데 언제 완성될지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조선업이 너무나 뒤떨어져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맹국 중에 가장 먼저 한국의 손을 빌리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지금 자국법 때문에 군함을 직접 만드는 걸 한국에 요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군함은 유지보수 수리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때 한국이 도움을 줄 부분이 있을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을 우리가 맺은 것에 비해서 9배를 불렀습니다. 말이 안 되는 액수지만, 우리가 어느 정도 협상을 해야겠죠. 그때 조선업 분야에 있어서 우리가 미군의 함정을 수리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을 비용 산정을 해서 방위비 분담금 안에 어떤 방식으로 넣을 수 있을까.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2019년 8월 5일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입니다. 당시 상황이 어땠냐 하면요, 트럼프와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회동한 직후입니다. 직후에 트럼프가 회동 때 미국 측에서 찍은 사진들을 김정은한테 직접 보내줬어요. 그걸 받고 김정은이 고맙다고 답장하는 내용입니다. 각하께서 엄선한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고 제 기억에 계속 남아있게 될 중차대하고 역사적인 날의 사진들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그 사진이 제 집무실에 걸려 있다. 그리고 사의를 표하며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아부의 극대치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 사진은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도 걸려 있습니다. 김정은도 판문점에서 만났던 그 사진을 집무실에 걸어놨다는 거죠. 그리고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습니다. 연애편지 같지 않나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저는 언제라도 각하를 실망시킬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 각하께서 우리의 관계를 오직 당신에게만 득이 되는 디딤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저를 주기만 하고 아무런 반대급부도 받지 못하는 바보처럼 보이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 인민들에게 바보처럼 보이게 하지 말아주세요. 나한테도 좀 주는 게 있어야 저도 면이 살지 않겠습니까'라는 얘기를 친서에 자세하게 다 담아놨어요. 그러면서 김정은이 원하는 걸 보여줍니다. 한국과의 군사 게임과 전쟁 연습이 끝났을 때 제게 다시 연락을 주기 바랍니다. 그때 실무급 대화의 시간과 장소를 논의할 것입니다. 당시에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었거든요. 김정은이 그걸 굉장히 기분 나빠했어요. '나랑 대화하자면서 나를 공격하는 훈련을 연습한다는데, 가만히 있어야 해?'라는 생각에 앞에는 칭찬하는 듯이 막 찬사를 보내면서 뒤에는 원하는 걸 공개하잖아요. '훈련 다 하지 말고 한미 연합훈련 하지 말고 다 끝났을 때 제게 다시 연락을 줘라. 그때 실무급 회담을 하자.'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런 식으로 편지에 기술했었습니다. 지금 봐도 내용이 재미있어요. 트럼프 2기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한번 상상을 해볼까요? 김정은이 직접 트럼프에게 연락합니다. '나는 주한미군 있는 거 너무 불편해요. 너무 싫어요. 그리고 한미 연합훈련하는 거 너무 불편해요.' 직접 얘기해서 트럼프와 협상을 할 수 있는 사이라는 얘기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는 걸 보고 싶을 거예요. 그가 나를 그리워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미국, 특히 김정은과 트럼프의 관계가 보통 사이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전보다 더 철저하고 주도면밀하게 협상을 준비하고 미국 간의 관계, 북한과의 관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한국이 후순위에 있습니다. 앞에 처리해야 될 나라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 국가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다음에는 한국에 분명히 청구서를 들이밀 겁니다. 트럼프를 봤을 때 '저 사람을 그냥 돈만 많이 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하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 사람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말고, 저 사람과 협상해서는 안 되는 아주 사악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트럼프는 협상가고, 협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트럼프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한국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 인턴 : 박효빈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트럼프 2기, 더 빠르고 강하다... 전광석화 인선과 철저한 보안 - 점 찍고 돌아온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의 핵심 키워드는 '복수' - "과도한 PC주의 청산, 충성심 강화" 트럼프가 예고한 MAGA 밀리터리 - "트럼프의 복수는 제약사를 향한다" 백신 음모론자를 장관에 내정한 이유 바이든 정부도 사실 모든 에너지를 대중국 압박에 쓰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전쟁이 발생했죠. 결국 중국에 에너지를 쓰고 싶은데 쓰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거든요. 하지만 트럼프는 현재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중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쓸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미국이 세계 최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억제하는 전략을 쓰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국은 알게 됐습니다. 