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BS 임태우 기자입니다.
[스프] 12월 5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 경제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하며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과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는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박상우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지금 시장을 하락기로 진단하면서 규제 완화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23. 12. 05.) <앵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3%대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보다는 오름세가 다소 꺾이기는 했는데,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12월 4일 지명된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지금 경제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하며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퍼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2월 5일 첫 소식 임태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좀처럼 값이 떨어지지 않는 사과를 장바구니에 담기가 망설여집니다. [조귀화/서울 영등포구 : 사과가 한 100퍼센트 이상 올랐어요, 작년보다. 사과를 좋아해서 많이 먹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못 먹어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한 달 전보다 다소 꺾였지만, 농산물은 13.6% 뛰어 2년 반 만에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사과, 귤 등 신선과실은 20%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습니다. 소비자 체감도가 큰 품목들입니다. [마트 소비자 : 그래서 많이 안 사고 조금 사요. 그러니까 한 덩어리 사고 싶은데, 먹고는 싶은데 차라리 남기느니 소포장 돼 있는 거 하나 먹고 말아야 되나….]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이런 우리 경제 상황을 봄이 오기 전 '꽃샘추위'에 비유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민생이 여전히 어렵고, 수출 등 일부 지표는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농산물 물가 등이 불안해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 : 꽃샘추위라는 것은 결국, 조만간 꽃이 핀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려면 경제의 역동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역동 경제'를 2기 경제팀의 키워드로 제시한 셈인데,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첨단산업 육성, 교육개혁 등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 등 '복합 위기'의 관리와 극복에서, 물가 안정을 토대로 한 경제 활력 불어넣기로 경제정책의 중심을 옮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23. 12. 05.) <앵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오늘(5일) 있었습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지금은 시장이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규제를 더 풀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 내용은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진단하며, 규제 완화 해법을 언급했습니다.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굉장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서 기본적으로는 규제 완화의 입장을 가지고 시장을 대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지난 6월 셋째 주 이후 지속됐던 전국 아파트 값 상승세는 2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거래는 절벽 수준입니다. 박 장관 후보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규제 완화한다며 보고하는 게 또 규제"라며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시사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기준 완화나 생활형 숙박시설 준주택 인정 등이 검토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아파트 중심 사고를 탈피해 다양한 형태로 공급하고, 진행되는 사업에도 속도를 낼 뜻을 밝혔습니다.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3기 신도시를 조기에 착수해서 빨리 공급을 한다든지 재건축 재개발 사업 중 지체되고 있는 것들을 빨리 진행시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다만,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 시장 여건에 따라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또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에 일시적으로 과열이 나타났던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정부가) 장기적으로 시장 원리가 작동되도록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조금 과열된다고 개입하고, 냉각한다고 개입하고. 그런 역사가 반복해서 오히려 좋아진 것 없어요.] 전임 원희룡 장관 때 멈춰 선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개, LH 개혁안 마련 등도 당면 과제입니다.