이 사실은 바이든 정부나 트럼프 정부나 달라지지 않을 거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100%, 200%, 2000% 관세를 부과할 겁니다. 중국은 미국으로 차 한 대도 팔지 못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사람들의 심리는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탈취하고, 사람을 빼가는 방식으로 미국이 해왔던 세계 최고 지위를 도둑질해 갔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트럼프 당선인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중국 압박 전략은 트럼프 2기에서도 강력하게 전개될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사실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용서가 안 되는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1기에 대통령을 할 때 자신의 재선이 막혔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이었거든요. 트럼프 당선인은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을 중국에서 만들어서 전 세계에 퍼뜨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릅니다. 기자 왜 계속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합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2020년 3월) 전혀 인종차별적이지 않습니다. 전혀요.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온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저는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왔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복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일 첫 번째 어젠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가장 센 사람들을 배치했어요. 국무부 장관에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배치했습니다. 마이클 왈츠는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데, 이 사람은 하원의원 출신입니다. 마르코 루비오는 중국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중국이 싫어할 만한 법안을 많이 낸 사람이에요. 중국이 아주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이 위구르 관련 이슈입니다. 그런데 마르코 루비오는 위구르에서 나오는 제품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발의했던 사람이고요. 또 중국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상원에서 끊임없이 지적하면서 중국 때리기에 가장 앞서 있는 상원의원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물론 이 법에 따라 식별된 특정 단체가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법안 * 홍콩 민주화 운동 :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운동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육군 특수부대(Green Berets, 그린베레) 출신인데 군을 굉장히 잘 아는 분이에요. 워낙 강경파 성향이 있는 분인데, 이분도 중국에 대해서는 정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강경한 대책을 내놓은 사람입니다. "인권 문제 때문에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아예 보이콧해야 한다", "중국 제품을 보면 사지 말고 내려놔라", "중국 제품을 사는 것이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 그린베레(Green Berets) : 미국 육군 특수작전사령부 예하의 특수부대 사령부 그리고 미국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을 줄이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대중국 강경파들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복수를 할 인선을 마친 상태인 거죠. 국내 최고 전문가 18인의 지적 시선으로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시사 교양서 📕책 <교양이를 부탁해> 정식 출간!📕 책 《교양이를 부탁해》 알라딘 : http://aladin.kr/p/kqBUx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10627 ▲ 배너를 클릭하시면 책 교양이를 부탁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1기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다" 확 달라진 트럼프 2기 내각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인선을 막 발표하고 있어요. 그런데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패턴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이 됐던 2016년도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트럼프 1기 인수위는 한마디로 리얼리티 쇼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인수위가 꾸려지고 내각을 인선하기 위해 면접 같은 걸 봤거든요. 그런데 그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기자들과 맞닥뜨렸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트럼프 타워에 왔다 갔다 하느냐를 보면서 사람들이 '저 사람이 어느 내각에 어떤 하마평에 올라와 있다'라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심지어 예전에 칸예 웨스트 같은 연예인도 1기 트럼프 인수위 때 드나드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저 사람이 들어가면 '저 사람은 어느 자리에 갈 거야' 하는 예측 기사들도 많이 쏟아졌고요. 또 초반부터 인사 파동이 크게 있었습니다. 크리스 크리스티라고 1기 인수위원장이 있었는데요. 이 사람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해임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 쿠슈너와 상당히 긴장 관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스 크리스티는 검사 출신인데, 쿠슈너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의 아빠를 예전에 기소했던 악연이 있거든요. 인수위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고요. 결국 해임되는 인사 파동을 겪었습니다. 두 번째 마이클 플린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인데요. 이분 역시 사임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두고 FBI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초대 국가안보보좌관과 러시아 대사가 접촉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적절한 접촉을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숨기고 허위 보고를 했었거든요. 이 사실이 나중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결국 마이클 플린이 견디지 못하고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24일 만에 사임하는 큰 사건을 겪게 됐습니다. 게다가 1기 트럼프 인수위의 특징은 너무나 많은 문고리 권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 이방카, 쿠슈너 그리고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 이렇게 인수위의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여러 문고리가 있었거든요. 이 문고리 권력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트럼프에 접근하려고 시도했고, 각자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1기 트럼프 당선인에게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접근할 수 있었죠. 그러다 보니까 인수위가 통일성과 체계성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2기 트럼프 인수위는 가장 큰 특징이 인선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전광석화처럼 주요 자리의 인선을 발표하는 속도감에 있어서는 1기 트럼프 인수위와 매우 다르다고 하는데요. 한 대학에서 통계를 내봤더니, 지금 트럼프 인수위의 인선 속도가 1기 트럼프에 비하면 4배,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이었을 때 인수위 때와 비교했을 때 한 5배 정도 빠르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전광석화처럼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철저한 보안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1기 트럼프 인수위 때만 해도 미국 언론들이 여러 가지 내각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 기사를 썼었어요. 그런데 2기 인수위의 특징은 인선과 관련해서 '누가 선정이 될 거다'라는 예측 기사가 크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장관을 누구를 시킬지, 백악관에서 주요 포스트에 누구를 시킬지는 트럼프의 속마음에 있는 사람이 전격적으로 발표되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굉장히 철저한 보안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단 한 명 예외가 있죠. 일론 머스크가 인사 관련해서 '누가 재무장관이 됐으면 좋겠다', '누가 어느 자리에 갔으면 좋겠다'라며 적극적으로 자기 사람을 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보안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세 번째는 충성심이 검증된 인사들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1기 트럼프 인수위 때 발표된 인사들을 보면요.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트럼프가 직접 알던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냥 외부에서 추천을 받아서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인선했었거든요. 왜냐하면 트럼프 당선인 1기 시절에는 철저하게 워싱턴의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당장 대통령으로서 수천 명의 인선을 꾸려야 하는데 자기가 아는 사람들로만 채우기에는 너무 버거웠던 겁니다. 특히 국무부 장관이나 국방부 장관같이 아주 중요한 조직은 각계각층의 추천도 받고 검증된 사람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없다 보니까 추천을 받아서 채워 넣었죠. 그런데 이분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추진할 때 '대통령님 그거는 안 됩니다', '그건 어렵습니다'라는 '아니되옵니다'라고 얘기하며 반대했던 주축 인선이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 발표되고 인선을 보면 수지 와일스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됐죠. 트럼프의 충성파입니다. 수지 와일스는 선거 캠페인을 내내 같이하던 사람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수지 와일스를 '트럼프와 한 참호에서 전쟁을 치렀던 사이'라고 표현해요. 그러니까 산전수전 다 겪어보면서 트럼프의 특성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를 다루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수지 와일스라는 거죠. 수지 와일스가 비서실장이 되면서 내건 조건이 한 가지 있다고 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접근하는 사람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 왜냐하면 1기 인수위 때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문고리 권력을 통해서 트럼프에 접근을 하다 보니까 통제된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니까 수지 와일스같이 함께 캠페인을 해봤고, 캠프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트럼프 주변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면서 과거에 비해서는 큰 사고가 크게 줄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 공통된 코드가 존재합니다. 그건 바로 '복수'라는 건데요. 트럼프가 대선 승리 선언을 할 때 "미국의 모든 것을 고쳐 놓겠다"고 말한 그 연결선인 거죠. 