학교 석면 업계 종사자가 내부 고발하겠다며 보내준 영상을 봤을 때 처음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석면 해체 공사 현장 안이었는데, 몇몇 직원들이 석면가루 날리지 말라고 학교 건물 사방을 둘러친 비닐을 찢고 자재를 건물 밖으로 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다 끝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학교가 석면에 오염되든 말든 아랑곳 않고 저렇게 마구잡이로 해체해도 되는 건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영상 속 불법 해체 현장에선 음압 측정기가 함께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교육부 지침대로라면 석면가루 섞인 공기를 안전하게 외부로 배출하려면, 건물 안 곳곳에 음압기를 설치 가동해서 기준치 이상의 음압(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건물 안의 오염된 공기가 기압차에 의해 음압기로 이끌려 들어가고 3중 필터를 거친 뒤 안전하게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겁니다. 그러나 촬영된 측정기의 음압은 0에 가까웠습니다. 석면 해체 업체가 음압 유지에 꼭 필요한 비닐을 이미 찢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측정기는 현장에서 음압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오류 알람까지 울렸습니다. 교육부 지침은 석면 해체가 끝난 뒤에도 음압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공기 중 석면 농도가 기준치까지 떨어져야만 비로소 비닐을 제거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명백한 지침 위반입니다. 더 황당한 건, 음압도 없이 엉터리로 석면 해체를 진행했던 바로 그 시각에 업체 보고서에는 모든 게 정상으로 기록돼 있었다는 겁니다. 엉터리 공사를 덮으려고 보고서까지 허위로 조작한 겁니다.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교 2천여 곳에 ‘학생 자살징후 체크리스트를 적극 활용해 달라’는 제목의 긴급 공문을 보냈습니다. 내용인즉슨 최근 조사에서 자살 학생 70% 이상이 정서행동특성 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나타났으니 교직원들에게 학생들을 별도로 세심하게 관찰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경기도는 전국 시도 가운데 자살 학생이 제일 많습니다. 경기도가 학교와 학생이 제일 많기 때문이긴 하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40명 안팎이던 자살 학생 수가 재작년부터 갑자기 50명을 훌쩍 넘으면서 도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살 예방 대책을 세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지난해 자살한 학생들을 조사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50여 명의 자살학생 가운데 70% 이상이 생전에 치른 정서행동특성 검사에서 고위험군이 아닌 ‘정상군’으로 나왔던 겁니다. 참고로 정서행동특성 검사는 자살 고위험군을 가려내 예방 조치를 하기 위해 교육부가 매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실제 자살한 학생 상당수가 이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다는 건 다시 말해 생전에 도움의 손길을 제대로 못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합니다. 검사의 자살 예방 효과가 과연 있기는 한 거냐,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수도권 신도시마다 학교 신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경기도에서 오는 9월 개교 예정인 학교들이 모두 4곳입니다. 하지만, 최근 학교 2곳이 개교를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올 초에 전국을 휩쓸었던 시멘트 품귀로 학교 공사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개교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신도시 입주민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셈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에 짓고 있는 지식2 초중통합학교. 이 학교 주변으로 이미 입주를 마친 6백 세대 아파트를 포함해 약 3천 세대가 차례로 입주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오는 9월부터 초등 19개 학급, 중등 25개 학급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현재는 개교가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9월 개교만 믿고 입주한 주민들은 불만이 큽니다. 가까운 초등학교만 해도 성인 걸음으로 10분이 넘는 데다, 그 학교 가는 길에는 공사차량들이 왔다 갔다 하고 다른 아파트 공사 현장들을 지나야 해서 위험천만합니다. 게다가 중학교는 걸어서 갈 만한 학교가 없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야 합니다.
최근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립 중학교가 학부모 총회에서 폐교 논의를 처음으로 꺼냈습니다. ‘도저히 답이 없었다’는 게 학교 측의 폐교 이유였습니다. 올해 이 중학교 신입생은 그나마 ‘백호랑이띠’ 영향으로 작년 73명보다 조금 늘어서 9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5년째 100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 100년 역사 학교의 폐교 이유 만년 학생 부족에 시달리던 이 학교는 작년 2학년 한 반 인원이 15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학교가 운영에 필요한 학급당 적정 인원이 25명인데, 60%에 불과했던 겁니다. 올해도 학급 인원이 가장 적은 반은 17명입니다. 갈수록 학생 모집이 더 힘들어질 게 뻔한 상황에서 폐교는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던 겁니다. 그런데 학교 문을 닫는 건 설립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먼저 학부모의 동의를 일정 수 이상 얻어야 하고, 학교에 몸담았던 교직원들 처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폐교 이후 학교 시설과 부지는 어떻게 할지 미래 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이런저런 논의와 절차로 실제 폐교까지 통상 5년 내외로 걸리는 걸 생각하면, 당장 지금부터 첫발을 떼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