그래서 내각 인선에 '복수'라는 코드가 어떻게 숨어 있는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방부 장관에 뉴스 앵커를 내정한 이유 ① "미군 내 과도한 PC주의 척결" Q. 사실 우리한테 관심이 있는 건 아무래도 외교나 국방 영역인데요. 국방부 장관에 폭스뉴스 앵커를 지명했더라고요. 말씀하신 '복수'라는 키워드로 봤을 때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요? 사실 미국 언론들도 가장 충격적이라고 표현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피트 해그세스 국방부 장관 내정자입니다. 왜냐하면 하마평 기사가 나왔을 때 전혀 언급되던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 사람은 어떻게 보면 그냥 방송인입니다. 하지만 해그세스 국방부 장관 내정자도 트럼프의 '복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방부도 트럼프 입장에서는 용서가 안 되는 조직이거든요. 이분은 폭스뉴스에서 Fox & Friends의 주말 뉴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공동 앵커 중의 한 명이에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트럼프가 TV를 보는 시청 시간대와 굉장히 겹친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이 프로그램을 정말 많이 봤대요. 본인이 많이 출연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좀 황당하잖아요. 어떻게 방송인을 국방부 장관을 시킬 수 있느냐. 이분이 군 경력이 있긴 있어요. 주 방위군에서 예비역 소령을 했고요, 참전 경험도 있습니다. 무공 훈장도 여러 번 받았다고 해요. 군 경력 자체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국방부 장관을 시킬 수 있느냐. 너무 경량급 인사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 사람에 대해서 뭘 제일 마음에 들어 했냐면 '장군을 때려잡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Woke 장군이라고 표현해요. 깨어있다는 뜻이잖아요.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프로그램이라고 있습니다. 미군 내부에서 인종과 성별에 따라서 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DEI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장군들을 보수 진영에서는 Woke 장군이라고 표현해요. 피트 헤그세스가 지목한 가장 대표적인 Woke 장군이 바로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입니다. 이분은 원래 공군 조종사 비행기 전투기 파일럿 출신이거든요. 이분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 시위가 일어나고 소요 사태를 겪는 대혼돈의 시기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터지자마자 본인이 흑인으로서 미군 내부에서 겪었던 인종적인 불평등을 얘기하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격하게 공감한다는 영상을 올렸거든요. 트럼프 진영에서는 굉장히 불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분이 공군 출신이기 때문에 공군참모총장도 역임했었는데, 공사생도들은 '엄마, 아빠'라는 용어를 피하라고 권고했었거든요. 성적 정체성에 따라서는 차별을 조장하는 용어일 수도 있다고 얘기했었어요. 그러니까 공화당 진영에서는 '이런 사람을 어떻게 합참의장에 앉히냐', '군대는 기본적으로 전투를 해야 하는 조직인데 성 관련 이슈, 인종 관련한 이슈에만 집중하는 장군은 전투력을 신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빼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피트 헤그세스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되기 직전에 있었던 팟캐스트에 나와서 찰스 브라운부터 먼저 잘라야 한다고 얘기했었어요. 피트 헤그세스ㅣ국방부 장관 내정자 우선, 당신은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해임해야 합니다. 반드시 해고해야 합니다. 국방부 장관에 뉴스 앵커를 내정한 이유 ② "강력한 MAGA 밀리터리 구축"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잔혹한 진압 방식으로 목이 눌려서 사망했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요. 이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미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하루 이틀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나중에는 백악관 주위로 사람들이 빙 에워쌀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이 되니까 비밀경호국이나 현장에 있는 경찰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가는 거예요. '이거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트럼프가 백악관 지하 벙커에 가족들을 데리고 숨었습니다. 이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시위대가 '트럼프는 겁쟁이다'라는 식으로 비난하면서 시위를 이어갔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입장에서는 굉장히 창피한 일이었던 거죠. 제가 2022년도에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다리를 쏘면 안 되겠냐" 이런 부탁을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했다고 해요. 시위대가 너무 많이 몰리니까 '시위대의 다리를 쏘면 안 되겠니'라고 제안했는데, 합참의장은 "어떻게 민간인들을 향해서 군인이 총을 쏠 수 있습니까? 그건 안 됩니다"라고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어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있는 병력으로는 시위대를 막기가 역부족이니 현역 군인들을 불러들여서 워싱턴을 지켜다오"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현역 군인들을 불러들이려면 폭동진압법을 발동해야 해요. 국방부 장관이 승인해서 법을 발동해야 하는데, '대통령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현역 군인들을 만약에 워싱턴 디시로 불러들이게 되면 굉장히 큰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며 마크 에스퍼가 거부하고 "폭동진압법 발동에 반대한다"라고 기자회견을 해버렸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내가 지시하는 거를 하나도 따르지 않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어요? 그래서 트럼프가 마크 에스퍼 전 장관에 대해서도 이를 부득부득 갈다가 선거가 끝나고 일주일쯤 지나서 트위터로 해고해 버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X (전 트위터) 크리스토퍼 밀러가 국방부 장관 대행으로 임명되었음을 발표합니다. 크리스는 훌륭히 일을 해낼 것입니다! 마크 에스퍼는 해임되었습니다. 그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결국 트럼프의 목표는 MAGA 밀리터리를 구축하는 겁니다. 이건 트럼프의 어떤 선거 모토인데, 그동안 군이 대통령이 지시하는 거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거예요. * MAGA 밀리터리 :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군사 분야에 적용한 것. 강력하고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군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 도널드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나는 외부의 적들로부터 여러분을 지킬 것입니다. 그게 중국일 수도 있고, 러시아일 수도 있고, 김정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내부의 적들입니다. 우리나라를 미워하는 온갖 쓰레기 같은 자들과 싸워야 하는 것이죠. 그들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더 큰 적입니다. 군이 트럼프의 지시를 받아서 그대로 따른다고 생각을 해보죠. "시위대의 다리를 쏴서 진압해라" 이 얘기를 장군이 "예, 알겠습니다" 해서 시위대의 다리를 쏴서 진압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미국에서 더 큰 난리가 났겠죠. 그동안은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성미를 기존 시스템이 제어했었던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장군은 이제 필요 없다는 겁니다. 나의 얘기를 가장 먼저 듣고, 나의 지시를 충성스럽게 이행할 수 있는 MAGA 밀리터리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이고요. 국경 문제, 그리고 마약 카르텔 소탕에 군을 동원하겠다. 이게 트럼프의 큰 그림입니다. 보통 중국에서 제조되는 불법 합성 마약이 미국 남쪽 국경을 통해서 들어오는데, 펜타닐 같은 합성 마약으로 숨지는 사람이 한 해 7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미군이 지금까지 해외 파병을 가서 숨진 군인들을 다 합쳐도 이것만큼 안 됩니다. 그러니까 "당장 미국 내부에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해외에 군인들 주둔시켜서 남의 나라 지켜주고, 남의 나라 안정시키고 해봐야 뭐 하냐. 우리가 월급 주는 군인들 다 불러들여서 남쪽의 국경 문제 해결하고, 마약들 못 들어오게 하겠다. 이게 미국의 제1 급선무 아니냐." 그렇게 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군인들 다 불러들여서 '국경에 가서 수비해', '불법 이민자 막아'라고 했을 때, 이것도 '아니되옵니다라고 얘기하는 장군들이 있으면 안 된다'라는 게 트럼프의 큰 생각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백신 음모론자? 거대 제약사에 복수 다짐하는 트럼프 사실 트럼프의 복수와 가장 관련이 있는 사람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잖아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자예요. 의학 지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사람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앉혀놓은 거죠. 이런 사람을 왜 보건복지부 장관에 앉혔느냐, 이건 1기 트럼프 때 있었던 사건을 이해해야 전체적인 틀이 보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나오는데 가장 기여를 한 사람 중의 한 명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의외잖아요. 1기 때 워프 스피드 작전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워프 스피드는 스타트렉에 나오는 용어예요. 우주선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거를 스타트렉에서는 워프 스피드라고 표현했었죠. 코로나 팬데믹이 너무 심했을 때 백신을 빨리 만들어서, 빛의 속도로 찍어서 빨리 배포를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낸 이름이 워프 스피드 작전입니다. 백신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해요.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도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뭐냐 하면 여러 가지 임상 단계를 하나하나씩 거칩니다. 1상, 2상, 3상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시행하고, 임상시험을 하다가 중간에 실패하게 되면 그 백신은 폐기 처분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을 때는 너무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어떤 아이디어를 냈냐 하면, 1상, 2상, 3상 백신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그러다 임상시험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거는 폐기하는 거예요. 대신 국가 예산을 엄청나게 많이 쓰겠죠.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이건 돈 예산 낭비라는 얘기를 들어도 일단 코로나 극복하는 게 최우선이니까 워프 스피드로 일단 백신을 만들고 배포하자'는 생각으로 진행합니다. 이건 관료제의 생각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사람들이 내놓을 수 있는 아이디어거든요. 그렇게 해서 코로나 백신이 나올 때가 됐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 코로나 백신이 자기 대선 전에 나오기를 강력하게 희망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백신이 나와야 코로나 팬데믹의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럼프의 기대와는 철저하게 엇나갔습니다. 화이자 백신이 제일 처음에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미국 대선이 치러지고 한 달쯤 뒤쯤 긴급 사용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